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변 강대국의 해양패권 경쟁에 적절한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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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기고]주변 강대국의 해양패권 경쟁에 적절한 대책은

by 경향글로벌칼럼 2018. 12. 31.

지금 동북아는 해양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느낌이다. 중국은 도련전략을 통하여 지역 바다를 장악하기 위해 해군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해군전력은 이미 막강한 해군력을 자랑하는 일본 해상자위대를 뛰어넘었고, 강력한 잠수함 전력이 주축인 러시아 해군도 향후 3년 내에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첨단 이지스구축함과 막강한 중잠수함을 주축으로 정예 해군력을 보유한 일본도 최근 확정한 전력증강계획서에 항모급 호위함 이즈모를 개조해 항공모함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함재기로는 미국의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탑재될 예정이다. 일본의 초헌법적 군사력 건설의 배경은 보통국가로서 필요시 예상되는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팽창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동맹국과 함께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변 강대국들의 해양쟁탈 경쟁에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하나. 우리가 강대국에 상응하는 군사력을 건설하는 것은 불가하다. 큰 틀은 다자 간 안보 개념에 입각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중국 대응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즉 미국이 동맹과 함께 중국의 감시정찰수단과 장거리 정밀타격체계를 파괴하기 위한 임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면 제한된 국방비로 최선의 대안은 뭘까. 첫째, 최고 억제전력인 첨단 핵추진잠수함의 확보다. 우리 동해바다는 수심이 깊고 한·난류의 교차로 생기는 수괴(water mass)로 인해 탐지가 어려워 잠수함의 천국이라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전략적 억지력을 높일 수 있도록 최소한 3척의 핵추진잠수함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SM-3 미사일을 기존 이지스함에 탑재하는 것이다. 이지스함이 ‘신의 방패’ 불리는데 현재 우리 이지스함은 SM-3 미사일이 탑재되지 않아 ‘신의 방패’라 할 수 없다. 셋째, 이지스함 건조 조기 착수이다. 중국과 일본은 조만간 10척 내외의 이지스함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을 최대한 앞당겨야만 선제적 대응태세 유지가 가능하다. 넷째, 독도급 상륙함 3번함 이후 함은 경항모급으로 건조한다. 최소한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운용이 가능토록 활주로 갑판을 독도함보다 더 두껍고 강도 높은 철판으로 보강하고 전투기를 따로 넣을 수 있는 이중구조 갑판으로 만든다. 이상과 같은 해군력 증강 정책은 정부의 ‘신남방정책’ 지원을 위해서도 필요하며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조선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탐지·감시 능력과 장거리 정밀타격 수단이 발전함에 따라 해군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해상전력은 기동성이 뛰어나 생존성이 좋으며 잠수함은 피해 없이 전천후 공격이 가능해 전략적 가치가 높다. 또한 해상전력은 지해공 분쟁에 동시 대응이 가능하다. 즉 해상전력은 이어도나 독도의 분쟁에 대응하면서 도쿄과 베이징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임진왜란 때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조선을 구한 이순신 제독의 지혜도 바다를 슬기롭게 이용한 것이다. 새로 조성된 동북아 해상 춘추전국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사적 교훈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임한규 | 국방개혁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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