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항기 미사일 공격은 천인공노할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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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사설]민항기 미사일 공격은 천인공노할 만행

by 경향글로벌칼럼 2014. 7. 18.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과 승무원 298명 전원이 사망했다. 민간 항공기 격추 사건 사상 최악의 참사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은 서로 이번 사건이 상대방 소행이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누구의 책임이든, 이유가 무엇이든 민항기에 대한 공격은 천인공노할 만행이다.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추락 지점에서 사고 수습 요원들이 비행기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_AP연합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사고 여객기는 17일 오후(현지시간) 고도 1만m 상공에서 관제탑과의 교신이 끊긴 뒤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샤흐툐르스크에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지역을 장악한 친러시아 반군이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송기로 오인해 격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군의 통화내용을 도청한 자료를 증거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군 측은 1만m 상공의 항공기를 격추할 만한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여객기 공격은 정부군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경위와 책임소재를 밝히는 일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많은 한국인에게 이번 사건은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을 터이다. 1983년 9월 대한항공 여객기가 옛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에 격추돼 탑승자 269명이 모두 숨진 참사 때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민간항공협정을 개정해 민항기가 영공을 침범하더라도 격추하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이번 사건은 명백한 협정 위반이다. 사건 당사국과 국제사회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누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밝혀내야 한다. 유의할 점은 우크라이나 내부, 또는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으로 인해 조사가 정치적으로 변질돼선 안된다는 점이다. 투명하고 독립적인 공동조사만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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