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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2

[사설]북한 또 발사체 도발, 협상판 깨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북한이 28일 오후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달 31일 평안남도에서 같은 발사체를 발사한 지 28일 만이며, 올해 들어 13번째 발사다. 그동안 세 차례 시험에서 실패한 연속사격 성능을 이번에는 입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은 이례적으로 작전부장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한 뒤 군사적 긴장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의 의도는 미국과 남측을 강하게 압박해 북·미 회담을 촉진하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달에만 군 관련 행사를 세 번이나 했고, 다시 발사체까지 쏘았다. 지난 25일에는 김 위원장이 연평도 포격 9주기(11월23일)에.. 2019. 11. 29.
한반도에 드리운 ‘연말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한·미동맹 재설정론’을 꺼냈다고 한다.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지금보다 5배 더 많이 받아내라는 ‘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비건 지명자가 워싱턴을 방문한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미동맹 재설정론을 제기할 때 의도한 범위를 넘어서는 말이겠지만, 한·미동맹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질서가 전환기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동북아 안보질서 전환을 가져올 각종 사안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연말에 중대한 고비를 맞는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올해 말을 시한으로 설정했다. 북한은 최근 미국이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요구에 대.. 2019. 11. 27.
[사설]중국은 홍콩 시민의 민주주의 요구 존중해야 홍콩 구의원 선거 결과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범민주 진영이 전체 452석 가운데 389석(86.1%)을 획득하는 등 압승을 거뒀다. 반면 중국 중앙정부를 지지하는 친중파는 60석(13.1%)을 얻는 데 그쳤다. 4년 전 치러진 선거 때와 정반대 결과로 해외 유학생들까지 급거 귀국해 투표하는 등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이런 혁명을 이뤄냈다. 반면 중국이 강조한 ‘친중 숨은 표’는 없었다. 친중파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홍콩 정치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홍콩 시민들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홍콩 시민들의 뜻은 분명하다.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억압한 홍콩 정부 및 중국 중앙정부를 심판함으로써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를.. 2019. 11. 26.
[정인진의 청안백안 靑眼白眼]일본의 망상과 불안 해체되기 전의 유고연방 헌법은 “유고가 적국에 항복하는 문서는 이 헌법에 의하여 무효다”라고 선언하였다. 나치 독일에 끈질기게 항전한 유고 국민들의 결기가 보인다. 적국에 항복한 후 이런 헌법 조항을 만든 나라도 있다. “(…) 국권의 발동에 의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육·해·공군 및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 1945년 패전 후 만들어진 일본 헌법 제9조다. 누가 읽어도 무력을 행사하지 않기로 작정한 듯하지만, 실상 이 나라는 이름만 자위대일 뿐 세계 5위의 전력을 가진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아예 자위대의 설치 근거를 명문화하.. 2019. 11. 25.
[사설]북한, 더 조건 달지 말고 대화 나서야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19일 담화를 내고 “조선반도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며 미국은 비핵화 협상에 대해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김영철 위원장은 “조미(북·미) 사이에 신뢰구축이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전날 내놓은 담화와 거의 동일한 메시지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도 내달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 대화는 열리기 힘들게 되어있다”고 이날 밝혔다. 한·미 당국이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 2019. 11. 20.
총리와 ‘야유 장군’ ‘#공산당은 나다’, ‘#공산당은 동료다’. 지난주 일본 트위터에서 이런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확산됐다. 일본공산당 지지자들이 올린 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은 공산당 지지자가 아니지만 “공산당과 주권자를 우롱하는 움직임에 반대한다” “이론(異論)을 말했다고 딱지를 붙이는 데 반발한다” 등의 글들이 잇따랐다. 계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유’ 때문이다. 지난 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입헌민주당 스기오 히데야(杉尾秀哉) 의원이 2016년 방송국에 전파 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고 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의 발언에 대해 질문할 때였다. 각료 좌석에 앉아 있던 아베 총리가 실실 웃는 얼굴로 스기오 의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공산당”이라고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자신과 다른 의견.. 2019. 11. 19.
[여적]중국군 대테러부대 중국에는 인민무장경찰부대가 있다. 중국인들이 ‘우징(武警·무장경찰)’이라 부르는 이 부대는 경찰이 아니라 군대다. 무장경찰은 인민해방군의 전국 5대 전구(戰區)에 편제되어 군의 지휘를 받는다. 맡은 역할은 국가시설 경비, 군 기강 단속, 시위·폭동 진압, 대테러작전 등으로 폭이 넓다. 한국의 특수부대, 헌병대, 전투경찰을 합한 부대라 할 수 있다. 군대이면서 일반 군과는 다른 중국의 특수군대가 무장경찰이다. 중국 무장경찰의 부대 이름은 표범, 독수리, 호랑이 등 맹수에서 따온 게 많다. 예컨대 ‘쉐바오(雪豹) 돌격대’는 인민무장경찰 베이징시총대 예하 특수부대의 이름이다. 쉐바오 돌격대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테러방지 임무를 수행하며 일반인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신장위구르자치구에 파견돼 대테러 훈.. 2019. 11. 19.
[세상읽기]북한 비핵화와 그 적들 북한 비핵화 꿈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날 듯하다. 지나치게 낙관했거나 성급했던 까닭에 남·북·미 모두 비핵화 길(로드맵)에서 어긋났다. 북한 비핵화라는 거대한 담론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작금의 한반도 안보 상황이 야기하는 (조선인민군이 오래전 한반도에서의 다음 전쟁은 재래식전쟁이 아닌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것처럼) 위협과 불확실성은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작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빠르게 순항했다.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까지 개설되자(2018·4·20) 장삼이사들은 남북한 두 정상이 언제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일주일 후 판문점(4·27)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 2019. 11. 19.
[아침을 열며]“우리 모두 이 땅에서 사라질 것이다” 꿈인가 생시인가. 아마존 숲이 눈앞에서 불타고 있었다.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고, 나무 타는 냄새가 주변에 그득했다. 지난 밤 불길이 할퀴고 간 산등성이는 검게 그을려 있다. 황망한 기분 탓에, 난데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럼, 타잔과 치타는 이제 거리로 나앉게 되나?” 옆에서 화재 현장을 지켜보던 한 사람은 “ ‘지구의 허파’가 불타고 있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아뿔싸! 타잔을 동정할 일이 아니구나. 잘못하면 인류가 끝장날 수 있겠구나. 매캐한 연기 때문에 눈을 비볐다. 장면이 바뀌었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후.. 2019.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