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악으로 치닫는 미·중 무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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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사설]최악으로 치닫는 미·중 무역 갈등

by 경향글로벌칼럼 2019. 8. 26.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23일 밤 중국은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5% 혹은 10% 관세를 9월과 12월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그동안 보류했던 미국산 자동차에 25%, 자동차 부품에 5%의 관세를 12월부터 물리기로 했다. 그러자 미국도 가만있지 않고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미국은 10월부터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세율을 25%에서 30%로 올리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달부터 부과될 나머지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양국은 ‘갈 데까지 가 보겠다’는 태도다. 중국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굴복하지 않는 것은 물론 미국의 야만적인 수단에 중국의 반격은 강도가 세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 내 미국 기업에 대해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세계 G2국가의 대결이 갈수록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되는 양상이다.


주지하다시피 미·중 간의 무역전쟁 이후 세계 경제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장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국채 금리가 역전되면 어김없이 경기 침체가 나타난다. 중국 산업생산증가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8%에 그쳤다.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다. 독일과 영국은 지난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세계 주요 경제의 동시 불황 공포가 커졌다.


한국 경제도 예외일 수 없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출부진을 보완할 투자는 감소하고 내수도 견고하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한·일 갈등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등 안보 분야로 확산된 상태다. 국내외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럴 때일수록 기본을 충실히 해둬야 한다. 단기적으로 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에 대비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경쟁력 강화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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