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평화상은 누가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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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벨평화상은 누가 받을까

by 경향글로벌칼럼 2011. 9. 28.
-곧 있으면 노벨상 시즌. 올해 노벨평화상엔 ‘아랍의 봄’ 주역들이 받을 가능성.
이집트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몰아낸 것은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운동을 촉발시킨 주역들은 있었죠. 경찰 폭생에 숨진 반부패 활동가 사건에 항의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던 와엘 고님, 그리고 카이로의 봄을 주도한 청년단체 ‘4·6 청년운동’을 만든 이스라 압둘 파타, 튀니지 시민혁명을 이끌었던 블로거 리나 벤 멘니 등등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수상자가 발표되는 건 한국시간 10월 7일 저녁일 텐데요. 로이터는 “노벨평화상이 아랍의 봄을 선택할 지 모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집트 카이로 도심의 타흐리르 광장에 8일 운집한 수십만명의 군중 | 2011.2.9.| 경향신문DB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 쪽 분위기는? 수상 가능성이 어느 정도나 되는 건지.
얀 에겔란드 전 노르웨이 외교부 차관은 “노벨위원회가 올해 국제사회의 최대 이슈를 반영하고자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습니다. 아랍 민주화혁명이 올해 지구촌을 흔든 가장 큰 사건이라는 점에야 이견이 없을 것 같은데요. 오슬로 평화연구소 크리스천 하프비켄 소장도 “아랍의 봄이 노벨위원회의 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벨위원회 관계자도 올해 후보 중 아랍 민주화혁명과 관련된 사람들 몇몇이 포함돼 있다는 점은 확인했습니다만, 늘 그렇듯이 후보자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30일 열리는 최종회의에서 수상자를 정한다고 합니다.

-또다른 후보는 누가 있는지. 
올해 평화상 후보에는 개인 188명과 54개 단체가 추천돼 사상 최고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25만건을 공개한 위키리크스도 후보에 올랐다고 하는데, 노벨위원회가 미국 등 각국의 거센 비판을 부를 게 뻔한 상황에서 위키리크스에 상을 줄지는 미지수. 독일 통일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등도 후보라고 하고요. 
하지만 어떤 경우가 됐든 노벨평화상 뒤에는 늘 말이 많습니다. 지난해에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에게 상을 줬다가 류샤오보는 시상식에도 못 오고, 중국과 엄청난 마찰을 빚었더랬죠. 그 전해인 2009년에는 아직 어떤 성과도 거두지 않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상을 주어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노벨위원회 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노벨상 여러 부문 중 유독 평화상만은 스웨덴 한림원이 아닌 노르웨이 측이 결정합니다. 이유는 알프레드 노벨이 1895년 작성한 유언장에서 평화상은 노르웨이에 맡기라고 명시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노르웨이는 독립국가가 아닌 스웨덴령 자치지역이었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위원장 포함 5명의 멤버로 구성되고 임기는 6년입니다. 통상 매년 2월까지 후보 추천을 받고, 그 명단을 압축해서 노벨위원회 위원들과 상임자문위원들이 검토를 하죠. 만장일치가 이뤄질 때까지 위원들이 토론해서 정합니다.
또한 수상자가 한번 정해지면 어떤 논란이 일든 위원들은 공개적으로 개인의 입장을 밝혀선 안 됩니다. 후보 명단도 50년이 지나야지만 공개할 수 있고요. 초창기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 국회의원들로 구성됐는데, 정치바람을 너무 많이 탄다는 비판 때문에 1977년부터 독립기구로 바뀌었습니다. 현직 의원들 겸직도 금지됐고요. 
하지만 지금도 노르웨이 정치인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평화상 수상자들은 어떤 정치적 행위에 대해 상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스웨덴 한림원 홈페이지의 평화상 설명에도 “노벨평화상은 정치적인 상(A Political Prize)”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현 노벨위원회는 좌파 성향이라던데.
현 위원들은 2009년 이래로 그대로인데, 투르뵤른 야글란트(61) 위원장을 뺀 나머지 4명의 위원들이 모두 여성이고 좌파 정당 소속 정치인들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야글란트 위원장은 사회주의인터내셔널(SI) 부의장을 지냈고, 유럽의 대표적인 좌파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외무장관과 노동당 대표를 거쳐 1996~97년 한 차례 총리를 지내기도 했고요. 유럽의 반 이슬람 분위기를 비판하는 국제주의자에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입니다. 
카치 쿨만 피베라는 기업인 출신 보수당 정치인 한 명만 빼고, 위원장과 나머지 위원 3명은 모두 좌파 정당 소속이어서 야글란트 위원장과 성향이 비슷합니다. 성향으로 보아선 아랍 혁명에 상을 주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각국 눈치 보지 않고 위키리크스에 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때문에 뿔난 중국은 얼마전 자기네 나름의 평화상을 만들었죠.
예, 노벨평화상 대안 격으로 지난해 공자평화상이라는 걸 만들어서 얼마 전 1회인 올해 수상 후보자들을 공개를 했는데요. 티베트 불교 2인자인 판첸라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을 후보에 올려놨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판첸라마는 달라이 라마에 이은 2인자인데, 현재의 판첸 라마는 2006년 중국 정부가 임명한 인물이고요. 또 부패, 성폭행 등을 저지른 것으로 이미 판명난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얼마전 장기집권 틀을 닦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등등을 후보에 올렸습니다. 중국 측 설명에 따르면 공자평화상은 각계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후보를 선정했다고 하네요. 
매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12월 10일에 열리는데, 그 전날인 12월 9일 공자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상금은 10만위안(약 1700만원)인데 상을 신설한 계기로 보나, 후보 선정 기준으로 보나, 노벨평화상의 대안으로서 권위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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