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 6자회담 위해 유연하고 적극적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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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사설]한국, 6자회담 위해 유연하고 적극적 역할 해야

by 경향글로벌칼럼 2013. 10. 29.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곧 미국을 방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난다. 지난 9월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 핵문제 해법에 관해 논의한 내용을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최근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왕 부장 간 회담, 베를린·런던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등 전 미국 당국자와 북한 고위 관리의 토론회 등을 통해 제시한 6자회담 재개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침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미국에 이어 중국을 연쇄 방문, 6자회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핵 문제는 그동안 전제조건 없는 회담을 요구하는 북한과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먼저 하라는 한·미가 평행선을 그으면서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6자회담의 주요 당사국인 한·미·중이 활발히 의견 교환을 하는 이 국면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만일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언제 다시 전기를 찾을지 알 수 없고, 그만큼 북핵 상황도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바로 이것이 양측이 자기 원칙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상황을 개선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할 이유이다. 


평양 도착한 우다웨이 (출처: 연합뉴스)


북·미는 무엇보다 각자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로버트 갈루치 등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뉴욕타임스에 공동기고한 내용은 그런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두 사람은 미국이 전제조건을 완화하고 북한도 회담 사전 사후 조치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석방, 핵실험 유예, 핵시설 가동 중지, 국제감시 기구에 의한 검증 등의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가운데 북한이 우선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을 중단하는 것도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 북한이 사전 조치는 아니더라도 회담 재개 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미국에 확실히 약속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진전시킬 수 있다. 


그렇게 하자면 정부 입장도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미국과 협의할 때 전제조건에 엄격한 기존 한·미의 접근법을 바꾸는 쪽으로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은 핵심 당사국이다. 교착 국면을 풀기 위해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리고 북한이 중국을 통해 미국과 간접 협의하는 번거로운 절차 대신 북·미 간 비공식 접촉을 제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절충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미국의 뒤로 물러서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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