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박영환의 워싱턴 리포트'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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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박영환의 워싱턴 리포트46

블랙팬서 열풍의 이유 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의 영화관 AMC를 찾았다. 개봉 이틀째였다. 극장 입구부터 꽤 긴 줄이 있었다. 흑인 관객들이 유난히 많았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감격한 듯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여운을 즐기는 관객들도 많았다. 큰 극장의 한가운데 자리에 앉은 덕분에 영화가 끝나고도 밖으로 나오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먼 곳까지 찾아가 을 본 후 감정의 정리가 어려웠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최근 미국에서 가 열풍이다.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 와칸다를 배경으로 하는 흑인 히어로 영화다. 흑인 히어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에도 시드니 포이티어가 살인사건 전문 형사로 열연한 가 흑인들을 극장으로 몰려들게 했다. 하지만 이번 바람은 다르다는 게 미국 언.. 2018. 2. 21.
‘어쩌다 대통령’ 요즘 미국 정가의 뜨거운 화제는 마이클 울프의 신간 다. 주변 인물들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후를 생생하게 담았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트럼프 캠프의 누구도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는 점이다. “대선 당일 저녁 8시를 넘기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 밖의 전망이 확정적으로 보일 때였다. 트럼프의 아들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버지가 무슨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눈물을 흘렸다. 기쁨의 눈물이 아니었다.” 대선 승리 소식에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가 놀라는 대목이다. 유명해지고 싶었던 트럼프는 대선 일주일 전에 친구인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사장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꿈꿔왔던 것보다 더 강력하다. 져도 진.. 2018. 1. 10.
피노키오 대통령과 가짜뉴스 “저기 뒤에 가짜뉴스(fake news)가 있다. 전부 다는 아니다. 물론 일부는 괜찮은 사람들이다. 어디 보자. 한 30% 정도는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군기지에서 열린 연방수사국(FBI) 내셔널 아카데미 졸업식에서 자신을 향한 카메라를 가리키며 졸업생들과 생중계로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에게 한 말이다. 가볍게 미국 언론인의 70%는 가짜(fake)가 돼 버렸다. 트럼프 정부 출범 첫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워싱턴에서 지켜본 트럼프 정부 1년은 불안하고 실망스러웠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배타적 백인 민족주의로 조금씩 휩쓸려 가는 미국은 더 이상 다양성을 원동력으로 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나라가 아니었다. 미국 우선주의만큼이나 트럼프 대통.. 2017. 12. 20.
추수감사절과 미국 정치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지나갔다.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이동하는 미국인이 5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이동의 연휴였다. 대도시의 주요 간선도로는 자동차로 넘쳐났고, 주요 공항에서는 비행기 연착이 잇따랐다. 대도시에서 공부하는 조카도, 다른 주에 살고 있는 삼촌도 고향 집에 모였다. 연휴를 이용해 따뜻한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도 많았다. 명절 연휴에 모인 가족이 즐겁기 위해서는 피해야 할 대화가 있다. 노총각·노처녀 결혼 이야기, 중·고등학생 성적 비교만큼이나 짜증을 유발해 화기애애한 가족 만찬을 망칠 수 있는 화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를 바가 없다. 바로 정치 이야기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8~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에 미.. 2017. 11. 29.
다가오는 ‘진실의 순간’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미국 주요 방송과 신문들은 매일 북한과 미국의 전쟁 가능성을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괌 포위사격 발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경고로 위기의식은 최고조에 달했다. 온라인에서는 핵전쟁 대피시설과 비상식량 등 전쟁 대비 물품들의 판매가 급증했다. 곧 전쟁이라도 날 것 같던 미국 언론들의 호들갑은 한순간에 잠잠해졌다. 트럼프의 백인 우월주의자 폭력사태 두둔 발언 이후 북한 뉴스는 찾기 어려워졌고 화제는 미국 사회의 현존하는 병폐인 인종주의 문제로 급반전됐다. 미국 입장에선 한국 시민들의 반응이 더 인상적이었을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 서울 주재기자는 최근 이번 사태를 회고하는 기사에서 “북핵 위기에 대해 보도할 때마다 마치 두 개의 현실에서 살고 있.. 2017. 8. 23.
트럼프의 세번째 이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니미’로 불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이 임명 열흘 만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코미디처럼 해임됐다. 기존 비서실장을 정신병자로 공격하더니 존 켈리 신임 비서실장에 의해 바로 잘렸다. 스카라무치가 잃은 건 명예만이 아니다. 뉴욕포스트는 지난달 29일 스카라무치의 부인이 최근 이혼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부인은 스카라무치가 노골적인 정치적 야망을 위해 정신 나간 듯이 워싱턴을 추구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때문에 이혼한 사례는 또 있다. 플로리다 지역지 팜비치포스트는 지난달 28일 미국프로풋볼(NFL) 치어리더 출신으로 열성 트럼프 지지자인 부인 린 애런버그와 팜비치 카운티 주 검사로 열성 민주당원인 남.. 2017. 8. 2.
트럼프케어와 미국 예외주의 최근 미국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는 공화당의 새 건강보험법안, 일명 ‘트럼프케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1호 행정명령으로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를 선언했다. 이후 공화당은 하원에서 새 건강보험법안을 통과시켰고, 이제 상원에서 자체 건강보험법안을 만들어 표결을 앞두고 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집권 한 달 만에 오바마케어를 폐지할 수 있을 줄 알았다고 한다. 건강보험 제도는 ‘러시아 스캔들’이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비해 미국인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다. 게다가 공화당이 추진하는 건강보험법안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건강보험 혜택을 크게 축소하는 데 맞춰졌다. 건강보험 재원 마련을 위한 부유층에 부과하는 세금은 감면해주고 정부 재원을 통한 메디케이드 지원은 삭감, 폐지한다.. 2017. 7. 19.
미국 민주당, 언제까지 질까 민주당은 언제까지 계속 질까. 한국이 아니라 미국 이야기다. 미국 민주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6지구와 노스캐롤라이나주 5지구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치러진 네 번의 보궐선거에서 모두 공화당을 꺾는 데 실패했다. 몬태나주에서는 기자를 ‘보디슬램’한 그레그 지안포르테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고, 조지아에서는 민주당의 30세 젊은 후보 존 오소프의 바람이 통하지 않았다. 보궐선거 4연패가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이냐고 할 수도 있다. 게다가 네 곳 모두 공화당의 전통적 우세지역이었다. 특히 톰 프라이스가 트럼프 정부 보건부 장관으로 가면서 자리가 빈 조지아 6지구는 40년간 공화당 텃밭이었다. 대표적 우파 정치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지역구였다. 문제는 .. 2017. 6. 28.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장의 ‘모르쇠’ 세션스 미 법무 화씨 100도(약 38도)를 넘나드는 한낮 폭염을 뒤로하고 미국 워싱턴의 의사당에 들어서자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사진)의 증언을 취재하기 위해 13일(현지시간) 찾아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장 하트빌딩 216호. 입구에는 방청객들이 이미 수십m의 줄을 이루고 있었다. 청문위원들과 마주 보는 기자석의 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예정보다 10여분 지난 오후 2시40분쯤 세션스가 입장하자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다. 공화당 소속 리처드 버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간사 마크 워너 의원의 모두발언 이후 세션스가 선서를 했다. 그는 10여분의 모두발언에서 “나는 지난 20년간 상원에서 여러분의 동료였다”면서 “러시아 내통 의혹에 내가 연루됐다는 주장.. 2017.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