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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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15

아베 특파원 2014년 4월 일본으로 부임할 때 새로 받아온 노트북 컴퓨터의 자판 중에 ‘ㅇ’과 ‘ㅂ’ 부분이 유난히 반질반질하다. 풋, 웃음이 나온다. ‘아베’라는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얼마나 두드려댔으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임 첫날 쓴 첫 기사에도 그의 이름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렇다. 나는 ‘도쿄특파원’이 아니라 ‘아베특파원’이었다. 돌이켜보면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본은 ‘아베의 세상’이다. 2012년 말 다시 총리 자리에 오른 그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2013년 말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아베 극장’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고노담화의 뼈를 발라낸 아베담화, ‘전쟁하는 나라’로 가는 길을 닦기 위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그리고 이를 반영한 안보법 제정 등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 2017. 3. 29.
번지수 틀린 아베의 신경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경제규모가 세계 1·3위인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캐나다·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TPP가 자국 경제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협정에 온갖 힘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핵심파트너인 미국 쪽의 상황이 급변했다. 오바마의 뒤를 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하자마자 TPP 탈퇴를 선언해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와 트럼프가 지난 주말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아베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에게 강력한 항의를 해야 맞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12개 나라가 그 긴긴 나날 머리를 맞대고 협의한 것을 하루아침에 없었던 일로 하자는 것은 말.. 2017. 2. 15.
[사설]소녀상 철거 때까지 대사 복귀 안 시키겠다는 아베 일본 정부가 부산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지난달 9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귀국시킨 지 한 달이 되었다. 1~2주 만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사의 귀임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년이든, 반년이든 상관없다. 소녀상 철거 때까지 안 보낸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이 주일대사 소환으로 대응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일관계가 어디까지 악화될 것인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한·일관계의 역사에 비춰볼 때 주한 일본대사의 한 달 공백은 이례적이다.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으로 양국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무토 마사토시 대사가 본국으로 소환됐지만 12일 만에 복귀했다. 2005년 독도 영유권 주.. 2017. 2. 8.
아베가 소녀상을 세운다면 평화의 소녀상. 옛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는 의미와 함께 앞으로의 인류사에서 위안부 문제와 같은 비극이 재발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소녀상이 한국은 물론 미국·호주 등 해외 곳곳에 자꾸만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의 일본총영사관 앞에도 설치됐다. 일부 지방의원들은 독도에도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소녀상을 볼 수가 없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일본에도 소녀상이 딱 하나 있기는 하다. 조각가 김서경·김운성씨 부부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 때 맨 처음 제작한 소녀상이 현재 도쿄에 있다. 김씨 부부가 ‘소녀상의 원형’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소녀상은 그러나 언제 어디서 가해질지 모르는 테러의 우려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채 누군가의 집 서재 등에 숨겨져 있.. 2017. 1. 25.
세월은 아베 편인가 “만주사변으로 시작한 전쟁의 역사를 충분히 배우고, 앞으로 일본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지금 무척 중요하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2015년 1월1일 ‘신년소감’에서 내놓은 이 말은 일본 국내외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일본이 과거 일으킨 전쟁이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향후 평화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중요함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 역사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을 선명하게 드러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대한 일종의 견제로 풀이되면서 한국·중국 등 주변 국가로부터도 큰 관심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은 일왕이 일본의 패전 70주년이 되는 시점을 앞두고 만주사변을 언급한 것에 특히 주목했다. 만주사변은 1931년 일본이 중국 동북지방을 침.. 2017. 1. 4.
[사설]아베, 오바마 승인받았다고 끝난 게 아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를 언급했지만, 진솔한 사죄를 하지는 않았다. 그는 영어로 한 연설에서 “전후에 우리는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의 느낌을 갖고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깊은 반성’은 일본어 연설문에서 ‘통절한 반성’으로 표현됐다. 그가 진정 사죄의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 이렇게 이중표현을 구사하는 기교를 부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아시아 국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 우리 행동들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된다”는 추상적인 말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주변국을 침략하고 식민지 지배하며 수많은 사람의 인권, 생존권을 빼앗은 행위는 결코 ‘우리 행동’이라는 모호한 말로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를 정리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기준은.. 2015. 4. 30.
[시론]‘아베 시대’ 한·일관계 풀 열쇠 14일 일본에서 중의원 선거가 있었다. 예상대로 자민당이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반수가 넘는 위원을 확보할 수 있는 291석이란 절대적 안정 의석을 획득하였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의석까지 합하면 전체 의석 475석 가운데 326석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한국과 중국 측이 가장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개헌할 수 있는 317석을 넘어선 것이다. 반면에 자민당을 견제해야 할 제1야당 민주당의 성적표는 정말 초라하다. 당대표가 선거에서 탈락하고, 간 나오토 전 총리는 지역구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에게 져 비례대표로 겨우 의원 자격을 유지하게 되었다. 민주당은 과반수를 밑도는 사람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데 그쳐 정권교체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조차 없었다. 194곳에서 ‘유신의 당’과 후보를 단일.. 2014. 12. 15.
[사설]아베, 한·일 정상화 50년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압승은 한·일관계, 나아가 동북아 안정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아베 총리의 승리가 자민당에는 반가운 일이겠지만, 주변국에는 불길한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선거에서 패배했더라면 주변국과의 갈등을 조장해온 외교정책을 성찰하며 화해를 적극 고민할 수 있었던 기회를 그의 승리가 앗아갔기 때문이다.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지 않은 그의 권력을 재확인한다는 건 한마디로 한국에 대한 일격이나 다름없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동아시아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이를 견제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는 일본의 아베 총리가 각각 내부 권력을 강화하는 현상은 화해보다 갈등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아베 총리의 승리가 일본에.. 2014. 12. 15.
[아침을 열며]일본의 정치시계는 다시 ‘과거’로 갔다 2009년 7월21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나가타초에 있는 민주당 본부는 들뜬 분위기로 술렁거렸다. 중의원 해산 선포를 불과 2시간 앞둔 시각, 중·참의원 양원 총회에 모인 의원들의 눈빛에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연일 계속된 선거 유세로 새카맣게 얼굴이 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민주당의 승리는 확실시됐고 하토야마 대표는 차기 총리로 유력한 상황이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자민당을 크게 앞서고 있었다. 하토야마는 흔들림 없는 표정과 차분한 어조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번 선거가 정치주도의 새로운 일본을 일으킬 커다란 혁명적 총선이란 사실을 명심하고 역사적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장내에서는 일제히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해 8월30일 치러진 총선에서 .. 2014.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