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 강제 시행 앞둔 중국, 각양각색 쓰레기통으로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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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강제 시행 앞둔 중국, 각양각색 쓰레기통으로 독려

by 경향글로벌칼럼 2017. 7. 28.

‘화분형 쓰레기통’ ‘말하는 쓰레기통’ ‘태양열 쓰레기통’….

한 해 2억t에 가까운 생활쓰레기를 배출하는 중국은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분리수거를 강제로 시행하고 2020년까지는 주요 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은 2000년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분리수거를 시행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강제 시행이 다가오자 중앙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각 지방정부는 갖가지 쓰레기통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주민들의 비판도 나온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나비 쓰레기통(위 사진)은 모양은 예쁘지만 청소하기가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장성 닝보시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점수를 적립해 준다. 중국 닝보망

신식시보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시에는 ‘화분형 쓰레기통’이 등장했다. 위쪽에 녹색 식물을 심어 놓아 멀리서 보면 마치 화분으로 보인다. 지역 환경위생관리감독 기관이 직접 디자인한 쓰레기통은 현재 안개꽃 등 3가지 식물을 심었지만 향후 1∼2개월에 한 번씩 바꿔 심을 계획이다.

 

항저우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말하는 쓰레기통’이 놓였다. 센서가 설치돼 사람이 다가가면 뚜껑이 자동으로 열리고 “음식물 쓰레기는 녹색, 기타 쓰레기는 황색 쓰레기통에 넣어주세요. 분리수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안내말이 나온다.

 

앞서 충칭시는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한 에너지 절약형 쓰레기통을 선보였고, 닝보(寧波)시는 QR코드를 이용한 쓰레기 재활용 제도를 실시해 정확히 분류하면 점수를 적립해준다.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 등장한 나비 모양 쓰레기통은 비싼 가격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흰색 몸체에 야광 나비 모양으로 설계된 쓰레기통은 외관은 아름답지만 내부를 청소하기 어렵다. 지역 언론은 개당 5000위안(약 82만원)이나 하는 쓰레기통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우창구 당국은 “새 쓰레기통을 소중히 아껴 쓰자는 마음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걸 강조하려다 잘못된 보도가 나갔다”며 개당 1400위안(약 23만원)이라고 밝혔다.

 

지방정부들은 벌금 부과 등 제도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 독려에도 나서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5년 중국 246개 중대형 도시 연간 생활쓰레기 배출량은 1억8564만t에 이른다.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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