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강상중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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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강상중 칼럼25

이웃 나라와 어떻게 마주해야 할 것인가 독일 남부 뮌헨의 서북쪽에 있는 과거 나치 강제수용소인 다하우의 벽에 헌화한 뒤, 고개를 떨군 채 묵도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모습은 많은 한국인의 마음을 울렸다. 메르켈 총리의 ‘다하우 메시지’에 대해 국내 총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곤 하지만 획기적인 의미가 있음은 분명하다. 메르켈 총리의 ‘다하우 메시지’와 기념연설은 독일이 앞으로도 독일의 역사, 20세기의 역사의 두렵고, 부끄러운 죄에 진정으로 마주할 것임을 국내외에 분명히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 아무래도 독일과 비교해보고 싶어지는 것은 틀림없다. 며칠전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아베총리의 추도사를 보는 한, 그 메시지는 메르켈 총리와는 역방향이라고 밖에 말할 방법이 없다. 과거의 일본.. 2013. 8. 28.
‘아베 천하’의 한·일관계 지난 21일 실시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 결과는 예상대로 여당·자민당의 압승과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대패로 끝났다. 여자정신대(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문제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일본유신회는 부진을 면치 못했고, 반(反)자민당의 목소리를 끌어모은 공산당이 두 자릿수 의석수를 확보하는 약진을 이루면서 정치지형의 분극(分極)화가 선명해졌다. 즉, 민주당과 여타 도시형 정당이 기세를 발휘하지 못하고, 중간층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온건한 리버럴 정당이 몰락하면서 한쪽 끝에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있고, 다른쪽 끝에 공산당이 포진하는 형세가 됐다. 본래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 정치개혁의 슬로건은 무엇보다 양대정당제에 의한 안정된 정권교체와 정치쇄신이었다. 수년 전 민주당 정권의 탄생.. 2013. 7. 25.
대화와 교류확대가 최선 남북장관급 회담을 둘러싼 실무협의가 난항을 보이고 있는 듯한 흐름이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남북간에 전운이 감돌던 것을 생각하면 북한의 대화노선으로의 전환은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환영해야 할 일이다. 이번의 전환도 ‘벼랑끝 작전’으로 위기를 극대화한 뒤 조건투쟁으로 전환하는 상투전략일지 모르겠지만, 위기의 압력지수는 확실히 내려가고 있다. 그런데 왜 북한은 대결자세에서 대화노선으로 표변한 것일까. 그 노림이 무엇이며 어떤 배경이 있을까. 한국내에서는 북한의 진의와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음에 틀림없다. 강경자세에서 대화자세로의 전환과 관련해 북한 지도부내에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가. 내부사정을 알수는 없겠지만, 그 배경에 중국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갓 출범한 시진핑 체제로.. 2013. 6. 13.
[강상중칼럼]일본은 어디로 가는가 강상중 | 도쿄대 대학원 교수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결정됐고 중국에서는 새 공산당 집행부가 탄생했고, 일본에서는 총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전이 대단원을 맞이하고 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일본 총선의 움직임이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 집권 3년에 대한 평가를 넘어 정계재편이라는 격진(激震)의 시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3년 전의 정권교체는 자민당의 ‘55년체제’에 종지부를 찍었고, 낡은 정치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본이 시작되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이 그 상징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민주당은 항쟁과 대립이 반복되면서 통치능력을 상실한 채 해산·총선거로 몰리게 된 것이다. 민주당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은 ‘사.. 2012. 11. 19.
전후 민주주의 벗어던지는 일본, 어디로 가나 강상중 | 도쿄대 대학원 교수 독도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긴장으로 치닫고 있고,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로 중국과 일본 간 대립도 점차 격화되고 있다.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한·중·일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공동체구상조차 부상하고 있는데도, 동북아시아 지역은 마치 영토 내셔널리즘 시대로 역행한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은 러시아와의 북방영토(쿠릴열도) 문제도 끌어안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 문제들이 제2차 세계대전과 식민지 지배의 전후처리를 둘러싼 문제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것은 명백하다. 얄타회담으로부터 도쿄재판,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에 이르는 전후처리 과정은 동시에 전후 냉전체제의 고착화와 병행해 진행됐고 여기엔 미국의 대아시아 냉전전략이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한.. 2012. 9. 19.
[강상중칼럼]한·일 집권세력과 언론, 내셔널리즘 유혹 벗어나야 강상중 | 도쿄대 대학원 교수 이명박 대통령의 돌연한 독도방문이 국내외에 파문을 키우고 있다.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의 독단적인 ‘정치적 쇼’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여서, 외교통상부와 외교관료, 주일 한국대사관은 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 대통령의 독도방문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은 물론 해외 어느 나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아닌가. 특히 일본은 소비세 증세법안을 둘러싼 정국혼란 와중에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이 전혀 뜻밖이었던 것이 틀림없다. 한국 내에서도 독도방문은 대통령 개인의 결단으로 강행되면서 국민이 허를 찔렸다고 느낀 것은 아닐까.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에 대해 중장기적인 전략적 고려가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취임 때부터 일본에 대해 ‘햇볕정책’을 취해온 이 대통령은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이.. 2012. 8. 22.
‘미국의 일본’과 ‘일본의 일본’ 강상중 | 도쿄대 대학원 교수 kan@iii.u-tokyo.ac.jp 지난해 3월11일 동일본에 몰아친 대지진과 원전사고로부터 1년 몇 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일본 민주당 정권은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에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으로 교체되었고, 여러 변화가 잇따르면서 일본 정치의 일탈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민·공명당과 3당 합의에 의한 소비세 증세법안 타결과 오이(大飯) 원전 재가동 결정 움직임 등 노다 정권은 ‘결단하는 정치’를 내걸며 막무가내로 질주하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권 여당인 민주당 안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를 중심으로 하는 파벌이 탈당했고, 민주당에 잔류한 하토야마(鳩山)파 등으로부터 공공연히 노다 정권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 2012. 7. 25.
[강상중칼럼]일본의 딜레마 강상중|도쿄대 대학원 교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정권이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으로부터 물려받은 환태평양경제협정(TPP) 참가교섭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비관세장벽’을 철폐하라는 압박을 받는 등 난제가 이어지고 있다. 노다 총리는 멕시코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TPP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본래 TPP 참가교섭은 통상·무역정책 등에서 한국 등에 뒤처져 있는 일본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묘안으로 여겨져 왔다. 또 일본이 사실상 미국과의 경제연계협정이 되는 TPP에 참가하는 것은 가맹교섭국인 호주와 베트남과 함께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국 간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돼 왔다. 한편으로 TPP 참가교섭 표.. 2012. 6. 27.
[강상중칼럼]아무것도 결정 못하는 정치 강상중 | 도쿄대 대학원 교수 한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바라볼 때 일본 정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파악하기 곤란할 것이다. 그 이유는 정권들이 단명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권의 황망스러운 교체극에 일본 국민도 질려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일본 단명 정권의 괴이함이 두드러져 보일 것임에 틀림없다. 한국, 중국과 마찰을 일으키면서도 국내에서는 압도적인 인기를 토대로 상당히 장기간 지속된 고이즈미(小泉) 정권 이후 아베(安部), 후쿠다(福田), 아소(麻生), 그리고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하토야마(鳩山)와 간(菅) 등 불과 수년 만에 다섯 정권이 등장하고 사라졌다. 지금의 노다(野田) 정권도 지지율 혼미와 당내 혼란 때문에 언제 국회 해산과 총선거라는 국면에 들어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 2012.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