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윤희일의 특파원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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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윤희일의 특파원 칼럼47

형식 얽매인 일본인의 사죄 최근 미국·영국·독일·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 언론인들과 함께 일본인의 ‘사죄’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기회가 있었다. 요즘 들어 일본의 정치인과 연예인 등 유명인은 물론 기업들이 각종 ‘사건’을 일으킨 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잇따라 ‘사죄회견’을 열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었다. 다수의 참석자들이 내린 결론은 일본인들의 사죄는 지나치게 ‘형식’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으며, 알맹이나 진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아오던 아마리 아키라(甘利明·66) 경제재생담당상이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건설회사로부터 각료 재임 중 모두 100만엔(약 1091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각료직을 사임했다. 아마리는 경제재생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업무를 맡아온 아.. 2016. 2. 23.
[특파원칼럼]‘기억교실’과 ‘기억아파트’ 지진·화산·쓰나미·태풍 등 온갖 자연재해와 싸우는 것이 일상인 일본인들은 어떤 일을 할 때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오랜 세월 재해와의 투쟁 속에서 쌓아온 일본의 안전의식과 안전시스템은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107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5년 4월의 JR후쿠치야마(福知山)선 열차 탈선 사고로 ‘안전대국 일본’의 신화는 무참하게 깨졌다. 일본 철도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JR후쿠치야마선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지 만 10년이 지나고도 다시 몇 개월이 흐른 이달 초 새로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사고 열차를 운행한 JR니시니혼(西日本)이 사고 당시 열차가 충돌한 아파트를 영구 보존하기 위한 공사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하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기억’이라는 .. 2016. 1. 29.
[특파원칼럼] 한국의 삼권분립은 어디에 신문은 물론 책도 읽기 어려울 정도로 붐비는 일본의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요즘 들어 읽을거리가 특히 풍성해진 경향신문의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접하는 재미는 색다르다. 특히 기생충학자 서민 교수의 글은 ‘모태 서민’인 나에게 큰 감동과 재미를 준다. 언제나 조용하기만 한 일본의 지하철에서 그의 글을 읽다가 웃음을 터뜨려 주위 사람들의 눈총을 받은 적도 있다. 얼마 전에는 서민 교수의 ‘당연한 일에 감동하는 사회’라는 글을 읽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삼권분립’을 내세우는 것은 몸이 아파 병원에 온 사람을 의사가 진료하는 것처럼 당연한 것인데도 여기에 감동하는 우리 사회를 이야기한 글이었다. 이 글을 읽다가, 이 ‘당연’이라는 말에 나의 눈과 마음이 한참 멈춰섰다. 요즘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2015. 12. 29.
일본과 고래와 국제법 지난해 4월 일본 지바(千葉)현의 최남단 미나미보소(南房總)시에 있는 와다(和田)마을에 다녀온 적이 있다. 와다마을은 일본의 4대 고래잡이 기지 가운데 한 곳이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일본의 고래잡이(조사포경)는 과학적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포경의 중지를 요구하는 판결을 내린 직후여서 마을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마을 관문인 JR와다우라(和田浦)역에는 ‘일본에서는 기원전 2세기부터 포경이 시작됐다’는 내용의 안내판과 고래 관련 사진 등이 많이 전시돼 있었다. 거기에서 만난 상당수 일본인은 자신들이 고래잡이를 하고, 고래고기를 먹는 것은 대대로 이어온 전통이자 고유의 식문화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ICJ의 판결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ICJ의 판결은 일본의 고.. 2015. 12. 8.
[특파원칼럼] 밖으로 드러난 ‘일본의 본심’ 국제무대의 ‘주역’이 되고자 하는 일본의 집념은 끈질기다. 일본은 지난 15일 유엔 총회에서 2년 임기의 새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2016년 1월부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다시 활동하게 된 일본은 비상임이사국 최다 선출 공동 1위였던 브라질(10회)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일본이 노리는 것은 이게 끝이 아니다. 일본은 최종적으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해 해온 ‘기여’를 내세우면서 각국을 설득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투표 후 “일본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광범위한 도전에 맞서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그런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유네스코 .. 2015. 10. 27.
일본사회의 ‘얼굴 없는 폭력’ 일본은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는 사회인가. 최근 이런 의문을 품게 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는 사람, ‘돌출행동’을 하는 사람을 그냥 놔두지 않는 것이 일본 사회의 특징이라고는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고 세계 3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선진국 일본’에서 자행되고 있는 ‘얼굴 없는 폭력’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그저 놀랍고 무서울 뿐이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한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또 해고위기에 놓여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신문사 재직 당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보도한 바 있는 우에무라 전 기자에 대한 협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우에무라는 1991년 아사히.. 2015. 10. 6.
[특파원칼럼]아베 정권의 기본적 가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이 지난 3월 외무성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한국 소개 코너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을 삭제한 바 있다. 당시 일본 정부 안에서는 “한국 사법과 한국 사회에 대한 불신이 (그 배경에)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일본 측이 말하는 ‘한국 사법’은 박근혜 대통령 관련 기사로 한국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문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일본은 그동안 언론의 정당한 보도행위에 대해 사법적 잣대를 대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일본 측이 이를 계기로 ‘언론자유를 탄압하는 한국과는 민주주의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나는 ‘언론자유’.. 2015. 9. 15.
하토야마 사죄와 아베 담화 지난 13일 알고 지내던 일본의 한 언론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큰절’이 갖는 의미를 물었다. 한국 사람들은 어떤 때 큰절을 하는지, 큰절을 할 때의 마음가짐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물었다. 직감적으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큰절을 하고, 일본의 과거 잘못을 사죄한 것과 관련이 있음을 알았다. ‘앉거나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등을 굽혀 머리를 조아려 하는 절’이라는 큰절의 사전적 의미는 물론 하토야마 전 총리의 큰절 사죄를 본 사람은 국적에 관계 없이 그의 진심을 느꼈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도 전달했다. 그즈음 일본 TV의 정보·보도 프로그램들은 하토야마 전 총리의 큰절 사죄를 경쟁하듯 다뤘다. 하지만 대부분은 하토야마 전 총리의 사죄.. 2015. 8. 25.
하토야마 사죄와 아베 담화 지난 13일 알고 지내던 일본의 한 언론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큰절’이 갖는 의미를 물었다. 한국 사람들은 어떤 때 큰절을 하는지, 큰절을 할 때의 마음가짐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물었다. 직감적으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큰절을 하고, 일본의 과거 잘못을 사죄한 것과 관련이 있음을 알았다. ‘앉거나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등을 굽혀 머리를 조아려 하는 절’이라는 큰절의 사전적 의미는 물론 하토야마 전 총리의 큰절 사죄를 본 사람은 국적에 관계 없이 그의 진심을 느꼈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도 전달했다. 그즈음 일본 TV의 정보·보도 프로그램들은 하토야마 전 총리의 큰절 사죄를 경쟁하듯 다뤘다. 하지만 대부분은 하토야마 전 총리의 사죄.. 2015.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