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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7

감염병 세계화 시대, 한국의 선택 감염병은 대중에게는 공포이지만 정권에는 위기다. 관료제는 돌발적 위기 대응에 효율적이지 않아서 어느 나라든 위기가 닥치면 정부가 비난을 받기 쉽다. 정권의 위기감은 외교의 기조를 바꾼다. 국내정치와 외교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전염병이라는 보건의학적 이슈는 이처럼 정치라는 경로를 통해서 외교의 영역으로 침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피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내놓은 가장 쉬운 선택은 입국제한이다. 대중의 공포와 정권의 위기 앞에서 외교적 관례나 국제예양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봉쇄는 감염병을 지연시킬 뿐 궁극적 대책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잡아야 하는 정권의 입장에서는 제한적 조치라도 마다하기 어렵다. 코로나19 감염국에 대한 입국제한이 바이러스보.. 2020. 3. 13.
[사설]일 사이타마시의 조선인유치원 마스크 배제, 차별 아닌가 일본의 사이타마시가 관내 유치원과 보육원에 코로나19 감염 방지용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조선학교 유치부를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이타마시는 지난 9일부터 관내 유치원과 방과 후 아동클럽 등 1000여곳의 어린이 관련시설에 약 9만3000장의 마스크를 나눠주면서도 41명이 다니는 조선초중급학교 부설 유치부는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시 당국이 지도·감독하는 시설이 아니라는 게 배제 이유다. 시 직원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마스크를 다른 곳에 팔아넘길지 모른다”는 취지의 폭언도 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재일조선인은 ‘비국민’으로 취급하겠다는 졸렬하고 야만적인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일본 정부의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정책은 익히 알려져 있다. 2013년 아베 신조 정부는 고교수업료 무상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2020. 3. 13.
‘트럼프 정치’의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피하지 못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문재인 대통령 등 동북아 국가 지도자들을 차례로 시험대 위에 올린 코로나19 위기가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을 찾아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의 9일(현지시간)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752명, 사망자는 26명이다. 미국 본토 50개 주 가운데 32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검사를 대폭 확대했으므로 발병 사례는 계속될 것이다. 미국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은 정치를 가리켜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했다. 한 사회 내의 한정된 권력과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갖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 2020. 3. 11.
[사설]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 방역 협력으로 발전하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코로나19와 싸우는 남측 국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는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보내왔다. 문 대통령도 감사의 뜻을 담은 답장을 5일 보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한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피력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앞으로.. 2020. 3. 6.
[기고]북한 김정은 위원장, 세 번째 시험대에서 만난 복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로 집권 9년째를 맞고 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권좌에 오른 김 위원장에게 국제사회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였다. 불투명한 이력과 검증되지 않은 리더십에 우려가 컸지만, 유학 경험을 가진 젊은 지도자에게 개혁과 개방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만 보면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가 문제다. 김 위원장에게 올해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집권 이후 세 번째 시험대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험대는 홀로서기였다. 급조된 세습체계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통치 기반을 다지는 것이 과제였다. 김 위원장은 취약한 정통성과 일천한 국정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부득이 장성택.. 2020. 3. 6.
[사설]방사포 발사한 북한, 긴장조성 말고 남북 방역 협력에 나서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의 방사포 발사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원산 인근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체 2발을 발사한 데 대한 보도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동식발사차량에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에서 쏘아 올리는 장면 등으로 볼 때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원산 일대에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했고, 이번 발사도 훈련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에 의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포병부대에서 이뤄진 방사포 훈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한국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는 관련 보도도 없다. 그렇지만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혼돈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때아닌 무력행동을 벌인 것은 유.. 2020. 3. 4.
코로나가 들춘 ‘디지털 가난’ 지난달 29일. 허난성 덩저우의 14세 소녀가 자살하려고 엄마의 약을 삼켰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소녀의 어머니가 매일 먹는 약이다. 소녀가 죽으려는 마음을 먹은 것은 ‘인터넷 수업’ 때문이다. 소녀의 아버지는 왼쪽 다리에 장애가 있다. 농사 대신 구두 수선으로 생계를 꾸린다. 어머니는 정신질환이 있어 직업이 없다. 소녀에게는 고등학교 1학년 언니와 초등학교 6학년 남동생이 있다. 전에도 가난했지만 가난이 도드라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가난의 민낯을 강제로 공개해버렸다. 코로나19는 개학을 인터넷 수업으로 대체시켰다. 스마트폰 한 대로 세 남매가 수업을 듣다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소녀는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빼먹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왜 수업을 안 듣냐고 묻는데 대답하기 싫었다. 죽고 싶.. 2020. 3. 4.
[조성렬의 신한반도 비전]3·1절 기념사 속 두 가지 안보 국내외 관심은 온통 코로나19에 쏠려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한국, 일본을 넘어 이탈리아와 이란 등 유럽과 중동에서도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확진자가 4000명이 넘고 사망자도 20명을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도 상당 부분 코로나19 문제에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현 국면을 ‘비상시국’으로 표현하며 “코로나19가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며 신종 감염병 극복과 경제 재활력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3·1절 기념사는 코로나19 문제 외에 독립군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 송환, 일본과의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언급하였다. 주목할 부분은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두 가지 안보에 관한 것이다. 하나는 북한.. 2020.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