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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4

노동자 잃은 사민당 24일(현지시간) 독일 총선 결과가 나온 후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SPD) 대표는 ‘씁쓸한 승리’를 거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향해 “이번 총선의 최대 패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슐츠가 메르켈 총리를 비웃을 처지는 아니다. 이번 총선의 최대 패자는 다름 아닌 슐츠 자신이기 때문이다. 사민당은 지금 존폐 기로에 놓였다. 사민당은 한때 굳건한 ‘노동자의 정당’이었다. 진보적 성향의 청년층과 중산층의 지지까지 더해 빌리 브란트와 헬무트 슈미트가 이끌던 1960~1980년대는 40%가 넘는 지지율을 자랑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신승한 2002년에도 38.5%로 연정을 끌고 나가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20.5%로 주저앉아 1933년 이래 최악이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다. 사민당의 텃밭이던 구.. 2017. 9. 28.
[이대근 칼럼]한반도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는 순간 우리는 지금, 한반도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피했거나 일상에 묻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그것이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상이란, 불편함도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마약 같은 것이다. 일상을 깨고 세상의 단면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사건, 특히 폭력적 사건이 없으면 일상에 가려진 본질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요즘 한반도는 상호 파괴를 장담하고 그것이 가능한 무기를 손에 쥐려는 폭력적 사건들로 가득하다. 이런 폭력 과잉이 일깨우는 것은 우리가 지금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에서 주인공 네오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가상현실을 벗어나 진짜 현실에 눈을 뜬다. 그때 그의 눈에 펼쳐진 풍경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황량한 세상이었다. 우리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트럼프는 전략폭격.. 2017. 9. 27.
잘나가던 프로그래머의 자살 중국의 무료 인터넷 전화 애플리케이션인 위폰(WePhone)의 개발자 쑤헝마오(蘇享茂)가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위폰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을 무기로 2000여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인기 앱이다. 쑤헝마오는 자살 직전 위폰의 메인 창에 “회사 대표가 악처에게 죽임을 당해 더 이상 위폰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잘나가는 프로그래머인 쑤헝마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쑤헝마오는 지난 3월 말 결혼정보 모바일 앱인 시지쟈위엔(世紀佳緣)에 가입했다. 이 회사는 전도유망한 쑤헝마오에게 VIP 회원자격을 부여했고, 현재 전처가 된 아름다운 ‘그녀’를 소개받았다. 6월에 백년가약을 맺고 혼인신고를 했다. 그러나 운명 같던 사랑은 한 달 만에 막을 내렸다. 이혼 과정도 순조롭지 .. 2017. 9. 27.
[세상읽기]명분과 실리 챙긴 대북 지원 9월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 완전 파괴’를 경고했다. 이에 질세라 다음 날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성명’을 통해 미국에 대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으로 맞받았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말폭탄이 우리 머리 위로 날아다니면서 다시 ‘10월 위기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말했듯이 ‘태평양상 수소탄 시험’일 수 있고,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한 탄두를 장착하고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ICBM 발사일 수도 있다. 또는 괌 주변 공해상으로 IRBM을 실제로 쏠 수도 있다. 북한이 이 같은 군사적 도발을 하게 되면 일단 미국도 체면 때문에 군사적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전략폭격기가 뜨고 한반도 해역으로 항공모함이 올라올 것이다. 이.. 2017. 9. 26.
[사설]깡패 두목 같은 유엔 연설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섬뜩한 경고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트럼프는 그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비하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자살 임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연설 내용만 봐서는 세계 지도자가 아니라 깡패 두목을 방불케 한다. 북핵 문제가 중요하다지만 어떻게 2500만명의 생명과 삶을 파괴하겠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지도자들과 언론이 일제히 비판과 우려의 반응을 내놓았다. 당연한 일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한반도 긴장만 고조시키는 트럼프의 도발적 언.. 2017. 9. 21.
[사설]실망스러운 수지의 변명과 대응 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지가 19일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인종청소와 관련해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수지는 인종청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뒤 국제 조사를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반대되는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사태 원인을 먼저 파악한 뒤 대응하겠다는 논리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본질을 호도하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무고한 민간인을 해치는 부수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했다”며 군부를 옹호했다. 30분간의 연설 동안 미얀마 정부가 테러단체로 규정한 아라칸로힝야구원군을 지칭할 때만 로힝야라는 단어를 언급함으로써 ‘로힝야=불법이주자’라는 인식에 여전히 갇혀 있음을 드러냈다. 그의 발언 중 의미 있는 것은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난민의 미얀마 송환과 관련된 조치다. 이마저도.. 2017. 9. 20.
문재인정부 ‘한반도 정책’ 제대로 가고 있나 문재인 정부의 북핵·한반도 정책에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은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증가에 군사적 조치로 맞서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했던 가치나 대선후보 시절 공약과는 다른 방향으로,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일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6차 핵실험 이후 정부는 대통령이 공언했던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결정했고 탄두중량을 무제한으로 늘렸다. 또 한국의 방위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핵잠수함 도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일본 지도자보다 훨씬 강력한 표현으로 대북 제재 강화를 말한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2017. 9. 13.
일자리 넘치는데 왜 우울증이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7월 유효구인배율은 1.52배였다. 일자리를 구하는 100명이 취업할 수 있는 기업이 152곳이라는 뜻이다. 유효구인배율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같은 날 취업정보회사 리쿠르트가 발표한 내년 봄 졸업예정인 대학생의 내정률(취직이 결정된 사람의 비율)은 84.2%였다. 지난해 79.3%보다 4.9%포인트 올랐다. 2개 이상 기업들에 취직이 결정된 대학생도 64.2%나 됐다. 최근 일본에서 이어지고 있는 ‘구직자 우위’ 취직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이쯤 되면 일본 젊은이들의 표정이 모두 밝아야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젊은 사원들이 적지 않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취직이 이렇게 .. 2017. 9. 13.
[사설]중국도 내연기관 차 중단 검토, 자동차혁명에 준비됐나 중국이 가솔린과 디젤 등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중단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중국 자동차산업을 담당하는 고위 당국자는 최근 “중국이 전통 에너지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는 연구를 시작했으며 곧 시간표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과 프랑스 등이 2040년까지 화석연료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언론은 중국의 판매중단 시기를 204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연간 28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대국임을 감안하면 이번 선언은 지난 100여년간 자동차를 지배했던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한편으로는 신에너지 자동차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각국의 각축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의 내연기관 자.. 2017.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