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시아로 번진 IS의 ‘소프트 타깃’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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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사설]아시아로 번진 IS의 ‘소프트 타깃’ 테러

by 경향글로벌칼럼 2016. 1. 15.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테러범들이 그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에서 테러를 저질렀다. 테러범들은 관공서와 쇼핑몰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있는 도심에서 저항 능력이 없는 민간인들을 향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하고 경찰과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전투를 벌여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테러범 5명과 민간인 2명 등이 숨졌다. IS가 지난해 말 파리를 시작으로 이스탄불·자카르타까지 두 달 새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대형 테러를 감행한 것이다.

자카르타 테러는 IS가 동진(東進)함으로써 유럽과 미주뿐 아니라 아시아로까지 공격 범위를 넓혔음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에는 약 2억5000만명의 무슬림이 있고, 이곳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은 중앙정부를 상대로 분리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다. IS는 이 무장세력들을 이용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달 초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의 4개 무장단체가 필리핀 바실란에 모여 IS 깃발 아래 통합 선언을 한 바 있다. 이번 테러는 또한 동남아의 자생 무장세력이 IS와 연계해 테러를 감행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주모자인 인도네시아인 바흐룬 나임은 IS를 추종하는 동남아 무장조직의 지도자급 인물로, 1년 전부터 IS의 근거지 라카에 머물면서 테러 자금을 보내는 등 테러를 원격 지휘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600명 이상이 시리아 등지로 넘어가 IS에 합류했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왔다. 이 지역에서 IS에 의한 추가 테러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자카르타 테러 후 동남아 국가들은 테러에 대한 대비태세를 높이고 테러 정보 수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안에 IS가 동남아에서 거점을 확보했다고 선언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이 지역의 테러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IS는 최근 매뉴얼까지 만들며 전 세계의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로운 늑대’들의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연중 찾는 동남아에까지 IS 테러의 손길이 뻗친 것은 우리에게도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곳에 거주하는 교민과 여행객에 대한 특단의 보호대책이 필요하다. 국내 테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당국은 테러방지법 운운하며 초점을 흐릴 생각 말고 철저한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실효성 있는 테러 차단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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