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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0

‘레이와’의 일본 왕실 지난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를 대내외에 선포한 ‘즉위례 정전의식’은 ‘레이와(令和·현 일왕 연호)’ 왕실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의식이었지만, 일본 왕실이 껴안은 문제를 새삼 부각시켰다. 이른바 ‘안정적인 왕위 계승’ 문제다. 의식이 치러진 왕궁 내 풍경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일왕의 옥좌인 ‘다카미쿠라(高御座)’ 왼쪽에 동생 후미히토(文仁·53)를 비롯한 아키시노미야(秋篠宮) 일가 4명이, 오른쪽엔 휠체어를 탄 작은 아버지 마사히토(正仁·83) 등 히타치노미야(常陸宮), 미카사노미야(三笠宮),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일가 7명이 섰다. 1990년 아키히토(明仁) 일왕 때 남성 왕족 6명, 여성 왕족 7명이 좌우로 선 것과 대비된다. 의식에 참가할 수 있는 성인 남성 왕족이 2명밖에 없는.. 2019. 10. 29.
[사설]미국의 잇단 GSOMIA 복원 압박, 부당하다 미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놓고 한국 정부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2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GSOMIA는 미국과 일본에, 그리고 한국에도 유익하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GSOMIA 종료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미국이 (한·일 갈등을) 중재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경제 문제가 안보 문제로 파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도 “한국이 GSOMIA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재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달 23일 효력이 종료되는 GSOMIA를 유지하라고 미 국무부와 .. 2019. 10. 29.
[사설]북한, ‘금강산관광’ 대면 회담 제의 수용해야 정부가 28일 북한의 금강산지구 남측 시설 철거 요구에 대해 금강산에서 당국 간 실무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남북이 일단 만나 북측이 요구하는 시설 철거뿐만 아니라 금강산관광 재개 방안까지 함께 논의해보자는 취지다. 북한은 지난 25일 보낸 통지문에서 금강산지구에 들어와 시설을 철거하라며 실무적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하자고 한 바 있다. 하지만 문서를 주고받는 형식으로는 금강산관광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실무회담을 역제의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관계의 모든 현안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금강산관광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 기업의 재산권에 대한 일방적 조치는 국민 정서에 배치되고 .. 2019. 10. 29.
[정동칼럼]위기의 트럼프와 북핵협상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동료 중 한 명이 그의 재임기간에 어쩌면 내전(civil war)이 발생할지도 모르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때는 “설마 그럴 리가?” 그렇게 가볍게 농담조로 넘겨 버렸다. 요즘은 그 설마가 현실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국 국내정치의 갈등이 심하다. 알려진 것처럼, 미 민주당 주도의 하원이 지난 9월 말 공식적으로 트럼프에 대한 탄핵 조사를 시작했고, 이에 맞서 트럼프는 자신이 탄핵당하면 내전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하원(House)의 과반수가 넘는 민주당 의원들은 이미 트럼프 탄핵에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문제는 상원(Senate)인데, 최소 20명 정도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찬성해야 탄핵이 통과된다. 현재로선 난망한 일이다. 하지만 .. 2019. 10. 25.
[사설]금강산관광의 문 닫혀선 안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교류의 상징인 금강산의 남측 시설에 대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진다”면서 철거를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됐다면서 남북 경제협력 사업으로 금강산관광을 추진했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금강산이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는 한마디로 금강산에서 남한의 흔적을 지우겠다는 것이어서 충격과 유감을 금할 수 없다. 이는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2019. 10. 24.
[사설]새 일왕 즉위, 주변국과 ‘아름다운 조화’ 이루는 계기 돼야 지난 5월1일 즉위해 레이와(令和)시대를 연 나루히토 일왕이 22일 대내외에 즉위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세계 평화와 헌법 준수 의지를 밝혔다. 나루히토 일왕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일본 주요 인사와, 이낙연 국무총리 등 170여개국 축하사절이 참석한 가운데 도쿄 고쿄(皇居)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바라며 국민에 다가서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국과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임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상왕이 30년간 재위하는 동안 “항상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바라시며, 어떠한 때에도 국민과 고락을 함께하면서 그런 마음을 자신의 모습으로 보여주신 것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나루히토 일왕은 길지 않.. 2019. 10. 23.
한자 문맹과 ‘화성어’ 중국 인민해방군은 건군 92년 동안 네 차례 전군운동회를 열었다. 첫 회는 건군 25주년을 맞은 1952년 8월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출전한 선수만 1800명, 관중은 7만명에 달했다.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같은 국가 지도자까지 참석한 이 운동회에는 기괴한 규칙 하나가 적용됐다. 달리기 선수들이 신호총 소리가 아니라 ‘글씨’로 출발한 것이다. 출발선에 쪼그려 앉은 선수들은 규정된 글씨를 올바로 쓴 것을 확인받은 후에야 달릴 수 있었다. 달리기 실력이 아니라 한자 수준으로 순위가 갈린 셈이다. 이런 규정이 만들어진 이유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문맹’이었기 때문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직후 5억5000만명 인구 중 80%에 해당하는 4억명이 문맹이었다. 1953년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문맹탈출’ 기준을.. 2019. 10. 23.
[여적]중국의 바오류(保六) 붕괴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연 10%를 넘나드는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해왔다. 오랫동안 두 자릿수 성장은 당연한 것이었다. 중국 당국은 1998년부터 이른바 바오바(保八)정책을 펼쳤다. ‘경제성장률을 8%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숫자 8을 좋아한다. 발음이 부를 축적한다는 파차이(發財)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도 중국의 고도성장은 이어졌다. 2007년에는 14.2%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2년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은 권력이양을 앞두고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바오바를 폐기하고 7% 성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사회양극화와 불균형성장을 방치한 채 양적 성장에 매달릴 경우 자칫 그동안 쌓아왔던 경제과실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리커창 총리는 2015년 본격적.. 2019. 10. 21.
[사설]일본, 한·일관계 회복 의지 있나 꽉 막혀 있던 한·일관계를 풀어 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22일 일왕 즉위식 참석차 방일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자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서가 될지 구두메시지 형태가 될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 총리가 24일 아베 총리와 면담하면서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할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가 만나는 시간은 10~20분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 시간이라면 ‘한·일관계를 회복하자’는 메시지 전달에서 더 나아가기 어렵다. 정공법은 아무래도 정상회담일 것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정부가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정상회담을 다음달 국제회의에 맞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2019.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