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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0

‘고이케 극장’의 본색 “상처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분을 위령(慰靈)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도지사로서 모든 분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 깊은 일이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지난 25일 간토(關東)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도쿄도 위령협회 주최로 열리는 추도행사에 참석해 희생자를 추도하고 있고, 조선인 희생자도 거기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학살 희생자와 자연재해 희생자는 다르다”는 지적에는 귀를 닫은 모습이다. 고이케 지사는 내달 1일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달라는 주최 측 요구를 거절해 논란이 일었다. 전임 지사들은 추도문을 매년 보내왔고, .. 2017. 8. 30.
다가오는 ‘진실의 순간’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미국 주요 방송과 신문들은 매일 북한과 미국의 전쟁 가능성을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괌 포위사격 발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경고로 위기의식은 최고조에 달했다. 온라인에서는 핵전쟁 대피시설과 비상식량 등 전쟁 대비 물품들의 판매가 급증했다. 곧 전쟁이라도 날 것 같던 미국 언론들의 호들갑은 한순간에 잠잠해졌다. 트럼프의 백인 우월주의자 폭력사태 두둔 발언 이후 북한 뉴스는 찾기 어려워졌고 화제는 미국 사회의 현존하는 병폐인 인종주의 문제로 급반전됐다. 미국 입장에선 한국 시민들의 반응이 더 인상적이었을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 서울 주재기자는 최근 이번 사태를 회고하는 기사에서 “북핵 위기에 대해 보도할 때마다 마치 두 개의 현실에서 살고 있.. 2017. 8. 23.
[사설]미·중 정상 통화와 북·미 뉴욕 접촉, 대화 분위기 주목한다 한반도 긴장이 연일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로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에는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에서는 다소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트럼프는 북한의 도발을 중지시키는 게 급하다고 한 반면 시진핑은 평화적 해법을 강조했다. 이런 차에 조지프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박성일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수개월째 비밀접촉을 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북·미 양측이 겉으로는 군사적 수단의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이면에서는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중 두 정상의 통화나 북·미 간 뉴욕채널 가동으로 당장 긴박한 한반도 정세가 누그러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두 정상 .. 2017. 8. 14.
[사설]핵전쟁 부추기는 트럼프의 경거망동 지금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1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지만 미국의 도발적 행태 역시 군사적 불안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다. 미국은 연일 일관성 없는 거친 발언으로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잇따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 ‘예방전쟁’을 언급했다. 북한이 도발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먼저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핵개발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를 풀어야 할 과제를 미국이 안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군사 대국이자 국제사회의 지도적 국가로 전쟁 위험에 대해 신중하고 책임있게 행동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 2017. 8. 11.
‘잊어주세요 개각’의 한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겸허하고 정중하게 국민이 맡겨준 책임에 부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3일 개각을 단행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눈을 감은 채 머리를 깊숙이 숙였다. 그 상태로 8초 정도 있었다. “다시 한번 반성한다” “사과드리고 싶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저자세로 일관했다. 지난 4월 특파원 부임 이래 보아온 아베 총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아베 총리의 몸 낮추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요미우리TV에 나와 “마음가짐에 교만이 생겼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총리 측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둘러싼 국회에서의 답변 태도를 ‘반성’한 것이다. ‘일생의 과업’이라던 .. 2017. 8. 9.
[사설]유엔 결의 공격하며 세계를 협박하는 북한 북한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전면 배격하고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어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명의의 성명을 내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조작해낸 유엔안보리의 반공화국 제재 결의를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단죄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어 “미국이 경거망동한다면 우리는 그 어떤 최후수단도 서슴지 않고 불사할 것”이라며 “미국의 극악한 범죄를 천백배로 결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어도단이다. 미사일로 도발한 쪽은 북한이다. 그런데 그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에 맞서며 도발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주도했지만 북한의 위협 행위는 미국의 문제만이 아닌, 세계적 문제이다. 유엔안보리가 지금껏 8차례 대북.. 2017. 8. 8.
러시아 제재 계산표 미국 의회가 지난달 27일 러시아를 제재하는 법안을 밀어붙였다. 러시아가 화를 내는 건 당연한데 유럽도 화가 났다. 독일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무장관은 “미국이 관할을 넘어 유럽 기업을 제재하는 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지난주 “우리의 우려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으면 법 시행 후 EU는 수일내 적정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제재에 같이 동참하고 있는 유럽이 왜 미국에 화를 내는 걸까. 가스관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제재 법안에서 기존 러시아 제재에 “러시아 가스관 수출의 건설·복구 사업에 투자하거나 물자 및 기술,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더했다. 법안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오는 .. 2017. 8. 3.
[사설]북한과 대화하고 싶다는 틸러슨 국무장관 발언을 주목한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국무부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느 시점에 북한이 추구하는 안보와 경제적 번영의 미래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정권교체나 정권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를 추구하지 않고 미군을 38선 이북으로 전개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4노(NO)’ 정책도 재확인했다. 북핵 위기 속에 미국 외교 수장이 대화론을 제기한 것은 의미있다. 북한의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 이후 미국에서 연일 대북강경론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정권붕괴 이후 주한 미군을 대부분 철수시키겠다고 중국에 약속해주라”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미국·중국 간 빅딜론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켜보느니 전.. 2017. 8. 3.
디자인만 1만2000종·인증샷 덕후까지…일본 ‘맨홀 뚜껑’ 신드롬 평소 신경 쓰지 않고 밟고 다니는 맨홀 뚜껑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맨홀 뚜껑 인증샷’을 찍거나 ‘맨홀 카드’를 모으기 위해 각 지역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맨홀 뚜껑 애호가’를 가리키는 ‘만호라(manholer)’라는 말까지 유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디자인의 맨홀 뚜껑을 내놓고 있다. 후루사토(고향) 납세에 대한 답례품으로 맨홀 뚜껑을 준비하는 지자체까지 생겼다.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에는 지역별로 다양한 디자인의 맨홀 뚜껑이 존재한다. 지역 특산품이나 동식물, 명소 등이 새겨져 있고 색깔이 들어가 있기도 해서 일본의 ‘서브 컬처’(하위문화)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런 ‘디자인 맨홀’의 발상지는 1977년 물고기 떼를 새겨넣.. 2017.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