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싼샤댐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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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싼샤댐 공포

by 경향글로벌칼럼 2020. 7. 23.



중국인들은 강(river)을 ‘강(江)’과 ‘하(河)’로 나눈다. ‘강’은 건기나 우기에 상관없이 일정 수량을 유지하며 큰 바다로 흘러간다. 반면 ‘하’는 계절별 수량 변화가 크고 강물이 호수나 내해(內海)로 흐르는 경우를 지칭한다. 보통 중국 대륙 남쪽의 하천은 ‘강’으로, 북쪽 하천은 ‘하’로 부른다. 창장(長江) 진샤장(金沙江) 누장(怒江) 란창장(瀾滄江), 화이허(淮河) 황허(黃河) 헤이허(黑河)의 이름은 이런 분류를 따르고 있다.


창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강이다. 약 6300㎞로 중국 최장이고 세계 3위이다.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한 창장은 쓰촨성 평원을 지나 동쪽으로 흐르다가 대협곡을 만난다. 싼샤(三峽)라 불리는 후베이성의 취탕샤(瞿塘峽)·우샤(巫峽)·시링샤(西陵峽) 지역이다. 물살이 세고 수력자원이 풍부한 이곳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이 들어서 있다. 2009년 완공된 싼샤댐은 수력발전, 홍수조절, 관광 등을 위한 다목적댐이다. 높이 185m, 너비 135m이고 길이는 2309m나 된다. 발전용량은 시간당 1820만㎾로 단연 세계 1위이다. 국가백년대계로 건립되었다는 싼샤댐은 완공 10년이 지나면서 홍수방지와 수력발전 등에서 일정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대형 댐 건설로 인한 부작용이다. 생태계 교란과 기후 변화가 눈에 띈다. 안개 끼는 날이 많아지면서 비염, 축농증, 관절염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 주변 지역의 산사태와 지진이 이 댐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08년 쓰촨대지진을 비롯한 중국 내 잇단 지진은 싼샤댐에 가둬둔 엄청난 물의 영향을 받아 일어났다는 것이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댐 붕괴다. ‘싼샤댐 붕괴설’은 환경 파괴에 안전문제까지 겹치면서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에는 중상류에 폭우가 계속되면서 우려가 공포 수준으로 발전했다. 싼샤댐의 수위(20일 현재)는 165m로 홍수 통제수위(145m)를 넘어서 댐 최고수위(175m)에 육박하고 있다. 싼샤댐이 터지면 이재민이 4억명에 이르고 중국 국내총생산의 40%가 감소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의 존망이 달린 싼샤댐의 붕괴를 맥없이 바라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장마 속에 최고 수위로 치닫는 싼샤댐이 위태롭기만 하다.


<조운찬 논설위원 sid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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