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35 Page)
본문 바로가기

경향 국제칼럼2036

[기고]딜레마에 직면한 일국양제의 해법 중국은 개혁·개방 직후부터 불균형 발전전략에 해당하는 해안가 경제특구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해 왔다. 오늘날 중국몽을 선도하는 세계도시로 성장한 광저우와 상하이가 대표적 사례이다. 이러한 자신감에 힘입어 하나의 중국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자 홍콩과 마카오, 대만을 환수하는 전략으로 일국양제를 채택했다. 한때 순항하던 일국양제는 송환법 반대 시위와 여행비자 규제 그리고 민주진보당의 재집권으로 인해 정책딜레마가 가중된 상태이다. 특구제도 시즌 2를 선도한 홍콩은 1997년 중국이 영국에서 환수한 직후만 해도 안정적인 특별행정구를 지향했다. 당초 홍콩은 중국의 주권회복 이후에도 자율적 통치를 허용한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과 기존의 제도를 유지한다는 ‘50년불변(五十年不變)’의 원칙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홍콩.. 2020. 1. 23.
[사설]‘반한’ 기조 누그러졌지만, 기대에 못 미친 아베 총리 연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국회 시정방침 연설을 통해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켜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설은 일본 총리가 한 해의 국정 기본방침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어서 외교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와 달리 한국과의 관계가 주변국 외교 항목의 첫머리에 언급됐고, “기본적인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나라”라는 표현이 6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 언급 생략 등 ‘한국 무시’로 일관한 지난해 시정연설에 비한다면 한·일관계 개선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키.. 2020. 1. 21.
[사설]북한의 파격적인 ‘외교 라인’ 교체가 말하는 것 북한의 외교라인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 외교의 원로로 노동당 정치국원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모든 직책에서 제외되고, 김정은 시대 대미 전략을 총괄해온 리용호 외무상도 4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국내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특히 리 외무상의 후임으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주 이런 내용의 외교라인 교체를 북한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했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이 19일 전했다. 정부 당국은 “아직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대외 전략의 전환을 예고하는 외교라인 변화를 주목한다. 북한이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외교 원로인 노동당 부위원장(국제담당).. 2020. 1. 20.
[정동칼럼]미 대선, 이란 그리고 북한 문제 선거의 해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어디 있으랴마는 한국이나 미국 모두 ‘역대급’으로 악화되는 정치·경제 양극화 양상을 고려하면 사즉생(死卽生)의 전쟁 같은 선거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11월 초로 예정된 미국 대선 및 상·하원 선거는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외교정책과 향후 세계전략도 영향을 받을 테니 말이다. 미국의 경우 최우선 관심사는 물론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다. 대부분 박빙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결국 승부처는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가 1% 이내의 근소한 표차로 이겼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이들 3개주와 플로리다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한 해 트럼프의 주요 정치적 결정들이 이들 경합주에서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2020. 1. 17.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왜 성공하지 못했나 2018년 1월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표명하면서 예기치 않게 시동이 걸렸던 한반도 평화정착프로세스가 2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다.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던 김 위원장은 이제 더 이상 핵·미사일 실험 유예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대화 복원이나 진전은 고사하고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세계적 관심과 기대 속에 시작됐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좌초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각양의 진단과 분석이 존재한다. 그러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하나는, 북한은 물론 미국·한국 등 대화 과정에 참여했던 모든 플레이어들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가장 핵심적이.. 2020. 1. 17.
[사설]‘남북관계 선행론’, 북한 개별관광부터 성과 내야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는 우리의 문제이니 우리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북·미 대화만 쳐다볼 것 아니라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최대한 협력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별관광 같은 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모색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이날 종교·사회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관계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사에서 북·미 대화와 별개로 남북협력을 증진시키겠다고 한 ‘남북관계 선행론’이 정부의 올해 대북 기조로 뚜렷해지고 있다. ‘북·미 대화가 정체되면 남북관계도 따라 멈춰야 하는가’에 대한 .. 2020. 1. 16.
[여적]남북의 국호 해방공간에서 미래 통일독립국가의 국호로 ‘대한민국’과 ‘조선인민공화국’이 맞섰다. 그러나 이어진 남북 분단으로 인해 두 이름은 통일국가가 아닌 분단국의 국호가 됐다. 1948년 8월 남쪽에서 ‘대한민국’을 수립하자, 북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선포됐다. 분단국의 국호가 이처럼 판연히 갈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중국과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처럼 ‘중화’를 공유한다. 통일 전 남북 베트남의 국호는 각각 베트남공화국과 베트남민주공화국이었고, 서독(독일연방공화국)과 동독(독일민주공화국) 역시 ‘독일’을 함께 썼다(강응천, ). ‘한국’ 또는 ‘조선’이라는 이름으로 통일국가를 이루려 했던 꿈은 분단과 함께 좌절됐다. 그럼에도 남은 북을 ‘북한’으로, 북은 남을 ‘남조선’으로 부르며 자신들의 국호.. 2020. 1. 16.
[세상읽기]김정은에게 두 개의 다른 ‘봄’ 하노이 회담(2019·2·27~28) 굴욕으로 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국을 향한 분노와 불신은 예상보다 훨씬 깊은 듯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노동당 전원회의(7기 5차) 보고를 무려 나흘씩이나(12·28~31) 할 이유가 없었다. 신년사마저 생략하고 전원회의 발언문 공개 형식을 통해 현 정세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았다. 마치 언제라도 상을 엎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개최된 7기 4차 전원회의(2019·4·11) 이후 8개월여 기간을 ‘혹독하고 위험천만한 격난’으로 간주했다. 김정은에게 이 기간은 분명 자득의 시간이었으며, 흔들리지 않는 하나의 지점을 끝까지 찾아보려는 간절한.. 2020. 1. 14.
[사설]대남 독설 쏟아낸 북 김계관 담화, 유감스럽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11일 담화를 내 일부 제재와 핵 시설을 통째로 바꾸는 협상이 다시는 없을 것이며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야만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계관 고문은 “일부 유엔 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 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조미 사이에 대화가 다시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담화에서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탄핵과 대통령 선거, 이란 문제 등으로 북핵 문제에 집중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에 섣불리 나설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협상의 전제조건을 높인 것이나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한.. 2020.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