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다 /경향신문 지나간 기획'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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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다 /경향신문 지나간 기획65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3) 독립 50년, '성찰의 시기' 코트디부아르 수도 아비장 교외 코코디에 있는 아비장 국립대학교를 지난달 찾았다. 서아프리카의 중심 대학 중의 하나로 주변국들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오는 이 대학은 유럽의 대학도시들처럼 넓은 부지에 소도시같이 꾸며져 있었다. 고풍스런 건물들 사이에선 뙤약볕을 피해 그늘로 모여든 학생들이 삼삼오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올해는 1960년 ‘아프리카 독립의 봄’ 이후 50년이 되는 해다. 아비장 대학 학생들을 만나 ‘독립 50주년’의 의미와 아프리카의 장래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젊은이들은 “진정한 독립을 이루었는가”라는 질문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통계학과 학생 레옹은 “우리가 쓰는 물건 대부분이 프랑스 것이고, 몇 안 되는 기업들도 프랑스 기술에 의존한다”며 “정치적으로 자유로워졌다고는 하지.. 2010. 5. 4.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2) 성장과 혼란의 도시들 나이지리아 경제중심도시인 라고스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이 거대도시는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상업중심지인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레키 지구에는 정부가 택지를 개발, 고급 주택가를 짓고 있었다. 정원에 수영장이 있는 2층, 3층짜리 고급 주택들이 즐비하고, 대문 앞에는 사설 경비원들이나 집주인의 돈을 받은 현지 경찰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뛰는 물가, 막히는 거리 레키 지구 한쪽에 위치한 샵라이트. 서울의 대형 쇼핑몰들처럼 크진 않지만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서점, 상점들을 갖춘 쇼핑몰이다. 그 안의 대형마트에서는 값비싼 수입 식료품들을 팔고 있다. 이달 초 가봤을 때 망고주스 1000ml 하나가 1300나이라(약 .. 2010. 5. 2.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1) 희망에 들뜬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이다. 지난 15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샌턴 신시가지의 월드컵 입장권 판매소 앞에는 티켓을 구하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운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이었다. 전날 아침 9시에 와 24시간 동안 줄서서 기다린 끝에 결국 표를 쥐고 기뻐하던 타보(22)는 “역대 최고의 월드컵이 될 것”이라며 “남아공에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의 나라에서 열리는 잔치만 구경했던 가나인 이민자 딘 달라스는 “우리 팀이 곧 온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월드컵 기간에는 여러 경기장에서 아프리카 출전국들의 문화를 보여주는 박람회가 열린다”며 “이번 월드컵은 아프리카 전체의 행사”라고 강조.. 2010. 4. 27.
(7) “공동체 삶을 위한 소비… 내가 변화의 주체” ㆍ윤리적 소비를 위한 제언 전문가 좌담 글 김유진·정환보 · 사진 김문석기자 상품의 제조·유통 과정은 물론 기업정신과 같은 이면의 가치까지 고려해 구매하는 ‘윤리적 소비’는 이제 한국에서도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생활협동조합이나 공정무역, 친환경 소비 등의 다양한 윤리적 소비 운동이 시민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출발선에 선 만큼 소비자의 저변을 넓히고 시장을 확대하는 등의 과제도 안고 있다. 경향신문은 기획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한국의 윤리적 소비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전문가 좌담을 열었다. 지난달 25일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좌담은 최근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덕승|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 이덕승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이하 이덕승)=지속.. 2008. 9. 21.
(6)-2 ‘착한 소비자’가 되려면 김유진기자 ‘착한 소비자’가 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환경과 인권을 배려하는 감수성,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결심만 있다면 일상에서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길은 다양하다. 여성환경연대와 icoop생협연합회의 도움으로 윤리적 소비 수칙들을 모아봤다. ■ 친환경적 먹거리를 선택한다 유전자변형식품(GMO)을 먹지 않는다. GMO는 인체에 유해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다국적 기업의 독점 체제를 강화시켜 전 세계 가난한 농민들을 더욱 궁핍하게 한다. 대신 생산자를 배려하는 공정무역 제품을 골라 쓴다. 공장식 축산시스템에서 대량의 곡물 사료로 사육된 소, 돼지, 닭고기를 먹는 것도 자제한다. ■ 친환경적 옷차림을 즐긴다 유행에 따라 한철 입고 버리는 값싼 ‘패스트 패션’은 거부한다. 저.. 2008. 9. 8.
(6)-1 참소비 풀뿌리 ‘생협’ 확산 ㆍ걸음마 뗀 한국의 ‘윤리 소비’ 글 김유진·사진 정지윤기자 지난 7월30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icoop 안산시민들의생활협동조합’ 7월 마을 모임(아래사진)이 열리는 정창숙씨(35) 아파트에 주부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들어섰다. “자, ‘물품 민원’ 시간부터 진행할게요.” 생협 조합원인 주부 10명과 둥글게 둘러앉은 icoop 안산생협의 김은희 사무국장이 운을 뗐다. 생협에서 구입하는 물건의 품질이나 배달 문제 등에 대해 조합원들이 불만과 건의 사항을 나누는 자리다. 조금 비싸고 번거로워도 기꺼이 ‘친환경 먹거리’ 유통 한 주부가 더운 여름철이라 생협의 유기농 제품이 신경 쓰인다고 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오프라인 매장이 너무 붐벼서 불편한데 직원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 2008. 9. 8.
(5)-2 “소비자 아닌 인간 중심의 가치 추구” · 토트네스 변혁 마을 공동설립자 벤 브랑윈 토트네스 | 정환보기자 대안적 삶을 찾아 토트네스를 찾는 영국인들이 늘고 있다. 이곳에서 토트네스 파운드를 발행하는 등 지역공동체 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토트네스 변혁 마을(TTT)’의 공동설립자 벤 브랑윈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브랑윈에게 “토트네스가 윤리적 소비의 모범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일상생활에서 윤리적 소비자가 되려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그는 대뜸 “소비자는 누구를 말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사람에게 ‘소비자’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 자체가 건강하지 않은 사회의 방증이라는 것이다. 그는 “상품에 상표를 붙이는 것처럼 현대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소비자라는 딱지를 붙였다”면서 “사람이 .. 2008. 8. 24.
(5)-1 ‘지역소비’의 유토피아 英 토트네스 ㆍ탄탄한 경제·돈독한 유대 지역화폐 ‘tp’로 산다 토트네스 | 글·사진 정환보기자 “소박하고 아름다운 곳이에요. 평화로운 마을이기도 하지요.” 지난 6월 말 영국 남서부 데본주의 토트네스에서 만난 베스 크레든 할머니의 말이다. 토트네스는 영국의 은퇴 노년층과 보헤미안 스타일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인구 8000여명의 소도시다. 영국 남서부 토트네스의 상점가인 하이스트리트의 주말 풍경. 토트네스는 윤리적 생산·유통·소비를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가파른 오르막길에 형성된 중심가인 토트네스의 하이스트리트에는 ‘윤리적 상점’들이 가득했다.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육류와 식료품을 파는 정육점, 야채 가게, 식당은 물론 공정무역 옷가게들도 여럿 .. 2008. 8. 24.
(4)-2 “원가 부담되지만 지역 농산물 고수” · 도시락 전문 식당 기쓰 우오신’ 사장 가쿠다 마모루 오사카 | 박지희기자 일본에서는 최근 푸드 마일리지를 도입, 적용하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식재료에 될 수 있는 한 지역 토산물을 사용, ‘착한 소비’에 기여하면서 고객들에게 푸드 마일리지의 홍보 대사도 되는 셈이다. 한국에는 생소하지만, 관혼상제 행사용 배달 도시락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쓰 우오신(木津うを新)’의 가쿠다 마모루(角田守) 사장(사진)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가쿠다 사장은 사실 푸드 마일리지를 알기 전부터 지역의 농산물 사용을 선호해왔다.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나고 자란 채소를 먹는 생태계의 순환이 사람의 품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철학 때문이다. 그는 “이 같은 생각을 정리하고 조사하다보니 푸드 마일리지에도 닿.. 2008.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