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마당]일본, 세계 지도국 되려면 군국주의 망령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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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경향마당]일본, 세계 지도국 되려면 군국주의 망령 버려야

by 경향글로벌칼럼 2013. 5. 13.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시대와 환경이 변한 만큼 헌법을 고쳐 제국주의 멍에를 벗어버리고 ‘보통국가’로 거듭나 세계의 지도국으로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 이러한 일들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을 아베 총리 스스로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 특히 조선과 중국 국민들을 죽이고 약탈하였는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나마 과거의 일본 총리들은 타의로라도 이에 대한 반성을 조금씩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역사의 시계를 2차세계대전 발발 이전으로 돌리며 군국주의 망령을 부르는 굿을 하고 있는 듯하다. 


21세기는 인구, 환경, 기상 등 인류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가득하다. 어느 때보다 모든 국가의 상생이 중요하다. 이에 우리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하고 역사를 바로잡아 그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해주기를 요구하고 바라면서 인내해왔다.


이제 그런 희망은 물거품이 된 것 같아 우려스러울 뿐 아니라 과거보다 더 심각한 국면으로 진입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일본이 외교권을 빼앗겨 유엔에서의 외교활동이 원천봉쇄되고, 각지의 여성들이 위안부로 보내지고, 토지는 몰수당하고, 젊은이들은 강제노역에 투입되고, 자신의 이름을 버리도록 강요당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베 총리는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장이 했다는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유대인에게 아픔을 주었던 독일의 나치 전범들은 대부분 죄에 대한 선고를 받고 사라졌거나 숨어서 수치스럽게 살아간다. 그러나 일본의 전범들은 국민에게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호화롭게 산다. 어떻게 이런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29일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최근 나치 군국주의에 대한 향수가 일각에서 일어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기억은 잊혀지더라도 역사의 진실은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진정 세계의 지도국 또는 유엔의 지도국이 되고자 한다면 국제평화 및 안전 유지 등을 명시한 유엔 헌장 제1조를 다시 한번 새겨보기 바란다. 일본은 현재와 같이 군국주의 망령에 홀려 있는 한 진정한 국제적인 지도국가가 될 수 없다.


(경향DB)



윤영식 | 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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