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 이번엔 미사일 발사, 정말 이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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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북한 이번엔 미사일 발사, 정말 이럴 건가

by 경향글로벌칼럼 2019. 5. 10.

북한이 9일 오후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 방향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후 4시29분과 4시49분경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각각 1발씩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추정 비행거리는 각각 420여㎞, 270여㎞이며 고도 50㎞를 날아 동해로 떨어졌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발사체가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지역은 인민군 전략군의 탄도미사일 기지가 있는 신오리에서 서북방으로 40여㎞ 떨어진 곳이다. 


출처:경향신문DB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올린 건 지난 4일 이후 닷새 만이다. 비행거리도 당시의 240㎞보다 크게 늘어났다. 시점도 여러 면에서 공교롭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에 공감한 바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8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이기도 하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화 모멘텀을 찾기 위해 한·미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 속에서의 북한의 무력시위는 당혹스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손을 내밀려는 데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KBS 특집 대담에서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 된다면 지금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합참은 이번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난 4일에 이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가열될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의 보수세력들은 지난 4일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양국 정부에 강경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참이다. 

이번 무력시위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대응을 자제한 채 당분간 상황을 주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이 반복되더라도 미국의 비핵화 접근법이 변화할 가능성은 낮은 반면 대북 여론을 악화시키고 대화파의 입지만 좁힐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도발수위를 끌어올려 금지선을 넘는다면 2년 전의 위기를 재연하는 것 외에 북한이 얻을 건 없다. 벼랑 끝 전술이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한·미 양국은 이번 워킹그룹 회의에서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는 창의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 북한도 더 이상의 무력시위는 중단하고 남북대화에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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