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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8

분리수거 강제 시행 앞둔 중국, 각양각색 쓰레기통으로 독려 ‘화분형 쓰레기통’ ‘말하는 쓰레기통’ ‘태양열 쓰레기통’…. 한 해 2억t에 가까운 생활쓰레기를 배출하는 중국은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분리수거를 강제로 시행하고 2020년까지는 주요 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은 2000년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분리수거를 시행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강제 시행이 다가오자 중앙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각 지방정부는 갖가지 쓰레기통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주민들의 비판도 나온다. 신식시보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시에는 ‘화분형 쓰레기통’이 등장했다. 위쪽에 녹색 식물을 심어 놓아 멀리서 보면 마치 화분으로 보인다. 지역 환경위생관리감.. 2017. 7. 28.
24시간 서점과 무인 편의점 대만 타이베이의 청핀(誠品)서점 둔난점은 낮보다 밤이 더 활기차다. 24시간 문을 여는 이 서점의 ‘골든타임’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 퇴근길에 들른 직장인부터 데이트를 하는 커플,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 등 다양한 이들이 찾아온다. 좋은 책은 외롭지 않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좋은 책 주변에 모여든다. 책을 보러 왔다 커피를 마시며 얘기도 나누고, 문구나 생활용품을 사기도 한다. 인파를 쫓아 서점 입구에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상들이 들어섰다. 책을 중심으로 사람과 문화와 경제 활동이 선순환한다. 이 서점이 특별한 이유는 24시간 문을 열기 때문만이 아니다. 도서관처럼 꾸며진 서가 곳곳에 수백개의 의자가 있다. 잡지나 화보 같은 고가의 서적도 밀봉해놓지 않는다. 하루 종일 책을 읽어도 아.. 2017. 7. 26.
한국의 ‘주도적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지난달 문재인 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 중 하나가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다. 한국에 사활적 문제인 북핵·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한국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국의 주도적 역할 확보’를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는 데 별로 이견이 없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런데 ‘주도적 역할’을 한국 외교의 금과옥조이며 최대 가치인 것처럼 여기는 인식이 만연하는 상황은 왠지 불편하다.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실제 내용은 빈약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남들이 다 잘했다고 하는 것을 한번 비틀어 보고 싶은 삐딱한 신문쟁이 근성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북핵·한반도 문제에서.. 2017. 7. 19.
트럼프케어와 미국 예외주의 최근 미국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는 공화당의 새 건강보험법안, 일명 ‘트럼프케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1호 행정명령으로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를 선언했다. 이후 공화당은 하원에서 새 건강보험법안을 통과시켰고, 이제 상원에서 자체 건강보험법안을 만들어 표결을 앞두고 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집권 한 달 만에 오바마케어를 폐지할 수 있을 줄 알았다고 한다. 건강보험 제도는 ‘러시아 스캔들’이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비해 미국인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다. 게다가 공화당이 추진하는 건강보험법안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건강보험 혜택을 크게 축소하는 데 맞춰졌다. 건강보험 재원 마련을 위한 부유층에 부과하는 세금은 감면해주고 정부 재원을 통한 메디케이드 지원은 삭감, 폐지한다.. 2017. 7. 19.
아베의 반성 - 7월 12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깊이 반성한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겸허하게 일을 추진하겠다”. 지난 2일 도쿄도의회 선거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 말들이다. 야당의 추궁에 “신문에 자세히 나와 있다” “그러니까 (야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맞받아치던 사람이 한 말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바싹 몸을 낮춘 모습이다. 자민당의 ‘역사적 참패’로까지 표현된 선거 결과와 지지율 추락이 어지간히 뼈아프긴 했나 보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존 57석의 절반도 안되는 역대 최저인 23석을 얻었다. 지난 10일 발표된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0%대 중반으로 2012년 12월 2차 내각 발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기감을 느끼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아.. 2017. 7. 14.
헬무트 콜의 씁쓸한 장례식 지난달 16일 오후 5시17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기 위해 바티칸에 도착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헬무트 콜 전 총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뉴스 보도를 통해서였다. 메르켈은 급히 조용한 장소를 찾아 콜의 부인 마이케 리히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애도를 표하고 장례 절차를 논의해야 했다. ‘독일 통일의 설계자’ 콜에게는 국장이 마땅했다. 리히터는 유럽장(葬)을 말했다. 리히터는 이미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얘기를 끝낸 뒤였다. 다음날 융커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장을 거론하며 운을 띄웠다. 콜이 유럽통합에 기여했고, 세 명뿐인 EU명예시민이기에 자격은 충분했다. 그렇게 콜은 지난 1일 치러진 사상 첫 유럽장의 주인공이 됐다. 콜의 영결식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 2017. 7. 6.
[여적]“나, 와튼 나온 남자야!” “난 아이비리그 학교를 다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자주 한 말이다. 멍청하지 않고 똑똑하다는 것을 반대자들에게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트럼프는 아이비리그의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 스쿨 출신이다. 뉴욕에 있는 포드햄대를 다니다 3학년 때 편입해 1968년 졸업했다. 와튼 스쿨은 우리에게 MBA 과정이 유명한 비즈니스 스쿨로 알려져 있다. 시카고대·컬럼비아대·하버드대·노스웨스턴대·MIT·스탠퍼드대 비즈니스 스쿨과 함께 M7으로 불린다. 그런데 와튼 스쿨에는 MBA 과정만 있는 게 아니다. 학부(경제학) 및 박사 과정도 있다. 트럼프는 학부를 마쳤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와튼 스쿨 졸업생임을 늘 자랑스러워했다. 그의 장남 트럼프 2세, 딸 이방카와 티파니도 와튼 스쿨을 나왔다. .. 2017. 7. 5.
‘홍당무 채용’ 올해 29살인 류루이링은 2년 전 세계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역사교사가 꿈인 그는 고향인 산시성 뤼량시 직속 교육기관의 모집공고를 발견하고 흥분했다. 열심히 준비했고, 200명 넘게 응시한 필기시험을 가뿐히 통과했다. 면접 대상자 6명 중 2명을 뽑는 3 대 1의 경쟁률. 석사학위 소지자는 류루이링뿐이어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 인사과에서 갑자기 면접시험 자격 취소를 통보해왔다. 모집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역사학 전공자만 응시할 수 있는데 당신의 전공은 세계사이지 역사학이 아니다”라는 설명을 했다. 역사학의 세부과목인 세계사가 역사학에 속하지 않는다니.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너무 당연한 이치라 세계사가 역사학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관.. 2017.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