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서의동 특파원의 도쿄리포트'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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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서의동 특파원의 도쿄리포트27

하시모토가 성매매를 권장한 이유 외신기자들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대표가 설정한 프레임을 간단히 무시해버렸다. 지난 27일 도쿄에서 열린 외국특파원협회 기자회견에서 하시모토는 “일본 정부가 직접 여성을 납치하거나 인신매매한 증거는 없다”는 말로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려 했지만, 그의 시도는 조롱거리가 됐을 뿐이다. 하시모토의 논리는 일본 우익들에겐 먹힐지 몰라도, 글로벌 스탠더드로 보면 ‘말장난’에 불과했던 셈이다. 요즘 유행하는 ‘국격’이란 말로 가늠해봐도 최근의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주요 8개국(G8) 회원국에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보편적 인권 의식과 도덕적 우위를 지닌 정치인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때 총리감으로 꼽히던 하시모토는 위안부 망언에 미군들을 상대로 풍속(성매매)업소 활용을 권장하는 어처구니.. 2013. 5. 30.
일본 언론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시내 한 회의장. 한국의 언론노조 격인 일본 매스컴문화정보노조회의(MIC) 주최로 열린 외국특파원 초청토론회에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인디펜던트 특파원들과 함께 패널로 참가했다. 일본의 황금연휴인 ‘골든위크’ 첫날인데도 140여명의 청중이 토론장을 빼곡하게 채웠다. 도쿄대 하야시 가오리(林香里)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의 주제는 ‘외국특파원이 본 오늘의 일본’. ‘일본 언론들은 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하기보다 권력을 대변하는 보도로 일관하는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아베 신조 정권의 우경화에 대한 보도는 뭐가 문제였나. 일본 언론은 저널리즘의 본령에서 벗어난 것 아닌가’라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된 자리다. 일본의 최근 우경화 현상은 한국 언론들만의 우려는 아니었다. 인디펜던트.. 2013. 5. 9.
존재감 사라진 박근혜 외교 “당선됐을 땐 일본에서도 기대가 많았는데, 지금은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네요.” 한국 문제 전문가인 일본의 한 신문사 간부가 들려준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이다. 주한 특파원을 지낸 바 있고 평소 박 대통령에 호의적이었던 그의 말투엔 냉담함이 배어 있었다. “일본에 대한 메시지도 전혀 없어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지난해 험악한 갈등을 겪었던 일본은 박 대통령의 당선을 환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도 친분이 있는 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열었던 만큼 ‘양국관계에 대한 인식이 남다를 것’이고 ‘최소한 MB 이상 아니겠느냐’는 기대감도 있었다. 오죽하면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의 당선 이틀 뒤 한국과의 합의도 없이 특사를 보내겠다고 발표하는.. 2013. 4. 18.
와세다대 지원자가 줄어든 까닭 일본 도쿄에 있는 와세다(早稻田)대학은 게이오(慶應)대학과 쌍벽을 이루는 사학 명문이다. 예로부터 출세를 위해 상경한 지방 학생들이 ‘청운의 꿈’을 불태우던 대학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한 통계를 보면 최근 5년 새 1만명 가까이 지원 학생이 감소했다. 그중 태반은 지방 학생들이다.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대학입시센터시험’을 친 수험생들의 진학희망 대학을 보면 올해에는 메이조(名城)대(나고야), 긴키(近畿)대(오사카) 등 지방대가 강세를 보인 반면 도쿄 소재 대학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수험생들이 수도권보다는 출신지 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지방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던 와세다대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일본 지방 학생들의 ‘지역지.. 2013. 3. 27.
일본 고교 영화를 보며 느낀 것 서의동 도쿄 특파원 올 초 일본의 각종 영화상을 휩쓴 는 일본 지방 고등학교의 부카쓰(동아리 활동)를 소재로 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배구부 주장에다 학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기리시마가 배구부를 그만두기로 했다는 소식을 계기로 학생들 사이의 미묘한 인간관계가 표면화되는 과정을 묘사했다. 영화 줄거리도 흥미롭지만 더 눈길을 끈 것은 고교생들이 수업이 끝난 뒤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배구·배드민턴 연습을 하며 땀을 쏟거나 관현악부에서 연습에 몰입하는 장면들이다. 영화부원들은 학교건물 옥상이나 건물 뒤 공터에서 열심히 8㎜ 카메라를 돌린다.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고 입시학원으로 직행하는 ‘귀가조’도 없지 않지만 소수에 속한다. 일본에서는 명문대학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도 동아리 활동에 참가한다. 지난해.. 2013. 3. 6.
미·일 정상이 ‘임금인상’ 외친 까닭 서의동 도쿄 특파원 북한의 3차 핵실험에 가려져 부각되지 않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한 2기 첫 국정연설에 시선을 확 끄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간당 7.25달러(약 7870원)인 미국의 최저임금을 2015년까지 9달러(약 9770원)로 올리자고 제안한 것이다. 같은 날 일본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게이단렌(經團連) 회장 등 경제 3단체장과 가진 의견교환회에서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은 종업원 임금인상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미·일 두 나라 정상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임금인상’을 화두로 꺼내든 것은 두 나라 모두 ‘내수 살리기’가 경제회복의 관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베 정권은 무제한 금융완화와 대규모 공공사업.. 2013. 2. 13.
[특파원칼럼]아베의 일본, ‘욱일승천’을 회고하다 서의동 도쿄 특파원 phil21@kyunghyang.com 섣달 그믐날 저녁 일본의 ‘국민 프로그램’인 NHK 에서는 ‘망언 제조기’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대표의 동생이자 숨진 지 25년이 지난 요즘에도 ‘국민 스타’로 추앙받는 유지로(裕次郞)가 드럼을 연주하는 흑백화면이 방영됐다. 1989년에 사망한 일본 여가수 미소라 히바리(美空ひばり)의 추모콘서트는 매년 수많은 팬들이 한곳에 모여 그의 생전 영상을 지켜보며 추모하는, 극히 단순한 행사인데도 지상파 방송이 실황중계까지 한다. 일본의 TV는 철을 가리지 않고 ‘비장(秘藏)영상 대방출’ 따위의 제목으로 옛날 연예인들의 화면을 자주 내보낸다. 회고·추억이란 영어 단어 ‘레트로스펙트(retrospect)’의 준말인 레트로는 예전의 상태로 .. 2013. 1. 2.
[특파원칼럼]센카쿠가 삼킨 탈원전 서의동 도쿄 특파원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 지난 17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 지사와 당을 합치기로 하면서 그간 주장해온 ‘탈원전’ 정책을 공약에서 제외한 것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는 다음달 16일 열리는 일본 중의원(하원) 총선에서 탈원전 이슈가 더 이상 승패를 가르는 쟁점이 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계산 빠른 하시모토는 탈원전에 매달리는 것보다 영토문제 등에 초강경 태도를 보이는 이시하라와 손잡는 것이 총선득표에 더 플러스가 되리라고 판단했을 것이 틀림없다. 올해의 일본을 되돌아보면 묘하게도 탈원전 이슈가 표출된 뒤 영토문제가 불거지곤 했다. 우선 이시하라가 지난 4월16일(현지시간)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초청으로 방미해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 2012. 11. 21.
[특파원칼럼]‘한·일 현안 대책위’ 구성을 서의동 도쿄 특파원 도쿄대학 부근 혼고산초메(本鄕三町目)의 초밥집에서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와 마주앉은 것은 보름 전쯤의 일이다. 영토문제에 관해 새로 쓴 저서를 받을 겸 만난 자리에서 선생은 시종 한·일 관계의 미래에 대해 우려했다. 그 얼마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극우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당선된 것이 양국관계에 미칠 영향도 화제에 올랐다. 와다 선생은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이자, 한국의 민주화와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진력해온 실천가이다. “만약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해 아베 총재가 총리가 되면 한·일 관계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노다 정부가 한국으로선 맘에 들지 않겠지만 그래도 민주당 정권이 있는 동안에 양국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만들어야 한다.” 노다 요시히코(.. 2012.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