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종 코로나, 의사 이어 기자 입마저 틀어막는 중국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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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사설]신종 코로나, 의사 이어 기자 입마저 틀어막는 중국 당국

by 경향글로벌칼럼 2020. 2. 11.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우한에서 당국의 대응을 고발해온 시민기자 천추스를 감금 중인 사실이 10일 CNN에 의해 폭로됐다. 천추스는 우한 봉쇄령이 내려진 다음날 현지에 도착, 소식을 전해왔는데 지난 6일부터 종적이 끊겼다. 당국은 가족에게 천추스를 격리하고 있다고만 할 뿐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의 위험성을 경고한 의사 리원량을 괴담 유포자로 몰아붙인 데 이어 당국이 또다시 여론을 통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염병 대처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원칙을 어겼다. 지난해 12월 리원량이 처음 ‘사람 간 전염’ 위험성을 알렸을 때 중국 우한 경찰은 이를 유언비어로 몰아붙이며 반성문을 쓰게 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중국 정부가 ‘사람 간 전염’을 인정하고 우한을 봉쇄했을 때는 바이러스가 이미 세계로 퍼져나간 뒤였다. 발병 초기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축소·은폐에 급급하는 바람에 감염병 확산을 차단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현지 상황을 전하는 일조차 제대로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에도 관련 정보를 축소·은폐하고 늑장 대응하다 일을 키운 중국이 또다시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답답하다. 


리원량과 천추스가 한 일은 다른 나라에서라면 당연히 허용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시민의 기본적 권리이다. 그리고 질병뿐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정보 은폐와 여론 조작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중국 당국이 반대의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고 여론을 통제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굴기니, G2니 하는 목표가 사상누각이라는 점을 중국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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