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통일 한국’ 미래를 지지하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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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시론]‘통일 한국’ 미래를 지지하는 러시아

by 경향글로벌칼럼 2018. 11. 21.

2018년 한반도에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났다. 이 변화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용기 있고 창조적인 외교의 결과이다. 두 정상은 중단되었던 남북대화와 협력을 재개한다는 뜻을 우선적으로 밝혔다.

 

남북한 화해의 계기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2017년 말까지 폭발 직전의 위험한 상황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 형성되었기에 남북 화해는 더욱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리고 전례 없이 짧은 기간에 ‘올림픽 화해’가 이루어지고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함으로써 한국인 스스로 한민족과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고자 함을 보여주었다.

 

2018년 4월27일 사상 세 번째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결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이 채택되었다. 이 역사적인 문서가 실행되면 남북은 평화공존으로 향하는 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선언문의 핵심은 8000만 겨레와 지구촌에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이 없음을 엄숙히 선언한 것으로 이는 또한 평화를 위협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세계는 남북의 합의사항 실천의지를 보았다. 판문점선언 100일을 맞아 발표된 청와대 자료에는 판문점선언으로 남북 국민들이 전쟁 공포에서 벗어나 평화와 대화가 일상화되었음을 평가한다.

 

5월의 판문점 정상회담과 9월의 평양 정상회담은 이러한 면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들이다. 5월 남북정상회담의 의의는 한민족의 이해에 관련된 국제정세의 급격한 변화들에 대해 남북 정상이 신속히 대처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데 있다. 남북 정상의 공조로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9월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은 한반도 운명을 결정하는 데 남북이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결의를 보여주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선언에 기록된 정치적 합의들을 구체화하는 진전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중요한 행보를 내디뎠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와 특히 북·미 간의 평화구축 및 적대관계 청산 중 어떤 것이 선결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견이 계속 표출되고 있다. 미국은 비핵화가 우선순위임을, 북한은 그 반대거나 적어도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0년대 초 합의한 “남북관계는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라는 조항에 근거하여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남·북·미의 정상들이 그들 앞에 놓인 역사적 책무를 충분히 인식하고 지난 세월 열리지 않았던 ‘기회의 창’을 공고한 평화와 지속적인 협력을 보장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대북 제재의 완화”라는 ‘솔로몬식 해법’을 되새겨 보길 권고한다.

 

러시아는 남북이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환영한다. 러시아는 이 과정이 한반도의 오랜 위기상황을 해소하고 남북관계 정상화와 동북아에 보다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정세가 구축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남북의 화해와 관계개선은 러시아에 매우 중요하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두 가지 주요 관점에서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한다.

 

첫째, 러시아는 극동지역 국경에 접해 있는 긴장의 진원지가 사라지는 데 주목하기 때문이다. 긴장과 갈등의 진원지는 대부분 남북관계의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생겨나 커져 왔었다.

 

둘째, 한반도와 그 주변의 긴장은 남·북·러 3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자경제협력 실천에 심각한 장애물이 되어왔음이 누차 입증되었다. 한국의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을 유치하여 시베리아와 극동러시아 지역에 경제프로젝트들을 실현함은 모두에게 확실한 경제적 이득을 줄 뿐 아니라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러시아는 남북한에 수시로 환기시켜왔다. 역으로 이 프로젝트들의 실현은 남북 간의 상호 이해, 신뢰, 협력 심화에 다시 일조한다.

 

다시 말해 국가 안보와 경제적 실리 모두에서 러시아에 남북관계 정상화는 오직 이득이 될 뿐이다. 그러기에 2018년 일련의 남북정상회담들에서 합의된 사항들이 실현되어 한반도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길 러시아는 진심으로 희망하며 우호적인 통일 한국이 한반도에 탄생하는 미래를 변함없이 지지한다.

 

이미 성사된 남북정상회담과 앞으로도 이어질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는 단순한 지역적인 사건으로서의 범주를 완전히 뛰어넘어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의 큰 이정표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냉전 시대의 유물로 남아있는 마지막 긴장의 진원지 중 하나가 극복되는 데 기여하고 ‘한반도 비핵화’ 확립에 도움이 됨을 확신한다.

 

<알렉산드르 제빈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한국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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