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관계 개선이 이산가족 문제 근본 해결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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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 남북관계 개선이 이산가족 문제 근본 해결의 출발점

by 경향글로벌칼럼 2015. 10. 26.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1주일 동안 진행된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어제 끝났다. 60년 만에 만난 가족들은 언제 어디서 또 만나자는 약속도 없이 헤어졌다. 다른 점은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부쩍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휠체어를 탄 이산가족이 많아졌고, 의료진이 상시 대기해야 했다. 생존 이산가족의 절반 이상이 80세를 넘겼다. 이번 상봉 때도 동반가족을 제외한 북측 상봉자 97명 중 96명이 80대였고, 남측 상봉자들도 상황이 비슷했다. 가족의 사망으로 이젠 부모와 자식 간 상봉이나 형제·자매간 상봉보다 3촌 이상의 친·인척 간 상봉이 늘었다.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산가족의 전면적인 생사 확인에서부터 상봉의 정례화, 서신 교환 및 방문 등이 절박하다. 1년8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상봉 행사의 경쟁률은 663 대 1이었다. 지금처럼 어쩌다 남북이 합의해 수백명씩 찔끔찔끔 만나는 방식으로는 이산의 응어리를 풀 수 없다. 다행히 남북 모두 상봉 정례화에 의지를 보였다. 리충복 북한적십자중앙위원장도 “상시 접촉과 편지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를 남측과 다각적으로 협의하겠다”며 “김성주 총재와 많은 내용을 협의했고, 앞으로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조속히 상봉 정례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납북 어부 정건목씨가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 주고 있다._연합뉴스


이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에 합의해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그 합의는 휴지 조각이 된다. 이번에도 한·미 정상회담과 북방한계선(NLL) 충돌 등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상봉이 무산되지 않을까 이산가족들은 가슴을 졸였다. 이산 문제는 인도적 견지에서 접근해야 풀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더욱 확대하고, 5·24 조치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등도 풀어야 한다. 8·25 합의와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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