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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5

[여적]독일차의 인체실험 아돌프 히틀러가 이끄는 국가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나치)은 집권 반년 뒤인 1933년 7월 ‘유전적 결함을 지닌 자손의 예방을 위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 법으로 37만5000여명이 강제로 단종수술을 받았다. 1935년 9월에는 유전성 질환, 정신착란, 결핵, 성병환자의 결혼을 금지하는 ‘뉘른베르크 법’이 시행됐다. 이도 모자라 1939년부터는 ‘안락사’라는 이름의 장애인 집단학살이 시작됐다. 안락사 대상 장애인들은 회색버스와 밴에 실려 브란덴부르크 등에 위치한 안락사 센터로 이송됐다. 1941년 8월까지 최소 7만여명이 샤워실로 위장된 가스실에서 일산화탄소를 마시고 죽어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대량학살에 동원된 가스실의 원조다. 1940년 5월 유럽대륙의 중앙부인 폴란드 오비시엥침에 아우슈비츠 비르케나.. 2018. 1. 31.
[특파원칼럼]백악관의 라푼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안사람들은 대체로 인기가 없다.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트럼프 정부 1주년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대부분이 비호감이란 평가를 받았다. 큰딸 이방카에 대해서도 호감 41%, 비호감 42%로 싫다는 사람이 꽤 많았다. 한 명 예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다. 멜라니아에 대해서는 호감이란 응답이 48%로, 비호감 33%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해 말 갤럽의 조사에서도 멜라니아의 호감도는 1년 사이에 17%포인트나 올랐고 트럼프 집안에서 최고 호감도를 보였다. 멜라니아는 준비된 퍼스트레이디는 아니었다. 화제의 신간 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한 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의 안락한 생활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남편이 대통령이 .. 2018. 1. 31.
[여적]카불과 강대국 유라시아 대륙의 정중앙에 자리 잡은 아프가니스탄은 19세기 이후 ‘제국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영국과 소련이 아프간을 섣불리 침공했다가 실패하면서 몰락했고, 미국도 그 전철을 밟고 있다. 영국은 1839년부터 1919년까지 3차례 전쟁을 치렀지만 1차 전쟁(1839~1842)에서 영국군 4500명과 지원인력 1만2000명이 궤멸되는 등 번번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영국은 결국 1919년 아프간을 중립국으로 인정하는 조약을 맺은 뒤 철수했다. 1979년에는 소련이 한 해 전 쿠데타로 성립한 아프간 사회주의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10만 대군을 이끌고 침공했다. 소련군은 주요 도시를 빠르게 장악한 뒤 승리를 선언했지만, 저항군인 ‘무자헤딘’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병력 5만명을 잃은 채 1989년 철군.. 2018. 1. 29.
평창 올림픽 이면에 잠복한 한반도 위기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 이후 곧바로 남북 고위급회담에 나와 선수단·응원단·예술단 파견 문제를 일사천리로 결정해 나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대화제의에 꿈쩍도 않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추세라면 평창 올림픽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한반도 상황은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 평화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안도 뒤에는 한층 더 팽팽해진 긴장감이 잠복해 있다.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본게임’이 올림픽 이후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어렵게 만들어진 남과 북의 가느다란 대화통로가 한반도 주변에 터질 듯이 가득 찬 긴장의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출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북한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2018. 1. 25.
북한 표류선을 대하는 법 동해와 맞닿은 일본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시.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자리한 사찰 도센지(洞泉寺)에는 유골 10구가 임시 안치돼 있다. 이 유골들은 지난해 11~12월 북한에서 표류해온 것으로 보이는 조잡한 목선 내부 등에서 발견된 것이다. 본당에 줄지어 놓여 있는 하얀 유골함들 앞에서 주지 스님은 매일 아침 독경을 한다. 그는 “해마다 4~5구의 유골을 받아들이지만 작년은 이상하게도 많았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도센지는 오가시의 의뢰로 1950년대부터 신원불명의 유골을 받아들여왔다. 1~2년이 지나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유골은 경내 무연고자 묘에 안치된다. 지난달 초 ‘재일조선인’이라는 여성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북한의) 어업권이 중국에 팔려서 거친 동해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 2018. 1. 24.
막말의 비용 정치 신인이라던 대통령은 알고 보니 외교의 달인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세련된 외교 매너로 서구 언론의 혼을 쏙 빼놓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마크롱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고 있다고 썼고, 영국 가디언은 마크롱에게 ‘외교적 제스처의 장인(master)’이라는 수식어를 선사했다. 최근 마크롱은 독일·영국 등 다른 유럽 주요국 정상들보다 더 빈번히 뉴스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마크롱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상징을 적절히 활용해 정치와 외교에 서사를 불어넣기 때문이다. 상징 활용은 정상 외교의 각종 이벤트에서 두드러진다. 마크롱은 지난해 9월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해 유럽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유럽연합(EU)의 미래상을 제시할 곳으로 민주주의가 태동한 아테네보다 .. 2018. 1. 23.
[여적]트럼프, 셧다운, 다카 활짝 웃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왼쪽에서 나타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흑백 이미지를 가리기 시작한다. 트럼프가 오바마를 완전히 가리자 ‘사상 최고의 일식(The Best Eclipse Ever!)’이란 자막이 뜬다. 지난해 8월24일(현지시간)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리트윗한 4장의 연속사진이다. 당시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틀 전(8월22일) 애리조나주 연설에서 강성 발언을 쏟아낸 뒤 만들어진 사진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애리조나주 연설은 이렇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서라면 연방정부를 셧다운(일시폐쇄)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취임 1년을 맞은 20일, 그의 공언대로 연방정부가 셧다운됐다. 1년 내내 ‘오바마 지우기’에 열중해온 트럼프가 이번에는 오바마 재임 시 연방정부 셧다운을 재현한.. 2018. 1. 22.
[정동칼럼]안팎의 훼방자들에 대비하라 -2018년 1월 19일자 지면기사- 2018년 벽두부터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해빙의 조짐이 일고 있다. 25개월 만에 남북대화가 복구되었다. 아직은 설익은 희망사고라고 할 수 있지만, 만화처럼 비현실적이고 삼류영화의 막장대화처럼 북·미 간의 말폭탄이 난무했던 지난해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기대와 들뜸은 허용될 만하다. 물론 해결된 것 하나 없고, 장애물은 끝도 없이 많아 보인다. 평창 올림픽까지는 어떻게든 갈 수 있겠지만,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아득하다. 북한이 지금까지는 놀라울 정도로 협조적이지만 여차하면 무산될 수 있는 위태함이 도사리고 있다. 북한 외에도 안팎의 훼방자들이 걱정을 더한다. 이들은 겉으로는 나라를 걱정하고 실패를 우려하는 듯하지만, 속내는 성공을 향.. 2018. 1. 22.
[경향의 눈]북핵 문제의 ‘팩트체크’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복원됐지만 한반도의 평화는 북·미 협상이 최종 보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들어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북·미 대화에도 전향적인 듯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미국은 지난 25년간 북핵협상 실패의 책임을 북한으로 돌린다. 북한이 최근 몇 년간 핵능력 고도화에 집착하면서 국제사회도 이런 인식이 굳어졌다. 북핵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물론 북한에 있다. 하지만 지난 25년을 돌이켜보면 과연 북한에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장면들이 적지 않다. 적어도 북한의 1차 핵실험이 있던 2006년 이전만 놓고 본다면 미국의 책임이 크다. 이 시기에 ‘제네바 합의’와 ‘9·19 합의’ 같은 북핵해법의 ‘완결판’이 등장했지만 그때마다 신뢰를 깨면서 파국을 유발한 건.. 2018.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