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 곳곳에서 취재진들이 위협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가 독일인 기자들을 간첩으로 기소했다고.
이란 정부가 독일 기자 두 명을 체포해서 간첩 혐의로 기소를 했습니다.
이란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6일에 간첩 혐의로 독일 기자 2명을 기소했는데, 이 두 기자는 간통죄를 범했다는 이유로 돌에 맞아 처형당할 뻔 했던 이란 여성의 아들을 취재했던 기자들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란의 비인도적인 투석처형 논란과 관련해 서방 기자들에게 일종의 보복을 한 건데요. 이란 핵협상을 앞두고 이란과 서방 간에 또다시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2. 두 기자와 투석처형 건은 어떤 관계?
이들을 체포한 이란 내 동아제르바이잔 주 법무장관 말레크 아즈다르 샤리피는 “이들이 취재진 자격이 아닌 관광객으로 들어와서 타브리즈 지역에서 첩보활동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명목 상으로는 그 말이 사실일 겁니다. 이란은 서방국들은 물론 어느 나라 취재진들에게도 여간해서는 공식 취재 비자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기자들이 다들 관광비자로 들어가니까요. 하지만 이 두 기자의 행위 중에 문제가 된 것은 결국 투석처형 취재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란 법원은 지난달 간통 혐의로 기소된 사키네 아시티아니라는 43세 여성에게 돌팔매 처형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비난이 빗발치자 일단 처형을 보류하고 있는데요.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지난 15일 이란 국영TV에 스스로 아시티아니라고 말하는 여성이 “내가 죄인입니다”라고 자백하는 장면이 방영됐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은 자기 어머니가 고문 때문에 간통을 저질렀다는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랬다가 또 발언을 번복하는 등, 수사당국의 압력을 받는 듯한 기미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15일의 프로그램에 독일인 기자들이 출연을 한 겁니다.
3. 그래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
흐릿하게만 나왔는데, 아무래도 갇혀 있거나 이란 당국의 위협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기자로 추정되는 이 두 사람이 “우리도 속아서 이란에 오게 됐다”고 말을 했답니다. 그러면서 “독일 여성단체가 우리더러 취재를 해달라 했는데 와보니 들은 것과 다르더라”면서 모호한 말을 했습니다.
서방 언론들은 두 기자가 벌써 한달 넘게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극도의 압박을 받아 위축돼 있는 것 같다고 주장. 이란 당국이 강압적인 수단을 썼을 거라는 얘기죠.
4. 러시아에서는 얼마 전에 일간지 기자가 집단폭행을 당했는데.
지난 6일 일어난 사건인데요. 유력 일간지 중 하나인 코메르산트의 올레그 카신(30) 기자가 한밤중에 모스크바 도심 퍄트니스카야 거리에 있는 자기 집 부근에서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해서 중태에 빠졌습니다.
부상 정도가 굉장히 심하다고 하는데요, 이 기자는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끝에 의식을 회복하고 17일에 경찰에 첫 진술을 했습니다. 경찰에서 기자는 환경파괴 고발기사를 썼던 것과 이번 폭행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답니다.
5. 어떤 기사를 써왔기에?
모스크바 북쪽에 힘키라는 숲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 숲을 관통,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고속도로를 지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환경단체들의 반발 등을 들어 도로 건설에 반대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강행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카신 기자는 이 숲에 도로가 지나가면 심림이 다 파괴될 것이라는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을 많이 취재해 실었다고 합니다. 카신이 폭행을 당하기 며칠 전에는 숲 파괴에 반대해온 환경운동가 1명이 괴한으로부터 역시 공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앞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기자 폭행 사건을 엄정 수사하라고 경찰에 지시했지만, 카신 기자가 회복되려면 앞으로도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예전에도 수사가 흐지부지된 전례가 많아서 이번에도 수사결과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6. 역설적이지만... 탄압받는 두 나라 기자들이 올해 국제 언론자유상을 수상했다고.
국제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17일 2010년 ‘언론자유상’ 수상자를 발표했는데요.
이란 인터넷뉴스 ‘사함’의 모하마디 다바리 편집국장, 러시아 연방 내 다게스탄 공화국의 주간지 체르노빅의 나디라 이사예바 편집국장 등을 수상자로 결정했네요.
다바리는 이란의 한 소년원에서 일어난 성폭행과 고문 등의 인권 학대를 고발하는 기사를 썼다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는데, 모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쓰는 등 구명운동을 벌여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가택연금 상태이고요. 이사예바 역시 다게스탄 공화국 정부의 비리를 폭로했다가 위협을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구정은 기자 http://ttalgi21.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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