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1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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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여적]미국발 코로나 부유세 세계적인 부자 워런 버핏은 대표적인 부자증세론자다. 그가 2011년 8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소득세율이 비서보다도 더 낮다”며 부자증세를 요구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2010년 그가 낸 소득세는 약 694만달러였지만 소득세율(17.4%)은 직원 20명의 평균(36%)보다 크게 낮았다. 그보다 70년 전 미국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제안으로 2만5000달러가 넘는 부분에 90%가 넘는 소득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부유세는 부자증세와 결이 다르다. 부과 대상이 이른바 슈퍼부자이며, 기준은 소득이 아닌 순자산이다. 미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는 대표적인 부유세 옹호론자다. 두 사람은 지난해 대선의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서며 서로 경쟁하듯 부유세안을 내놨다. 워런안은 5000만~10억달.. 2021. 3. 3.
[사유와 성찰]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하여 목숨을 건 민주화 현장의 미얀마 시민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연대의 성원으로 한국 민주주의를 지원한 세계인들의 은혜를 되갚자 팔뚝에 이름, 전화번호, 혈액형을 적는 그들을 보며 눈물이 흐른다. 억압받는 세계의 백성들은 이렇게 자유와 정의를 위해 길거리로 몸을 던진다. 그들은 “국민들이 고통받기 때문에 차들도 멈췄다”며 고장난 차들을 도로 위에 두거나 경적을 울리고, 냄비를 두들기거나 세 손가락 저항의 상징을 허공을 향해 날리고 있다. 죽은 자들 뒤를 산 자들이 따르며 민주주의의 승리를 외친다. 미얀마의 과거는 한국과 너무나도 닮았다.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가 그랬지만, 특히 이 나라는 서구의 식민지로부터 벗어나는 고단한 과정부터 해방, 내란(6·25전쟁), 군부 쿠데타, 신군부의 정권 강탈, 민주화의 여정.. 2021. 3. 2.
[여적]밀크티 동맹 19세기 영국과 청나라 간 아편전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차(茶)였다. 당시 영국에서는 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청으로부터 차를 사들일 결제대금 은이 절대 부족했다. 그래서 영국이 고안한 것이 인도를 끼워넣은 ‘삼각무역’이었다. 대중국 무역 독점권을 가진 동인도회사가 영국의 모직물을 인도에 수출하면, 인도는 중국에 아편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 영국이 차를 가져오는 식이다. ‘차의 정치경제학’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차가 다시 국제정치의 중심에 섰다. 태국과 중국 간 소셜미디어(SNS) 전쟁이 계기였다. 태국의 한 유명인이 트위터에 홍콩을 국가로 묘사한 이미지를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급기야 두 나라 간 갈등에 .. 2021. 3. 2.
[조성렬의 신한반도 비전]김정은의 네 갈래 길 올해 12월30일이면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지 꼭 10년이 된다. 북한당국은 작년 9주년에 맞춰 김정은 전기인 라는 책을 출간해 얼마 전 대외선전매체 홈페이지에 공개하였다. 여기서는 36쪽에 걸쳐 2018년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다뤄져 있지만, 정작 문재인 대통령에 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 그렇다면 남북 정상 간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도 모두 잊은 것인가? 김정은은 2018년 3월 우리 측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핵 포기를 약속했다. ‘4·27판문점선언’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고 약속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는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전기에는 선.. 2021. 3. 2.
친일 교수와 ‘위안부 음모론’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워싱턴정대위)는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내걸고 미국에서 가장 먼저 결성된 민간단체 중 하나다.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이듬해인 1992년 유엔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기 위한 황금주 할머니의 미국 방문 지원, 워싱턴 한인교회 증언 행사 개최 등이 이 단체의 출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워싱턴정대위는 28년에 걸친 미국 내 위안부 운동의 역사와 성과, 의미를 집대성한 영문 책자 발간을 알리면서 영문 자료 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위안부운동단체의 영문 책자 발간이 단순히 단체의 역사를 정리하는 차원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태평양전쟁 당시 성매매 계약’ 논문 파문을 보면서 새삼 깨달았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 2021. 2. 24.
[여적]불굴의 화성 도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18일(현지시간)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무엇보다 인간의 화성 거주 가능성을 본격 탐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화성은 중력이 지구의 40%이고 이산화탄소가 대기의 95%에 달하지만, 계절이 존재하고 자전주기(24시간39분)가 지구와 비슷하다. ‘인내’라는 뜻의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7월30일 지구를 떠나 6개월 반 동안 무려 4억7000만㎞를 비행했다. 마지막 고비인 ‘공포의 7분’도 넘기고 착륙에 성공했다. 화성엔 공기가 거의 없어 착륙 과정에서 제때 감속하지 않으면 충돌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공포의 7분’을 넘어 화성 착륙에 성공한 탐사선은 50%에 불과하다고 한다. 탐사팀을 이끄는 스와티 모한 박사가 “.. 2021. 2. 22.
[여적]예타의 정치학 1966년 11월9일 경북 김천에서는 김천~삼천포 간 ‘김삼선’ 철도기공식이 열렸다.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했으니 지역민들은 곧 철길이 놓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재원 조달 문제로 다음해 중단됐다. ‘비운의 김삼선’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2014년에야 예비타당성(예타) 조사에 들어갔다. 비용 대비 편익(B/C)이 0.72로, 1을 넘지 못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예타가 ‘눈물의 고개’로 비유되는 것은 그만큼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규모 사업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예산의 낭비를 막기 위한 제도인 예타는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처음 도입됐다. 총사업비 규모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이 300억원 이상인 사업은 반드시 예타를 통과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철도나 고속도로.. 2021. 2. 22.
[여적]빌 게이츠의 원전 빌 게이츠(66)는 워낙에도 혁신가이지만 최근 그 면모를 두드러지게 한 것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청정기술 개발 투자다. 지난 15년간 사비 2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인 분야가 원자력 발전이다. 그는 원전을 온실가스 배출이 0이 되는 넷제로의 관건이라고 주장한다.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해 2006년 테라파워라는 회사까지 세웠다. 재생에너지를 추구한다면서 원전을 짓는다니 얼핏 모순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원전은 보통 원전과 다르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나트륨’ 원자로는 핵분열이 아닌 핵융합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핵융합은 수소를 원료로 사용하기에 안정적으로 무제한 공급할 수 있다. 냉각재가 물이 아닌 끓는점이 높은 액체 나트륨이어서 사고 걱정이 없.. 2021. 2. 16.
누가 중국을 알 수 있는가 랴오닝성 다롄의 한 공장에 다니던 샤오빈의 운명이 갈린 것은 1989년 베이징 출장이었다. 그는 중국 당국이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탱크로 진압한 6월4일 베이징에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거리에서 만난 ABC 방송국 기자에게 “무고한 2만명의 시민이 죽임을 당했다”고 말하면서 분노했다. 샤오빈이 외신 매체와 인터뷰한 결과는 참혹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샤오빈의 ABC 인터뷰 장면을 보도하면서 ‘유언비어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보도는 흡사 범죄자 현상수배 같았다. 샤오빈은 동료 2명의 신고로 다롄에서 체포됐고, TV에서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 체포 한 달 만에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죄목은 ‘반혁명선전선동죄’였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학생지도자 왕단도 이보.. 2021.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