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LBM 실험에 5차 핵실험 징후까지, 끝없는 북의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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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SLBM 실험에 5차 핵실험 징후까지, 끝없는 북의 도발

by 경향글로벌칼럼 2016. 4. 24.

북한이 그제 동해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1발을 기습 발사했다. 올해 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도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각종 미사일 발사와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에 이어 이번에 잠수함에서 은밀히 발사되는 최신 무기를 시험한 것이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긴밀한 협력하에 유엔 안보리 등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지난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30 유엔 지속가능개발 목표 고위급회의 연설’에서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종식시킬 것을 요구한다”며 “이제 남은 것은 오직 하나,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다음달 36년 만의 노동당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결속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5차 핵실험이 당대회 전 현실화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는 것은 고립을 심화시키고 국제사회의 응징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또 북한의 멈출 줄 모르는 도발은 주변국들의 대북 강경 조치는 물론 정세 불안을 불러온다. 벌써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시 한·미·일이 대북 원유 수출을 전면 차단하는 유엔 안보리 제재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온다. 한반도 정세가 이 지경에 이른 건 민생 개선을 외면하고 핵개발에 집착하는 북한 탓이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이 북한만의 몫은 아니다.

북한, 잠수함 미사일 시험발사 모습 공개…김정은 참관_연합뉴스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획기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리수용 외무상이 23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과 군사훈련을 몇년 만이라도 중단하면 북한도 핵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의 이 같은 제안이 처음도 아니고 한·미 양국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뻔히 알면서 반복했다는 점에서 추가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용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1992년 1월 노태우 정부의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 발표를 전후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합의했던 역사가 있다. 당시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 가입과 핵사찰 수용도 전격 결정했다. 정부는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유예나 규모 축소 같은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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