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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1

[사설]이스라엘만 환영하는 트럼프의 중동평화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해결을 위한 ‘중동평화구상’을 2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대신 새로운 정착촌 건설을 일정기간 동결하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에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뼈대다. 자치국가 수립을 희망해온 팔레스타인의 주장을 부분수용했다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스라엘만 환영할 계획이라는 혹평을 받는다. 가장 문제로 꼽히는 것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불법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 영토로 병합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이·팔 평화프로세스를 담은 1993년 오슬로 협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오슬로 협정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등 점령지를 반환해 팔.. 2020. 1. 30.
트럼프 탄핵 드라마의 결말 “당신은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신경이나 쓴다고 생각하는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 위에 올렸고, 폼페이오 자신도 무관치 않은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해 집요하게 캐묻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끊은 뒤 신경질을 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부패 의혹을 수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압력을 넣으면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했던 군사원조를 연기시키면서 연계시켰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작년 가을 불거진 이후 반년 가까이 미국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지만 정작 미국인 다수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의도는 겉으론 언론이 편파적으로 이 사안을 물고 늘어.. 2020. 1. 29.
[기고]남·북·미, 일체의 군사훈련을 중단하자 돌이켜보면,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훈련의 연기 조치를 시사하면서 고장 난 평화의 시계가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한반도는 평화의 봄을 만끽했다. 그러나 작년 북·미 정상의 하노이회담 노딜 이후 남북관계도 얼어붙었다. 북한은 한·미가 합의를 어기고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미사일 시험을 시작했고, 연말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연속적으로 엔진 개량 시험도 진행했다. 작년 12월30일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장기전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11월3일 미국 대선 결과를 살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제재에.. 2020. 1. 23.
[기고]딜레마에 직면한 일국양제의 해법 중국은 개혁·개방 직후부터 불균형 발전전략에 해당하는 해안가 경제특구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해 왔다. 오늘날 중국몽을 선도하는 세계도시로 성장한 광저우와 상하이가 대표적 사례이다. 이러한 자신감에 힘입어 하나의 중국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자 홍콩과 마카오, 대만을 환수하는 전략으로 일국양제를 채택했다. 한때 순항하던 일국양제는 송환법 반대 시위와 여행비자 규제 그리고 민주진보당의 재집권으로 인해 정책딜레마가 가중된 상태이다. 특구제도 시즌 2를 선도한 홍콩은 1997년 중국이 영국에서 환수한 직후만 해도 안정적인 특별행정구를 지향했다. 당초 홍콩은 중국의 주권회복 이후에도 자율적 통치를 허용한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과 기존의 제도를 유지한다는 ‘50년불변(五十年不變)’의 원칙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홍콩.. 2020. 1. 23.
‘갑A’로 불리는 피해자들 갑(甲) A, 을(乙) B…. 2016년 7월 일본 사가미하라(相模原)시의 지적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입소자 19명이 살해되고 26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가미하라 장애인 살상 사건’. 요코하마지방법원에서 지난 8일부터 시작된 공판에서 피해 장애인들의 ‘존재’는 ‘기호’로 표시됐다. 사망자는 ‘갑’, 부상자는 ‘을’로 분류돼 알파벳이 붙었다. 법원 측은 “유족들이 익명을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족과 피해자 가족들은 또 다른 방청객과 피고에게 보이지 않도록 칸막이로 차단된 방청석에 앉았다. 아무 죄 없는 피해자 측이 편견과 차별을 우려해 이런 조치를 요구한 것이 일본 사회의 실상을 보여준다. 사가미하라 사건은 일본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피고 우에마쓰 사토시(植松聖·30)는 2016년 7월26.. 2020. 1. 23.
[사설]‘반한’ 기조 누그러졌지만, 기대에 못 미친 아베 총리 연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국회 시정방침 연설을 통해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켜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설은 일본 총리가 한 해의 국정 기본방침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어서 외교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와 달리 한국과의 관계가 주변국 외교 항목의 첫머리에 언급됐고, “기본적인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나라”라는 표현이 6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 언급 생략 등 ‘한국 무시’로 일관한 지난해 시정연설에 비한다면 한·일관계 개선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키.. 2020. 1. 21.
[사설]북한의 파격적인 ‘외교 라인’ 교체가 말하는 것 북한의 외교라인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 외교의 원로로 노동당 정치국원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모든 직책에서 제외되고, 김정은 시대 대미 전략을 총괄해온 리용호 외무상도 4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국내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특히 리 외무상의 후임으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주 이런 내용의 외교라인 교체를 북한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했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이 19일 전했다. 정부 당국은 “아직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대외 전략의 전환을 예고하는 외교라인 변화를 주목한다. 북한이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외교 원로인 노동당 부위원장(국제담당).. 2020. 1. 20.
[정동칼럼]미 대선, 이란 그리고 북한 문제 선거의 해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어디 있으랴마는 한국이나 미국 모두 ‘역대급’으로 악화되는 정치·경제 양극화 양상을 고려하면 사즉생(死卽生)의 전쟁 같은 선거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11월 초로 예정된 미국 대선 및 상·하원 선거는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외교정책과 향후 세계전략도 영향을 받을 테니 말이다. 미국의 경우 최우선 관심사는 물론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다. 대부분 박빙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결국 승부처는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가 1% 이내의 근소한 표차로 이겼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이들 3개주와 플로리다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한 해 트럼프의 주요 정치적 결정들이 이들 경합주에서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2020. 1. 17.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왜 성공하지 못했나 2018년 1월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표명하면서 예기치 않게 시동이 걸렸던 한반도 평화정착프로세스가 2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다.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던 김 위원장은 이제 더 이상 핵·미사일 실험 유예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대화 복원이나 진전은 고사하고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세계적 관심과 기대 속에 시작됐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좌초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각양의 진단과 분석이 존재한다. 그러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하나는, 북한은 물론 미국·한국 등 대화 과정에 참여했던 모든 플레이어들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가장 핵심적이.. 2020.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