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도전하는 도시'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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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도전하는 도시28

[도전하는 도시 (나오며)]‘도시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는 행복과 직결 ㆍ에필로그 ‘인간적인 도시를 위하여’ ‘인간적인’ 도시, 살기 좋은 도시는 어떤 곳일까.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은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에 걸쳐 남미와 유럽,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의 도시들을 돌며 이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미래를 위한 준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살펴봤다. 도시의 규모나 개발 정도, 고민거리는 달랐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국가나 민족 같은 추상적인 틀과 달리 도시는 사람들이 걷고 보고 먹고 일하는 ‘공간’이며, 이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행복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도시에는 수많은 공공 공간이 있다. 학교도 있고, 전철역도 있고, 슈퍼마켓도 있고, 공원과 산책로도 있다. 이 모든 시설에 ‘누구나 차별 없이’ ‘언제라도 불편하지 않게’ 접근할 수 있게 하.. 2015. 4. 6.
[도전하는 도시 (10회)]“서울 발빠른 도시계획 배울 점도” 지난달 10일 서울시립대에서 지리정보시스템(GIS) 전문가 나탈리 두알때 밸무드스를 만났다. 콜롬비아 보고타시 지구계획사무국에 일하는 공무원이다. 도시계획을 배우기 위해 1년 전 한국에 왔단다. “서울에서는 무엇인가 ‘바꾸자’ 하면 바로 실행되더라고요. 위례신도시는 7년이 걸렸다는데, 보고타는 계획을 확정하는 데에만 5년이 걸려요.” 같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쿨락 안톤은 동유럽 벨라루스 페르보마이스키의 지방공무원으로 도시계획·건설책임자다. 그래서 뉴타운 정책에 관심이 많다. 그는 “재개발을 하거나 지하철 공사를 할 때 공공기관이 정책을 세우고 민간이 건설을 맡는 구조는 흥미롭다. 효율적인 재개발 방식으로 벨라루스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나탈리 두알때 밸무드스·쿨락 안톤·카르바잘 핀토 바.. 2015. 4. 6.
[도전하는 도시 (10회)]재개발이냐, 재생이냐… ‘세운상가’가 던지는 화두 (10) ‘서울의 도시철학’을 묻는다 인구 1038만명. 1인당 소득 2만8739달러. 도시 지속가능성 세계 7위.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서울이 60여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일제로부터 독립해 잃어버렸던 이름, 한성이 아닌 서울을 되찾은 지 70년. 1964년 342만명이던 인구는 3배가 됐고 국민 5명 중 1명이 서울에 터를 잡았다. 1961년 100달러에도 못 미쳤던 개인소득은 300배로 늘었다. 판자촌 밀어낸 산업화 상징 세계에서 9번째로 비싼 물가, 청년실업률이 10%를 넘고 혼자 사는 청년의 36%가 주거빈곤층인 곳. 무질서한 도로와 옛 소련식 콘크리트 아파트, ‘영혼없는 단조로움’(론리플래닛 서울판)이 가득한 세계 최악의 도시 3위. 성장과 효율성을 내걸고 달려온 서울의 또 다른 성적표다... 2015. 4. 6.
[도전하는 도시 (9회)]지역의 돈은 지역 안에서 돌리고, 은퇴자·빈민 노동 품앗이 살리고 ㆍ세계의 지역화폐들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파우마스 은행이 발행하는 ‘파우마’와 같은 소규모 화폐를 통칭 대안화폐 혹은 지역화폐라 부른다. 파우마처럼 돈(지폐)의 형태를 띤 것들도 있고, 계좌상의 가상화폐로만 유통되는 것도 있다. 지역의 돈이 지역 안에서 쓰이게 하자는 것이다. 은퇴자들이나 기존 경제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이들이 노동력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목표의 하나다. 미국의 이타카아워 독일의 킴가우어 대표적인 지역화폐는 1983년 캐나다의 마이클 린턴이 만든 ‘레츠(LETS)’라는 것이다. ‘지역 내 교환시스템’의 약칭인 레츠는 밴쿠버 근교의 코트니에서 시작돼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다. 일한 시간만큼을 화폐처럼 적립하고 교환할 수 있게 한 가상화폐들도 있다. 미국 워싱턴에는 자원자들이 노동한 시간.. 2015. 4. 1.
[도전하는 도시 (9회)]“언제든 돈 빌릴 곳 있다는 건 큰 위안” ㆍ주민연합 장수 회원 67세 루르데스 콘준토 파우메이라스의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면서 직원에게 “콘준토 파우메이라스 주민연합 회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분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직원은 흔쾌히 두 블록 떨어진 곳까지 안내해줬다. 찾아간 곳은 마리아 데 루르데스(67)의 집이었다. 파우마스 은행에서 배운 봉제기술로 인형을 만들어 파는 루르데스는 이날도 집 한쪽 작업실에서 열심히 재봉틀을 돌리고 있었다. 루르데스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재봉틀 작업을 하고 있다. 해변 마을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던 루르데스는 1980년 이곳으로 강제 이주를 당해 허허벌판 위에 천막을 치고 살아야 했다. “우리는 그때 정부로부터 내팽개쳐졌다.” 물도 전기도 없는 곳에서 하루하루 버티다가 주민연합 가입을 권고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 2015. 4. 1.
[도전하는 도시 (9회)]공동체 은행·지역화폐 18년, 슬럼이 지속가능한 마을로… 제도 은행 문턱에 막힌 이들에게 0~3% 저금리 창업 대출 (9) 브라질 포르탈레자 ‘기적의 은행’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는 해안 관광도시다. 백사장과 야자수가 해마다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혹한다. 바닷가 파라솔 뒤에는 최신식 호텔들이 즐비하다. 빈민들이 만든 ‘기적의 은행’ 파우마스는 이 해안에서 내륙으로 23㎞ 떨어진 마을 콘준토 파우메이라스에 있다. 버스를 3번이나 갈아타고 콘준토 파우메이라스로 가는 사이, 창밖의 풍경은 어느 순간 허름한 벽돌집과 공터들로 변하기 시작했다. 차창 뒤를 돌아보니 해안 끄트머리에 병풍처럼 늘어선 빌딩숲이 시야에서 조금씩 멀어졌다. 해안과 이곳 사이에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쳐져 있는 것 같았다. 도시개발에 쫓겨난 이주민 ‘가난 이기자’ 주민연합 조성 버스는 황량한 마을 한복판에 멈췄다. 풍족한 것이라곤 뜨거운 햇살밖에 .. 2015. 4. 1.
[도전하는 도시 (8회)]“이력서 작성 배우고 이주자엔 언어 교육… 두 번째 집 같아요” ㆍ사회적 협동조합 카페 실습생 점심시간을 맞은 이탈리아 볼로냐 중심가의 2층짜리 카페테리아 ‘카페 드 라 페’는 파니니며 샌드위치를 굽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다. 서빙을 담당한 크리스티안 수치 치멘티니(23)는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까만 앞치마를 두른 차림으로 쉴 새 없이 주문을 받고, 접시를 나르고, 손님이 식사를 마친 자리를 청소했다. 수도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그의 이마와 셔츠 뒷덜미에는 땀이 송글송글 배어 있었다. 치멘티니의 하루는 오전 11시에 출근하면서 시작된다. 점심 손님이 몰리기 전에 가게를 치우고, 낮 12시를 조금 넘기면 주방과 홀을 바쁘게 오가며 서빙을 한다. 남은 음식을 정리하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면 1시간 정도 쉴 짬이 난다. 오후 4시부터 1시간 정도 가게를 청소하면 하루가 .. 2015. 3. 24.
[도전하는 도시 (8회)]육아·취업·간병… 요람에서 무덤까지 ‘코페라티바(협동조합)’ 이탈리아 트렌토 중앙역 부근에는 노란 외벽에 아기자기 흰 간판이 달린 가죽공방 ‘사무엘레’가 있다. 취업이 어려운 이들에게 가죽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고 일자리를 알선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1998년 시에서 사회복지사업을 하던 이들 4명이 출자해 만들었다. 6개월에서 최대 2년간 취약계층 무상교육 처음에는 직업교육만 하는 조합을 구상했지만, 조합을 유지하려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교육생들이 만든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를 열었다. 창업 아이템으로 가죽공방을 택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1월27일 공방에서 만난 다니엘라 주시 부대표(35)는 “조합을 만들 무렵 이곳에서는 가죽제품이 크게 유행했다.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이 가죽 재료를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있었다. 초기 비용을 아끼기 위한 선택이었다.. 2015. 3. 24.
[도전하는 도시 (8회)]공장·상점·은행… 생산에서 소비까지 ‘주민 손으로’ (8) 볼로냐·트렌토협동조합의 힘 협동조합은 소규모 생산자나 소상공인, 소비자들 같은 경제적 취약계층들이 모여 서로 도와가며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경제조직이다. 협동조합이 창출해낸 이익은 자본가의 배를 불리는 대신 조합원과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도시 경제가 전부 협동조합으로 짜인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협동조합 도시 볼로냐와 트렌토 시민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협동조합과 함께 살아간다. 주민 절반이 조합원, 금융·농업·건설 등 모든 분야서 이뤄져 지난 1월26일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의 주도 볼로냐를 찾았다. 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에게 볼로냐에 협동조합이 얼마나 많으냐고 묻자 “나도 택시협동조합 소속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볼로냐 택시기사들은 회사.. 2015.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