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잡는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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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잡는 시진핑

by 경향글로벌칼럼 2014. 6. 3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일 모레 한국을 방문한다집권 2년차를 맞고 있는 시 주석은 중국에서 요즘 마오쩌둥에 비견될 정도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파죽지세로 당과 정부의 권력을 장악해 가고 있는 시 주석의 행보를 알아본다.

시 주석은 2012년 11월 공산당 제18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와 2013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거치면서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국가주석 자리에 올랐다군 통수권을 예상보다 일찍 물려받았지만 그때만 해도 중국인들은 총리를 맡은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와 함께 어느 정도는 권력을 분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집권 1년여가 지난 지금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시 주석이 권력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게 곳곳에서 확인된다지난 13일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앙재경 영도소조 조장을 맡고,리 총리는 부조장을 맡았다고 보도했다정치와 외교는 주석이경제는 총리가 맡는다는 기존 관례가 무너진 셈이다.

-당초 시 주석은 취임 당시 화합을 중시하는 덕장으로 평가받았는데권력이 집중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신설하기로 결정된 국가안전위원회 주석과 중앙전면심화개혁 영도소조 소장 자리도 꿰찼다개혁영도소조 조장은 리 총리가 맡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이 많았는데 역시 빗나갔고시 주석이 직접 챙겼다인터넷 강국을 만들겠다며 출범한 인터넷 안전정보화 영도소조 조장도 시 주석이 맡았고국방 개혁을 위한 소조 조장도 시 주석이 겸직하고 있다앞으로 문화분야 소조 등으로 시 주석의 장악력이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중국은 여러 소조를 두고 상무위원들이 나눠서 책임을 분담해왔다하지만 지금대로라면 시 주석의 ‘1인 독주라고 봐야할 듯시 주석의 권력 장악 정도가 덩샤오핑을 뛰어넘는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시 주석 어록을 학습시키는 것을 비롯해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있다.

시 주석의 어록과 해설집이 출간되고 이를 철저히 학습하라는 지시가 각 기관에 내려가는 등 선전작업이 한창이라고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是) 6월호는 시 총서기의 생각은 이제 당과 국가의 지침으로 간주되고 있다라고 규정했다. ‘시쩌둥이란 표현이 회자되고 있다는 점은 시 주석이 절대권력을 휘둘렀던 마오쩌둥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권력 강화가 가능했던 배경은.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는 8대 혁명원로인데다 시 주석 본인의 군부 내 인맥이 탄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권력기반이 넓은 것도 있고당내 각 계파가 기득권 집단을 타파하고 개혁을 이루려면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는 것 같다당 지도부 내에서 후진타오 주석 시절 집행력이 너무 약했다는 반성이 나왔고그래서 이를 시 주석에게 권력을 몰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강조해 온 것이 2020년까지 관리 체계와 관리능력을 현대화한다는 것이고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중 하나가 바로 집행력 강화다개혁을 위해서는 권력이 더욱 집중돼야 한다는 데에 지도부 내 공감대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권력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결국 독재로 갈 우려가 있지 않나.

시 주석의 권력집중에 이론적 바탕을 제공하고 있는 사람은 왕후닝 정치국원으로 알려져 있다왕후닝은 개혁은 중앙권력의 집중을 필요로 한다는 신권위주의 이론을 주창해 왔다하지만 신권위주의의 폐해를 우려하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방에서는 중국의 권력 강화가 위험수위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시 주석은 개혁이 장기적으로 불러올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겉으론 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중국 당국은 언론 검열을 강화하고 개혁파 지식인을 탄압하고 있으며인터넷 여론 통제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함께 또 다른 축으로 진행되는 것이 공산당의 부패 척결인데어떻게 돼가나.

중국 공산당이 오늘 창당 93주년을 맞았다공산당의 요즘 화두는 반부패다특히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5세대 지도부가 거물 부패 정치인이른바 호랑이 사냥을 어느 정도나 할 것인가가 관심사다현재 처벌 대상에 올라 있는 최우선 타깃은 한때 권력 서열 9위였던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정법위원회 서기)이다그는 후진타오 주석 시절 사법과 공안을 장악권력 분점체제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그러나 부패척결 대상으로 몰리면서 그의 권력기반이었던 석유방(석유산업 관련 파벌)과 쓰촨방(쓰촨성 인맥)은 초토화됐다그의 친인척측근 관리 300여명이 구금돼 있다.

-저우융캉은 지금 체포됐나.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저우융캉도 체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저우융캉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상무위원이었기 때문.저우융캉이 사법처리되면 상무위원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공산당의 불문율이 깨지게 된다즉 저우융캉 사법처리는 부패를 없애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잣대라고 볼 수 있다홍콩 빈과일보는 지난달 23일 고위 공직자 사정작업을 맡고 있는 왕치산 중앙기율위원회 서기가 한달 넘게 공개석상에서 보이지 않는다면서 저우융캉 처리라는 중대 임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리펑 전 총리 일가도 거론되던데.

리펑 일가와 측근은 중국의 전력업계를 장악하고 있어 수많은 부패 연루 의혹을 받아왔다리펑 총리의 딸과 아들이 중앙기율위 조사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리펑 본인까지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는장쩌민 전 주석이 동의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됐다리펑은 장쩌민 시절의 인물. 장 전주석은 여전히 중국 정계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당초 일각에선 시 주석의 부패 청산이 집권 초기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이런 시각이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시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심지어 2007년 시 주석을 차기 지도자로 밀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쩡칭홍 전 부주석조차도 부패척결 대상으로 거론된다시 주석 체제의 이런 움직임계속 중국 지도부의 변화를 불러올 듯다만 태자당상하이방칭화대 동문 등 각종 인맥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현 상황을 시 주석이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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