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주한미군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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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여적]주한미군사령관

by 경향글로벌칼럼 2016. 5. 13.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최고사령관으로 취임한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할리 데이비슨광이었다. 붉은 두건에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모터사이클 ‘할리 데이비슨’(할리)을 탄 스캐퍼로티 장군의 모습을 그려보면 유쾌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한국에서 볼 수는 없었다. 한국이 분쟁지역이라는 이유로 할리를 가져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휴일이면 서울 시내 오토바이 가게에서 눈요기만 했던 그는 나토 사령관으로 가면 가장 먼저 할리를 타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할리를 사랑하는 것만큼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용산기지를 방문해 그를 등에 업는 장면을 연출했을 때도 매우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며 업무를 보는 한국군에 대해서도 경멸에 가까운 시선을 던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기지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열린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이·취임식에서 빈센트 브룩스 신임 사령관(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_연합뉴스

빈센트 브룩스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임자와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기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며 취임사를 시작했다. 이어 “아내와 저는 수많은 기억을 안겨준 이 땅, 한국에 돌아와 새로운 직책을 맡게 돼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다시 애국가를 듣고 한·미 장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서 있으니 기쁨이 벅차오른다”고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브룩스 장군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는 게 행사 참석자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과거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 한국어 배우기에 열중했던 브룩스 사령관은 토머스 밴달 미8군사령관에게 “한국어를 얼마나 배웠느냐”고 묻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그 는 지난 12일 취임 이후 첫 외부 공개활동으로 판문점 등을 시찰하면서 “(북한과의) 대화와 조율은 계속될 필요가 있으며 그 같은 일(대화)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주한미군사령관은 모자가 3개다. 유엔군사령부 사령관,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을 겸직하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희망하는 발언은 3개 모자 중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유엔군사령관의 입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향후 활동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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