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베 총리의 도 넘은 내정 간섭 발언을 규탄한다
본문 바로가기
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아베 총리의 도 넘은 내정 간섭 발언을 규탄한다

by 경향글로벌칼럼 2018. 2. 12.

평창 동계올림픽을 축하하러 왔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한 목적에 어긋나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아베 총리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며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문제는 우리의 주권 문제이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며 “총리께서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전 강원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적절한 대처로 정상회담이 파행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베의 발언이 부적절한 발언이며 도를 넘은 내정 간섭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가 일본에도 중요한 현안이지만 한·미 군사훈련은 어디까지나 한국과 미국 사이의 일로 일본은 당사자가 될 수 없다. 남북대화의 진정성 역시 전적으로 한국이 판단할 일이다. 일본이 나서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주제넘는 참견에 불과하다. 일본은 10년 만에 재개된 남북대화가 영 반갑지 않은 것 같다.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유사사태 발생 시 한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의 대피와 안전확보에 대해 연대하자고 말한 것도 불편하다. 한국의 어려움을 돕기는커녕 자국 잇속만 챙긴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아베 총리의 외교적 결례는 이뿐 아니다. 지난 9일에는 문 대통령이 주재한 평창 올림픽 리셉션에 30여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그는 올림픽 개회식에도 참석했지만 다른 하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낼 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평창 올림픽을 축하하러 온 건지, 방해하러 온 건지 알 수가 없다. 한국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다. 한국의 운명이 걸린 북핵 위기 국면에서 아베 총리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한국인들이 똑똑히 지켜보고 기억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