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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목욕을 생수로 해야 하는 도시 “엄마가 오늘 추수감사절 요리에 쓸 야채를 씻는데 한 번 씻을 때마다 생수 4병을 썼다. 그렇게 3번을 씻었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미국의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을 앞둔 지난 21일,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의 탈리아 부퍼드 기자는 이런 트윗을 올렸다. 부퍼드의 고향은 미시간주의 작은 도시 플린트다. 지난해 이맘때 플린트 주민 멜리사 메이스도 트위터에 사진을 한 장 올렸다. 식구들이 모여 앉은 식탁을 배경으로 작은 화이트보드에 추수감사절 요리를 하면서 쓴 생수 58병의 내역이 적혀 있다. 칠면조 해동하고 소금물에 담그기: 생수 33병, 칠면조 헹구기: 3병, 야채 씻기: 6병, 으깬 감자 요리: 6병…. 메이스는 지난 22일 온라인 매체 쿼츠에 “올해도 생수병을 따다 손에 물집이 잡혔다”고 말했다... 2017. 11. 30.
추수감사절과 미국 정치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지나갔다.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이동하는 미국인이 5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이동의 연휴였다. 대도시의 주요 간선도로는 자동차로 넘쳐났고, 주요 공항에서는 비행기 연착이 잇따랐다. 대도시에서 공부하는 조카도, 다른 주에 살고 있는 삼촌도 고향 집에 모였다. 연휴를 이용해 따뜻한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도 많았다. 명절 연휴에 모인 가족이 즐겁기 위해서는 피해야 할 대화가 있다. 노총각·노처녀 결혼 이야기, 중·고등학생 성적 비교만큼이나 짜증을 유발해 화기애애한 가족 만찬을 망칠 수 있는 화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를 바가 없다. 바로 정치 이야기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8~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에 미.. 2017. 11. 29.
[사설]주권침해 논란까지 부르는 중국의 사드 압박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지속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지난 1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더니 사흘 뒤에는 리커창 총리가 사드의 ‘단계적 처리’를 거론했다. 지난 22일에는 왕이 외교부장까지 강경화 외교부장관에게 사드를 언급했다. 지난달 31일 한·중 양국이 ‘관계개선을 위한 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드 갈등이 봉합됐다’고 한 것과 다른 행동이다. 다음달 한·중 정상회담에서까지 이 문제가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중 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 결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가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는 점을 누누이 밝혔다. 시 주석과 만난 자리.. 2017. 11. 27.
[사설]중국 특사 빈손으로 보내고 테러지원국 재지정된 북한 미국은 어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했던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북핵 문제에 아무런 성과 없이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두 달여에 걸친 북한의 도발 중단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으로 형성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북한이 자초한 것이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암살하고, 억류하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한 사건이 직접적 요인이다. 미국의 잇단 대화 요구에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은 냉랭한 태도도 재지정에 영향을 미쳤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중단했지만 이것이 비핵화로 가기 위한 행동이라는 어떠한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비핵화 협상에는 절대 응.. 2017. 11. 22.
시신 9구와 자살 사회의 그늘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시의 한 아파트에서 9구의 시신 일부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지 3주가 지났다. 그 사이 피해자 9명의 신원이 확인되는 등 사건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던 사건이 적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되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여성이 대부분이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15세 여고생으로, 17세 여고생 2명까지 여고생만 3명이다. 19세 대학생과 20대 초·중반 4명 등 5명도 모두 여성이다. 이 밖에 실종된 여자친구를 찾으러 나섰던 20대 남성 1명이 살해됐다. 용의자 시라이시 다카히로(白石隆浩·27)는 사건 현장인 아파트에 입주한 지난 8월 말부터 약 두 달 동안 이들 9명을 살.. 2017. 11. 22.
[세상읽기]트럼프 방한의 대차대조표와 과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8일 한국을 국빈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국회연설도 했다. 트럼프가 방한 기간 동안 대북발언 수위를 방한 전보다 더 높이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트럼프는 비교적 절제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사업가 출신 대통령답게 비싼 무기도 팔고 대미투자도 유치해 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지난 6월 회담과는 달리 문 대통령에게 선물도 주었다.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두 가지 중요한 말을 했다. “한국이 수십억달러의 미국 무기를 사기로 했다”는 것과 “미·북 간에 물밑대화를 해왔다. 지금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결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한국의 금년 국방예산이 400억달러 수준이고 그중 10% 정도를 미국산 무기 구매에 사.. 2017. 11. 22.
[사설]시진핑 특사의 방북과 북한의 쌍중단 언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 2인자인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겸 외교위원회 위원장과 잇따라 만났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접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시 주석의 특사 방문이 북·중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진전에 기여할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마침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가 지난 17일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쌍중단(북한의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시 주석의 구상)’을 전제로 대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미 군사훈련이 계속되는 한 미국과의 협상은 없다”면서도 “미국이 먼저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그다음에 우리가 뭘 할지 생각해볼 수 있을.. 2017. 11. 20.
[사설]쑹타오 중국 대북특사의 평양행을 주목한다 -2017년 11월 17일자 지면기사- 한·미, 미·중을 비롯한 북핵 관련국들의 연쇄 정상회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중국의 제19차 당대회 이후 북핵 당사국들의 행보가 달라지고 있다. 중국은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로 17일 북한에 파견할 방침이고, ‘북한 관련 중대 발표’를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아시아 순방 결과를 설명하면서 기존 대북 접근방식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고 말했지만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이나 군사옵션은 거론하지 않았다. 북한이 두 달 넘게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예사롭지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쑹 부장의 방북이 제19차 당대회 결과와 시진핑 2기 체제 출범.. 2017. 11. 20.
시골 사당의 차신과 광군제 허베이(河北)성 이(易)현 시골 마을에 있는 한 사당은 1년 수입이 17억원에 달한다. 특별히 큰 운영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들어오는 돈이 그대로 수입이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사당이다. 광활한 중국 대륙에 사당이 셀 수 없이 많은데 유독 이곳에 사람과 돈이 모이는 이유는 뭘까. 바로 차신(車神)이라는 21세기 신 덕분이다.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도포를 입은 차신은 두 손으로 자동차 핸들을 꼭 붙잡고 있다. 사당 한쪽 벽에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이 그려져 있다. 운전면허시험을 보기 전에 여기 와서 절하면 찰떡같이 붙고, 교통사고도 나지 않게 해준다고 한다. 자동차 핸들과 신이라는 어색한 조합은 소셜미디어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관리인은 하루에 한 번 ‘공덕함’에 모인 돈을 수거해 간다. 많.. 2017.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