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을 읽으면 더 큰 세상이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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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기고]글을 읽으면 더 큰 세상이 ‘활짝’

by 경향글로벌칼럼 2015. 9. 6.

유엔과 국제교육개발기구들은 2000년대부터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이라는 목표 아래 더 많은 아동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였다. 덕분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평균 초등학교 등록률은 10년 동안 20% 가까이 증가하였으나, 급격하게 늘어난 학생수를 교육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초등학생 시기의 아동 중 2억5000만명이 기본적인 읽기와 셈을 하지 못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1억3000만명은 초등학교를 4년 이상 다닌 아이들이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학습위기에 대응하여 국제사회는 교육의 양적 확대를 넘어 교육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였다.

매년 9월8일은 세계 문해의 날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개인, 지역사회, 국가의 중요성을 알린다. 월드비전은 아동과 마을의 자립을 지원하는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전 세계 57개국 중 글을 읽을 수 없는 아동 비율이 30% 이상인 국가를 중심으로 읽기능력 향상사업(Literacy Boost)을 진행하고 있다. 읽기능력 향상사업은 교사들에게 효과적인 읽기 교수법 훈련은 물론 읽기 학습을 학교 밖 공간인 가정과 지역사회까지 확장하여 아이들이 보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글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먼저 읽을 거리가 전무한 마을에서는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해오던 동화들을 소책자로 만들어 지역도서관 구축을 지원한다. 방과후 열리는 독서 캠프에서는 간단한 읽기 자료나 게임을 통해 읽기를 배우고, 지속가능한 문해교육을 위해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교보재를 만들어 활용한다. 더불어 글을 읽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요리나 농사일을 하는 중에도 아이들의 읽기 학습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인 워크숍을 통해 훈련하기도 한다.



현재 에티오피아, 부룬디 등 약 15개 국가에서 최소 150만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월드비전 읽기능력 향상사업의 결과는 놀랍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1년 동안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2.5배수 이상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부룬디에서는 읽기능력 향상사업을 진행하는 학교 학생들이 미참여 학교 학생들보다 읽기 교육과정 1학기 분량의 이해 향상도를 보였고, 여학생 및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는 크게 증가하였다.

글을 읽지 못하던 아프리카 아이들이 읽기능력 향상사업을 통해 글을 술술 읽어내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글을 읽는다는 건 더 큰 세상이 열리는 것, 세상 모든 아이들이 더 큰 꿈을 꾸며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정지선 | 월드비전 교육사업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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