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S 영향권 중동지역 한국인 안전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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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사설]IS 영향권 중동지역 한국인 안전대책 시급하다

by 경향글로벌칼럼 2015. 4. 13.

이슬람국가 (IS) 대원으로 보이는 무장괴한들이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을 공격한 것은 한국이 IS의 공격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한국 공관원이나 교민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 아니다. 리비아를 비롯해 IS의 영향권에 있는 중동지역에 거주하는 2만5000여명의 한국인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어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중동지역 거주 교민과 현지 공관원의 일시 철수 등 안전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중동지역은 한국 경제의 핵심 이해가 걸린 곳이다. IS가 발호하고 이슬람 무장단체 간 전투 격화 등 정정 불안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교민과 한국 공관이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에 체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 인력의 중동 진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는 긴급연락망 가동 등 언제든 교민과 공관원의 안전한 대피와 철수가 가능하도록 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대테러정보 교환 등 국제 공조도 다져놓을 필요가 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 대사관이 12일(현지시간)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경비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보안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차를 타고 지나가던 무장 단체가 대사관 앞에서 다수의 총알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_ AP연합


괴한들의 소속과 범행 의도도 중요한 문제다. 정부는 이번 공격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닐 것으로 관측했다. 대규모 인명살상을 노린 건물 폭격이나 폭탄 테러가 아니라 현지인 경비원을 겨냥한 총격인 점, IS가 공격 직후 트위터에 올린 “칼리파(이슬람 최고지도자를 일컫는 호칭)의 전사들이 한국대사관 경비 2명을 제거했다”는 글이 그 근거다. 과거 아랍에미리트연합이나 이란 대사관 폭탄 테러 후 “칼리파의 전사가 대사관을 공격했다”고 밝힌 것과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IS 격퇴작전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고, 이 작전을 주도하는 미국의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참에 근본적 대책을 모색하기 바란다. 당장은 교민 안전대책 수립과 실천이 중요하지만 임기응변식 대처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아랍 젊은이들이 반문명적인 IS를 ‘탈출구’로 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이 다시 꿈을 꾸고 일자리를 얻도록 하는 일은 국제적 차원의 과제이지만 차제에 한국이 앞장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못할 이유가 없다. 공관 피습과 교민 안전대책 마련을 반복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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