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박은경의 특파원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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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박은경의 특파원 칼럼79

중국의 불황 타개책, 불야성 중국 톈진시 상무국장은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황금연휴(2월4~10일)를 앞두고 베이징으로 ‘야간견학’을 왔다. 날이 저문 후 진행된 상무국장의 견학 루트는 술집이 밀집한 지역에 집중됐다. 이국적인 카페와 술집이 모여 있는 ‘베이징의 이태원’ 싼리툰 거리와 호수를 끼고 라이브바들이 성업 중인 호우하이를 둘러봤다. 그는 견학 후 “베이징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톈진의 야간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면서 6개 야간경제 시범거리 조성, 심야영업 브랜드 육성 계획을 밝혔다. 톈진시를 ‘불야성’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중국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다음달 초 소집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지방 전인대 회의가 한창이다. 올해 각 도시의 핵심 정책을 논의하고 수립하는 지방 전인대의 최대 화두는 하나.. 2019. 2. 13.
미·중 스파이 전쟁 1985년 11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중국 출신의 전 미 중앙정보국(CIA) 간부 진우다이(金無怠)를 간첩과 사기 탈세 등 17가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미국 이름은 래리 우 타이 친. CIA 아시아 지역 총책임자였던 그가 40년 넘게 중국의 간첩으로 암약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옌징대학(현 베이징대)에서 신문학을 전공한 진우다이는 뛰어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상하이와 홍콩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서 통역관으로 일했다. 6·25전쟁 당시 한국에 근무하면서 중국군 포로 통역을 맡았다. 이때 저우언라이(周恩來)에게 포섭된 것으로 알려졌다. CIA 해외방송정보국(FBIS)에서 근무하다 분석관으로 승진했고 이후 CIA 아시아 지역 총책임자로 중국·대만·일본·한국 지역 기밀정보를 다뤘.. 2019. 1. 16.
편의점은 ‘보물 찾기’ 중국 베이징에 있는 카르푸, 월마트 같은 대형 할인점은 오후 10시쯤이면 문을 닫는다. 대부분 기업형 슈퍼마켓도 그즈음 영업을 끝낸다. 온라인 쇼핑몰이 유통 생태계를 빠르게 흡수 통일하면서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는 할인점과 슈퍼마켓은 점점 줄고 있다. 이런 현실에 비춰보면 생필품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을 수 있는 편의점 수요가 많은 듯하지만, 웬일인지 베이징에서는 편의점 찾기가 ‘보물찾기’ 수준이다. 아파트 단지 앞 큰길에 2층짜리 대형 편의점이 새로 생겼다. 복사 같은 사무 서비스도 해준다고 써 붙여놔 내심 든든했는데 한 번 누려보기도 전에 ‘휴점’ ‘수리 중’을 거쳐 ‘폐점’이 됐다. 지난해 기준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은 인구 9670명당 편의점 1개로 중국 전체 도시 중 20위에 그쳤다. 편의점이 발.. 2018. 12. 5.
진먼다오와 JSA 대만 진먼다오(金門島)에는 도교사원이 편의점처럼 펼쳐져 있다. 과다출점된 서울의 편의점같이 ‘길 건너 하나’꼴이다. 진먼다오가 ‘도교사원 왕국’이 된 것은 지리적, 역사적 요인이 크다. 서울의 4분의 1 정도인 152㎢ 면적의 진먼다오에는 12만명이 살고 있다. 중국에서는 1.8㎞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대만과의 거리는 210㎞에 달한다. 이 때문에 대만 국민당의 최후의 보루이자 중국 공산당과의 최대 격전지였다. 1958년 8월부터 10월까지 중국군은 포탄 47만발을 진먼다오에 쏟아부었다. ‘진먼 포전’이라고 부르는 이 대규모 전투로도 중국은 진먼다오를 얻지 못했다. 비 오듯이 쏟아지는 포탄에 어찌할 수 없었던 주민들은 그저 신앙에 의지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수가 없었을 것이다. 불로장생을 지향하는 도교.. 2018. 11. 14.
판빙빙과 가짜뉴스 베이징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범위를 중국 전체로 넓히면 더 ‘깜깜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에 있다는 이유로 취재 영역을 벗어난 질문을 받곤 한다. 예를 들면 “중국 사람들은 왜 잘 안 씻냐”(개인적으로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혹은 “아직도 안 씻냐” 같은 질문부터 “중국에도 짬뽕이 있냐” 등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지난 한 달간 쏟아진 질문은 하나로 압축된다. “판빙빙은 진짜 어떻게 된 거냐”다. 근래 판빙빙 사건처럼 한국 대중의 전폭적 관심을 끈 중국 뉴스도 없어 보인다. 판빙빙 사건은 어찌보면 간단하게 정리되는 뉴스다. 이중계약 의혹이 제기된 후 3개월간 공개 활동을 중단했고, 이후 탈세 사실이 확인돼 9억위안(1437억원)가량의 벌금이 .. 2018. 10. 24.
숙제와의 전쟁 항저우 어린이들은 최근 ‘가을방학’을 얻었다. 그러나 방학과 동시에 학부모들에게는 기이한 숙제가 떨어졌다. 숙제 제목은 ‘다 같이 나무심기 릴레이’다. 중국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웨이신에서 가상의 나무를 키우는 미니 게임이다. 원하는 종자를 골라 물을 주면서 나무로 성장시킨 후 이 나무 사진을 캡처해 담임 선생님에게 보내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다. 웨이신 친구들에게 게임을 공유해야 종자에 계속 물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숙제를 완성하기 위해선 ‘다단계식 게임 영업’을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어려운 숙제는 그대로 부모의 숙제가 된다. 복잡한 첨단 숙제에 학부모들만 바빠졌다. 사실 이 게임은 항저우의 유명 호수인 시후의 안전, 홍수 방지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공익 광고성 프.. 2018. 10. 4.
판빙빙의 실종과 중국의 침묵 2002년 7월25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인기 여배우 류샤오칭(劉曉慶·63)이 탈세 혐의로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당일 CCTV도 저녁 9시 뉴스에서 같은 소식을 전했다. 영화, TV드라마 주인공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여배우의 체포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관영언론이 발표하고 나서야 그동안 침묵하던 중국 매체들도 류샤오칭의 탈세 소식을 연일 대서특필했다. 류샤오칭이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한 것은 체포 3개월여 전인 4월부터였다. 류샤오칭의 매제이자 류샤오칭이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대표가 구속됐고, 5월에는 베이징시 지방세무국(국세청)이 류샤오칭 회사 거래은행의 예금계좌 196만위안(약 3억2000만원)을 압류했다. 이즈음부터 류샤오칭의 탈세, 구속, 정치인 연관설까지 온갖 루머가 떠돌았.. 2018. 9. 17.
중국 ‘바바리맨’ 여행지에서는 평소 안 하던 것을 쉽게 실행한다. 하루 중 가장 분주한 아침에 한가로운 산책은 평소엔 불가능한 것이지만 여행지에서라면 가능하다. 휴가 기간 중 들른 북·중·러 3국 접경도시 훈춘에서는 아침 공원 산책에 필요한 시간과 여유가 허용됐다. 훈춘 시내의 룽위안(龍源)공원이 풍기는 늦여름의 상쾌함에 한창 빠져 있을 때였다. 나무 뒤에서 ‘그놈’이 쓱 나타났다. ‘그놈’은 바지를 반쯤 내린 상태였다. 그리고 구릿빛 금속으로 만든 방울을 ‘그곳’에 갖다대고 흔들었다. 특유의 동작과 소리로 남의 시선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끌어당기려는 수법인 듯했다. 여중·여고 시절 수차례 ‘바바리맨’을 보며 단련된 멘털이지만, 중국 특색의 ‘바바리맨’ 앞에선 크게 당황했다. 다급하게 주변을 살폈다. 교복 입은 여학생과.. 2018. 9. 5.
중국의 ‘다리’ 리더십 첸탕(錢塘)강은 중국 항저우시를 가로질러 흐른다. 굴곡이 심하고 조석 차이가 크다. 교량을 건설하기엔 악조건이다. 중국이 자국 기술로 설계·완공한 첫 복층대교는 1937년 첸탕강에 세워졌다. 1453m 길이의 첸탕대교는 상층부에는 차량이, 하층부에는 기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류허(六合)탑과 시후(西湖)의 풍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다. 37개월간 공사 끝에 완공을 앞둔 1937년, 중일전쟁이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전화가 상하이로 확대됐다. 항저우까지 함락될 위기에 처했다. 천탕대교는 그해 11월17일 전면 개통하면서 교량 밑에는 100여개의 폭발물을 설치했다. 일본군의 항저우 침략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안타깝게도 개통 한 달여 만에 폭파되고 말았다. 첸탕대교를 지은 ‘중국 교량의 아버지’ 마.. 2018.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