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김재중의 워싱턴 리포트'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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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김재중의 워싱턴 리포트25

한반도에 드리운 ‘연말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한·미동맹 재설정론’을 꺼냈다고 한다.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지금보다 5배 더 많이 받아내라는 ‘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비건 지명자가 워싱턴을 방문한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미동맹 재설정론을 제기할 때 의도한 범위를 넘어서는 말이겠지만, 한·미동맹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질서가 전환기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동북아 안보질서 전환을 가져올 각종 사안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연말에 중대한 고비를 맞는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올해 말을 시한으로 설정했다. 북한은 최근 미국이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요구에 대.. 2019. 11. 27.
트럼프 독트린과 미국의 퇴각 2017년 7월 중순쯤 언론인 연수 프로그램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워싱턴에서 머문 짧은 기간 동안 연수 참가자들이 미국 국방부·국무부 관계자 및 싱크탱크 전문가들에게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 특히 동아시아 정책의 기조는 무엇인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6개월 남짓 지난 시점이었다. 싱크탱크 전문가들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은 없다’는 것이었다. 중국 봉쇄라는 정책 방향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유추할 수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었다. 동아시아 정책만이 아니었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노선 전체가 안갯속인 상황이었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4월8일 ‘트럼프 독트린의 부상: 독트린을 따르지 말라’.. 2019. 11. 6.
미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미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13개 영국 식민지 대표들이 1776년 “우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났음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인다”고 선언할 때 그들에겐 답이 명료했을 것이다. 하지만 건국 당시부터 북미 대륙에 존재했던 인종적·민족적 다양성 때문에 이 질문의 답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최근 이 질문에 대해 복수의 답을 병존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일들이 있었다. 14일은 ‘콜럼버스의날’이었다. 1492년 미주 대륙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이탈리아 출신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리기 위해 연방 정부가 1937년 지정한 공휴일인 콜럼버스의날은 매년 10월 둘째주 월요일이다. ‘워싱턴’이라는 도시 이름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에게서 나왔다. 뒤에 .. 2019. 10. 16.
‘100%’ 트럼프표 외교시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했지만 의외는 아니었다. 미국 언론에서 볼턴 경질설이 처음 나온 것은 올봄이었다. 이후 나온 경질설을 모두 합치면 그는 족히 서너 번은 밀려났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년 가까이 참았거나, 볼턴이 용케 잘 버텼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미국과 경쟁 혹은 적대관계에 있는 상대는 물론이고 전통적인 동맹 및 우방을 상대로 변칙적인 외교를 펼쳤다. 공 여러 개를 공중으로 연속해서 던지고 받는 저글링 묘기를 하는 것처럼 중국, 이란, 북한, 시리아, 탈레반, 베네수엘라 등을 상대로 ‘압박’과 ‘대화’를 오갔다. 실적은 빈약하다. 작년 5월 이란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최대의 압박’을 펼.. 2019. 9. 25.
몰려오는 한·미 갈등의 파도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은 ‘강한 우려와 실망’이라는 미국발 파도를 불러왔다. 파도는 한·미관계에 새로운 갈등 요소를 드러냈다. 미국의 불만어린 표현은 즉각적이고 직설적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애스퍼 국방장관 등 미국 외교·국방 고위 당국자는 ‘문재인 정부’를 지목해 강한 유감과 실망을 쏟아냈다. 민주당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공화당 마이클 맥카울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 등 여야 구분도 없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문가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의 아주 좋은 친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이 어리둥절할 지경이었다. 미국은 지난 2달 동안 일본이 전략물자 수출 통제를 믿을 수 없다면서 반도.. 2019. 9. 3.
‘죽음의 도구’와 통제능력 핵미사일과 공격용 소총. 작동 원리와 파괴력이 판이한 두 무기가 최근 사람들의 근심거리로 새삼 떠오르며 이목을 끌었다. 미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함으로써 세계 군축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찢어냈다. 32년 전 미국과 소련은 INF를 통해 사거리 500~5500㎞ 탄도·순항미사일을 실험·생산·보유·배치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이로써 핵미사일 능력을 제한해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해줬던 기둥 하나가 무너졌다. 공교롭게도 INF가 무너진 것과 거의 같은 시기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아이오와주 데이턴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총기난사 사건이 일상화되다시피 한 미국이라지만 15시간의 시차를 두고 32명이나 숨진 사건의 충격은 컸다. 두 사건은 죽음의 도구를 통제.. 2019. 8. 14.
핵미사일과 공격용 소통…시험대에 오른 인간의 통제 능력 핵미사일과 공격용 소총. 작동 원리와 파괴력이 판이하게 다른 두 무기가 최근 사람들의 근심거리로 새삼 떠오르며 이목을 끌었다. 미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공식 탈퇴함으로써 세계 군축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찢어냈다. 32년 전 미국과 소련은 INF를 통해 사거리 500~5500㎞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을 실험·생산·보유·배치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이로써 핵미사일 능력을 제한해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해줬던 기둥 하나가 무너졌다. 공교롭게도 INF가 무너진 것과 거의 같은 시기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아이오아주 데이턴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총기난사 사건이 일상화되다시피한 미국이라지만 15시간의 시차를 두고 32명이나 숨진 사건의 충격은 컸다. 두 사건은.. 2019.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