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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동서남북인의 평화 찾기]일왕 방한이 한·일관계 ‘특효약’인가 요즘 일본 천황 방한설이 슬슬 고개를 들고 있다. 그것도 일본이 아니라 교착상태에 있는 한·일관계를 풀기 위한 초대형 카드로 정부·여당의 지일파들이 물밑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몇 차례 “천황의 방한이 실현되면 양국관계의 발전을 위해 큰 계기가 된다고 평가”했다. 이수훈 주일대사도 천황 방한에 대해 “한·일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라고 기대한다.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방일 이래 한국의 역대 대통령이 일본 천황 방한을 한·일 간의 현안을 해결하는 특효약처럼 매달려 왔지만, 천황의 방한이 정말 한·일 간의 현안을 해결하는 특효약이 될 수 있을까? 조선이 천황 개인의 소유물이었던 일제하에서도, 해방 후에도 천황 방한은 단 한번도 없었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 2017. 12. 28.
미·중의 급변사태 논의가 갖는 함의 “이제 미국과 중국은 북한 체제 붕괴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를 할 때가 됐다. 그런 대화가 이뤄지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중국이 이 같은 현실이 도래했음을 인정해야 하고, 미·중이 이런 논의를 한다는 사실을 한국 정부가 몰라야 한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지낸 아시아 전문가가 2013년 초 사석에서 ‘오프더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했던 말이다. 당시 북한에서는 갑작스러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3대 권력세습이 이뤄져 정권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었고 한국은 강경 보수 성향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직후였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시대가 열렸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피벗(회귀)’을 내세우며 집권 2기를 시작했다. 당시 미국 내에서는 북한 체제가 정말 무너질 수도 있다는 .. 2017. 12. 28.
동거의 성공 조건 요즘 중국에서는 항저우에 사는 60대 부부의 ‘동거’가 뜨거운 화제다. 교사였던 왕 여사와 공장 책임자로 일하던 남편은 은퇴 후 3층짜리 전원주택에서 생활해왔다. 마당에는 연못이 있고, 채소를 심을 텃밭도 있다. 여유로운 삶이지만 이들 부부는 자주 외로웠다고 한다. 자녀들이 직장일로 바빠 자주 찾아오질 않으니 큰 집은 썰렁하게만 느껴졌다. 왕 여사 부부는 지난 7월부터 처지가 비슷한 5쌍의 노년 부부와 할머니 등 13인의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 최연소 막내가 62세, 최고령이 77세인 이들은 서로 도와가면서 재미있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특별한 동거가 보도된 후 ‘가장 이상적인 노년 생활’로 세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중국에서 ‘바오퇀(抱團) 양로’라고 부르는 노인 공동거주 형태.. 2017. 12. 28.
[정동칼럼]2018 한국 외교, 유턴은 가능할까?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전혀 과도하지 않았던 2017년이 조금씩 저물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촛불시민혁명이 만들어낸 기적의 기억이 어제인 듯 생생하면서도 이후 일어난 수많은 일들이 만들어낸 두께로 인해 마치 수년이 흘러간 듯한 느낌마저 든다. 주저앉아버렸던 나라는 모든 것이 어려웠고, 또 그래서 모든 것에 희망을 걸게 했다. 역사가 늘 그랬듯이 희망은 시간의 흐름과 반비례하며 작아진다. 소수의 주동자들과 앞잡이들은 법의 심판을 받고 있지만 수많은 공모자들은 겁을 먹었다가, 눈치를 보다가, 다시 뻔뻔해졌다. 반성하지 않고 단지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하거나 아니면 바로잡으려는 노력들을 사사로운 복수나 세상물정 모르는 아마추어리즘으로 몰아세우는 것도 전혀 낯설지 않다. 한국 외교는 긴 터널에 갇혀 있었다. 지난 1.. 2017. 12. 22.
[사설]경제 정의를 훼손한 트럼프의 부자 감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안이 20일(현지시간) 상·하원을 통과했다.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약 1623조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슈퍼 감세안’이다. 1986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후 31년 만에 최대 규모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내리고,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39.6%에서 37%로 낮추는 게 감세안의 핵심이다. 내년부터 감세가 시행되면 혜택은 대기업과 부유층에 돌아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대기업들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로 10년간 1조달러의 세금을 덜 내게 됐다. 연소득 73만3000달러가 넘는 부유층은 연평균 5만달러가량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게다가 개인 상속세 면제 기준이 560만달러에서 1120만달러로 올라가면서 부유층은 상속세 부담도 덜.. 2017. 12. 22.
[사설]세계적 갈등 부추기는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8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세계 질서를 흔드는 ‘수정주의 국가’라고 규정한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 중국을 적극 견제함으로써 경제·안보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해 나가겠다는 뜻이 담긴 보고서다. 보고서는 미 본토 및 미국민 보호, 미국의 번영 증진, 힘을 통한 평화 유지, 미국의 영향력 확대 등을 4대 핵심 이익으로 꼽았다.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은 냉전시대를 방불케 하는 열강들 간 힘의 대결이 펼쳐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미국 우선주의’를 위해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읽힌다. 뉴욕타임스가 30년간 휴지기를 보낸 초강대국들의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고 분석한 것은 적절한 묘사다.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은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와 확연히 다르다. 오바마.. 2017. 12. 20.
피노키오 대통령과 가짜뉴스 “저기 뒤에 가짜뉴스(fake news)가 있다. 전부 다는 아니다. 물론 일부는 괜찮은 사람들이다. 어디 보자. 한 30% 정도는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군기지에서 열린 연방수사국(FBI) 내셔널 아카데미 졸업식에서 자신을 향한 카메라를 가리키며 졸업생들과 생중계로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에게 한 말이다. 가볍게 미국 언론인의 70%는 가짜(fake)가 돼 버렸다. 트럼프 정부 출범 첫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워싱턴에서 지켜본 트럼프 정부 1년은 불안하고 실망스러웠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배타적 백인 민족주의로 조금씩 휩쓸려 가는 미국은 더 이상 다양성을 원동력으로 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나라가 아니었다. 미국 우선주의만큼이나 트럼프 대통.. 2017. 12. 20.
[조호연 칼럼]대화는 북핵 면죄부가 아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대북 무조건 대화’ 제안은 사흘 만에 폐기됐다. 백악관이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며 덮은 것이다. 혹시라도 제재·압박 체제에 누수가 생길까봐 황급히 빗장을 거는 모양새다. 온탕 냉탕을 오가는 미국의 태도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대화는 북한에서도 찬밥 신세다.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사도 유엔에서 “비핵화 대화를 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언제부터인가 대북 대화 시기상조론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지금은 제재하고 압박할 때라는 것이다. 대화무용론도 퍼져 있다. 대화했지만 핵개발을 멈추지 못했다는 이유다. 그러면 압박과 제재하는 동안 핵개발 속도가 빨라진 것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모든 대화는 소득을 낳는다. 합의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상대 의중 .. 2017. 12. 19.
귀갓길 헤매는 ‘후라리맨’ 논란 ‘가정을 가진 남성이 퇴근 후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최근 일본에서 일명 ‘후라리맨’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후라리맨’은 ‘흔들흔들’을 뜻하는 일본어 ‘후라리’에 남성을 뜻하는 영어 ‘맨(man)’을 합친 말이다. 원래 가정을 돌보지 않고 일만 했던 남성들이 정년 퇴직 후 가정에서 있을 곳이 없어 거리를 헤매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한 일본 사회학자가 만들어낸 용어다. 그런데 최근엔 ‘후라리맨’이 한창 일할 나이인 남성들에게도 쓰이고 있다. 회사 업무가 끝난 뒤에도 귀가하지 않고 거리를 헤매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의 발단은 공영방송 NHK의 한 정보프로그램이 이 ‘후라리맨’을 특집으로 잇따라 다루면서다. 방송에선 퇴근 후 집에 바로 가지 않고 근처 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 2017.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