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강상중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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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강상중 칼럼25

[사설]세계 여성운동가의 DMZ 횡단 구상을 지지한다 올해 초 남과 북의 지도자는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남북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먼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신년사에서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한다”며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의 기반 구축을 위해 민간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대화와 협력의 통로를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남북공동으로 광복 70주년 기념행사를 열자는 제의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남북대화 재개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새누리당 집권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가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에도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상대가 양보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는 상태가 .. 2015. 3. 12.
신제국주의 시대? 네오콘(신보수주의)적인 지도자들에게 이끌린 일본은 지금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커다란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 경무장(輕武裝)과 통상국가(通商國家)를 기치로 ‘부국(富國)’이면서도 ‘강병(强兵)’에 억제적이던 전후 일본의 안전보장과 국가의 형태가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부국강병’에의 길을 앞장서서 밀고 나가는 것은 전쟁 이전의 군부나 군벌이 아니다. 군대와는 관련이 없는, 원래는 ‘제복조(制服組·자위대 간부)’를 통제하도록 돼 있는 ‘신사복조’인 정치가들이며, 그리고 외무성을 시작으로 하는 고급관료 엘리트들이다. 한국의 현대사가 군부로부터 국민의 주권을 빼앗아 문민 통제를 정착시키는, ‘피 흘리는 민주화의 역사’였다고 한다면, 일본은 반대로 문민관료나 문민정치가가 문민 통제를 지렛대로 민.. 2014. 7. 7.
보혁 공존형 정치로 세월호 침몰사고의 후유증은, 마치 권투에서의 ‘보디 블로(상대의 배나 가슴을 때리는 것)’처럼 한국 사회 구석구석까지 여러 가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보기에 따라서는 1997년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 이미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한국은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젊은이를 중심으로 급속히 저하돼 있었으며, 동시에 젊은 층에 있어서는 격차, 빈곤, 극심한 경쟁, 비정규노동 문제 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 중에서도 특히 심각한 사회가 돼 있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선진국 또는 경제대국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한국은 젊은이, 노인, 여성, 어린이,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결코 따스하지 않은, 아니 오히려 극히 냉혹한 사회가.. 2014. 6. 4.
동아시아의 동상이몽 ‘동상이몽(同床異夢)’은 중국 남송시대 유학자 진량(陳亮)의 ‘여주원회서(與朱元晦書)’의 한 구절에서 따온 사자성어이다. ‘잠자리는 같은데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이 이야기는 어떤 뛰어난 정치가가 있더라도 각각의 입장이 다르다면 침상을 함께한다고 해도 서로 다른 꿈을 꾸고 만다는 것이 아닐까. 이 중국의 고사를 바탕으로 말을 하자면, 동아시아의 주요 나라인 한·중·일 3개국은 말할 것도 없이, 아시아에서의 ‘리밸런스’를 주창하는 미국까지 포함한 동아시아는 바야흐로 동상이몽의 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은 동아시아라고 하는 공통의 지정학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여러 나라들이 다른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먼저 미·일관계이다. 변칙적인 국빈대우로 오.. 2014. 5. 1.
신냉전의 여파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독립을 결정한 크림자치공화국 국민투표 결과로, 러시아와 미국·유럽과의 심각한 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정권이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합병을 결정한데 이어 추가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크림과 비슷한 현상이 도미노처럼 일어나게 된다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균열이 새로운 냉전으로 발전할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냉전 붕괴 후의 국제질서가, 다시 새로운 냉전의 얼음 속에 갇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신냉전으로 향할지 모를 국제관계의 변화가 한반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우선 미·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가 심각해지면 러시아는 필연적으로 활로를 동아시아에서 찾으려 할 것이다. 북한의 핵시설을 압박하는 6자회담 회원국에 한국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중요.. 2014. 3. 25.
‘야누스’ 일본을 대처하는 방법 각기 앞과 뒤를 보고 있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문과 모든 일의 시작을 지배하는 두 얼굴의 신을 고대 로마에서는 야누스라고 불렀다. 현재 일본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이 야누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으로 생각된다. 전력(戰力)의 포기를 강조하는 평화헌법을 보유한 일본,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계 유수의 통상(通常)전력을 과시하는 일본, 어느 쪽이 일본의 진짜 얼굴인가. 또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과하는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내세운 일본. 하지만 현직 총리 스스로 그 선언과 담화를 부정하고, 침략의 정의에 대해 애매한 견해를 거리낌 없이 공언하는 일본. 이런 야누스 같은 일본의 태도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오키나와현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기지의 매립신청 승인이라는, 이 역시.. 2013. 12. 30.
대일정책의 전환 일본에서 출생해 재일 한국인 2세로 살아온 60여년간 요즘처럼 일본의 변화에 형언하기 어려운 불안과 두려움 같은 것을 느껴본 적이 없다. 평화롭고, 풍요롭고, 온화하고, 타인에게 친절한 마음이 넘치는 일본인들과 아름다운 자연. 그런 일본의 표층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섬뜩한 표정의 일본이 기분 나쁘게 그 민낯을 드러낸 듯한 인상이 불식되지 않는다. 과거에 지금과 비슷한 표정을 드러낸 순간이 있었다. 1989년 초, 돌연 백주 도쿄의 한복판에서 모든 것이 희미한 빛속으로 사라진 채, 주변 일대가 (쇼와) 천황의 상(喪)을 치르는 광경을 봤을 때다. 그것은 괴이한 광경이었다. 그것은, 내가 수십년간 알지 못했던 일본의 모습이었다. 거기에는 다름 아닌 전전(戰前)의 일본, 식민지의 한반도를 .. 2013. 12. 2.
일본은 동아시아의 영국인가 강상중 | 일본 세이가쿠인대학 교수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의한 대규모 감시와 도청, 스파이 활동이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독일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가 도청됐을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유럽 국가들 간에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뿐 아니라 세계 30여개국 이상의 지도자가 도청 대상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국가안보국의 표적에 한국의 정상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 국가안보국은 또 특히 중국과 북한 등 잠재적 적국 및 위협이 되는 나라들에 초점을 맞추어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우 이 같은 미 국가안보국의 활동이 영국의 정부통신본부(GCHQ)와 연계되어 이뤄지고 있다는 .. 2013. 11. 4.
6자회담과 남북관계 올해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 평화를 위한 다국간 협의의 틀인 6자회담이 시작된 지 10년이 된다. 이를 기념해 9월18일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부 주최로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제목은 ‘회고와 전망-6자회담 10주년’이었으나 새로운 성과는 보이지 않은 채 폐회했다. 돌이켜보면 6자회담은 북한의 ‘벼랑 끝 전략’에 휘둘리며 전진과 후퇴, ‘폐점휴업’으로 치달았다. 6자회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대북정책에 따라 크게 요동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화정책 시기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강경책 시기 별로 6자회담에 대한 대응은 상당한 차이를 보여왔다. 6자회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남북관계의 진전과 밀접·불가분하게 연동해온 것이다. 그런데 10년간 남북관계를 돌이켜보면 결국, 남북관계는 한국 내 ‘남남대립’의 .. 2013.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