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완전한 비핵화와 대미관계 진전 의지 밝힌 김정은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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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완전한 비핵화와 대미관계 진전 의지 밝힌 김정은 신년사

by 경향글로벌칼럼 2019. 1. 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북·미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의 주동적, 선제적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 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북·미관계가)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경제발전 기조를 분명히 한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환영한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그해 북한의 국정 방향과 외교의 기조를 밝히는 절대 지침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신년사에서 확고한 비핵화 의지와 함께 북·미관계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천명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고 밝혔다. 핵무기의 시험, 생산, 사용, 전파 등 ‘핵 4불 원칙’까지 언급하면서 북한 내부를 향해 비핵화를 통해 경제개발에 치중하겠다는 국정 방침을 제시한 것이다. 미국이 대북 압박을 계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다.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어 핵 문제를 풀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집무실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남측에 대해서도 조건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상당히 덜어낸 만큼 남북경협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이다.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으로 평가하면서 평화체제 전환을 본격 추진하자고 밝힌 것도 같은 흐름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접견실의 낮은 소파에 앉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30여분에 걸쳐 차분하게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측근들과 함께 입장하는 등 종전과 다른 파격적인 모습으로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려 한 것이다.

 

문제는 북·미 양측이 어떻게 교착 상태에 있는 협상의 물꼬를 트고, 올 상반기 중으로 비핵화 조치의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느냐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만큼 미국이 응답할 차례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만 할 게 아니라 적극 협상에 나서야 한다. 최근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견제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조야는 국내 정치와 무관하게 초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한국의 역할도 여전히 긴요하다. 북한이 경제개발에 나서려면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가 전제 조건이다.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언급한 것은 한국이 미국과 국제사회를 설득해 제재를 풀라고 촉구한 것이다. 철도·도로 연결 사업과 남북 간 군사긴장 완화 조치를 착실히 추진해 나가면서 대북 제재 해제와 북·미대화 뒷받침 등 할 일이 많다. 북·미 고위급 협상과 2차 북·미 정상회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등 일련의 과정이 올 상반기 중에 순조롭게 이행되지 않으면 북핵 문제는 풀기 어렵다. 모처럼 맞은 기회를 남·북·미 모두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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