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2명 중 1명을 살해했음을 알리는 영상을 지난 24일 공개했다. 저널리스트인
인질 고토 겐지가 인질의 피살 사진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것이다. 영상에는 영어로 “당신은 동료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형된 사진을 보고 있다”고 알리는 메시지가 첨부돼 있다. 일본 정부는 영상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으나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IS의 민간인 살해는 문명에 대한 야만의 도발이다. 반문명 집단의 천인공노할 망동을 규탄한다.
IS는 지난해에도 자기 보호능력이 없는 민간인 인질을 잇따라 살해했다. 감옥에 갇힌 동료 석방이나 몸값을 요구하며 강제로 납치한
민간인의 생명을 내걸었다. 인질은 언론인과 자원봉사자로, 군사적으로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이들을 살해한 것은 최소한의
윤리마저 내팽개친 비열한 처사다. 세상에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뛰어넘는 제도나 가치는 없다. 특히 무고한 사람을 살해할 권리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세력은 문명사회의 적으로 결코 묵과해선 안된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붙잡힌 인질 고토 겐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25일 일본 도쿄 시내의 한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_ AP연합
IS는 민간인 살해가 이슬람 율법에 따른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르면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인류애를 죽이는 일이라는 게 이슬람 측의 해석이다. 그렇다면 IS는 이슬람 율법을 어기고 배교 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무슬림들이 IS를 규탄하고 배척하는 대열에 합류할 충분한 동기가 된다. IS는 민간인 살해를 통해 미국 주도의 ‘IS 격퇴
국제연합전선’에 참여한 서방 동맹국 간의 균열을 꾀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오히려 결속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런 노림수가 통할지 의문이다. IS는 이슬람 세계 통합과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이 역시 망상일 뿐이다. 거듭된
악행 탓에 국제 여론이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인 살해 문제에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IS는 일본인 인질 살해에 대해 일본이 미국 주도 연합전선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한국도 연합전선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어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인질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해 해외여행객을 포함한 재외 한국인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도 위험지역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슬람교와 무슬림을 잘 모르는 국민 사이에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IS의 실체를 홍보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국내 거주 무슬림 보호대책도 세워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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