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김진우의 도쿄 리포트' 카테고리의 글 목록 (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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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김진우의 도쿄 리포트55

서점 직원이 만드는 ‘베스트셀러’ 독자들뿐 아니라 서점 직원들도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다. 일본에서 서점발(發) 베스트셀러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책의 일부를 가리고, 서점 직원의 이름을 딴 상을 만드는 등 자신이 재미있게 읽은 책을 널리 읽히기 위한 서점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효과를 보면서다. ‘독서광’ 서점 직원들의 열의와 자신감이 불황 속 출판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도쿄 고토구의 기노쿠니야서점 라라포트도요스점의 특설 판매대에는 책 말미의 해설을 필름으로 가린 문고본이 늘어서 있다. 하야미 가즈마사의 미스터리 소설 문고본의 가려진 해설 부분에 삽입된 종이에는 “소설을 다 읽고 난 뒤 해설을 읽지 않으면 소설의 충격이 절반 또는 제로가 될 것”이라는 이 서점 문고담당자의 홍보글이 쓰여 있다. 지난 3월 이 실험을 시작한 뒤 .. 2017. 6. 28.
고독사 시대의 ‘웰다잉’ 한국에서 ‘웰다잉(Well Dying)’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시신 기증이나 유언장 작성 등 지금까지 걸어왔던 삶을 되짚으면서 ‘잘 죽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웰다잉’ 바람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 먼저 불었다. 임종(臨終)을 준비하는 활동인 ‘슈카쓰(終活)’는 문화 현상, 나아가 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일본 노인들은 간병, 종말 의료, 장례 준비, 재산 상속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엔딩노트’라는 공책도 팔린다. 자신이 묻힐 납골당이나 묘지를 둘러보는 ‘슈카쓰투어’도 성행하고 있다. 무덤 친구인 ‘하카토모(墓友)’라는 말도 생겼다. ‘슈카쓰’의 배경으론 일본인 특유의 철저한 준비성이 꼽히는 모양이.. 2017. 6. 21.
일본 ‘증오발언 억제법’ 1년…재일동포 등 소수자 차별은 여전 “배외주의적 공격에 대한 무관심, 이지메(괴롭힘)를 못 본 척하는 게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거리를 걸어다니고 싶다,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3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재일 한국YMCA에선 헤이트스피치(증오발언)억제법 시행 1년을 기념하는 집회가 열렸다. 차별에 괴로워하는 마이너리티, 그리고 이들과 함께 싸워온 외국인인권법연락회 등 시민단체들이 지난 1년을 되짚고 향후 과제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참가자들은 이번 법이 심각한 인종차별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던 일본 정부가 처음 내놓은 대책이라는 데 의의를 뒀다. 실제로 법 시행 후 우익단체 시위는 줄어들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법 시행 후 지난 4월까지 우익단체의 시.. 2017. 6. 5.
한·일 독선은 닮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8일 재임 1981일을 맞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를 제치고 전후 세 번째 ‘장수 총리’가 된 것이다. 아베 총리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할 경우 2019년 8월에는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2798일)를 제치고 전후 최장수 총리에 오를 수도 있다. 실제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고, 강력한 장악력으로 당내에 반대 목소리가 없으며, 제1 야당인 민진당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최장수 총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아베 총리와 측근들의 최근 언행에선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는 자신감이 배어나온다. 잇따르는 망언과 독선에선 오만함까지 엿보.. 2017. 5. 31.
유엔과 ‘위안부 합의’ 마찰 속 일본이 잊은 가치 요즘 유엔과 일본 정부의 관계가 미묘하다. 유엔 특별보고관이 일본 국내 문제에 대해 잇따라 우려를 표명하자 일본 정부가 대놓고 반박하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여론 호도’를 서슴지 않으면서다. 급기야 유엔 측이 “위안부 합의에 동의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논평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합의에 따라 해결할 사안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아니라, 위안부 해법의 본질과 내용을 규정하는 것은 양국에 달렸다는 원칙에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구테흐스 총장이 지난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회담하며 “위안부 합의를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2017. 5. 30.
‘일본판 테러방지법’ 찬반 들끓는 열도 요즘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밀어붙이는 ‘테러 등 준비죄’(공모죄) 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정부·여당은 지난 23일 국회 중의원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회기 내(6월18일)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과 시민단체에선 “감시사회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에서 야당의 기록적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낳았던 테러방지법 논란의 ‘일본판’이다. 공모죄 법안은 조직범죄를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하기만 해도 계획에 합의한 전원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범죄가 실행돼야 처벌하는 현 일본의 형사법 원칙을 크게 바꾸는 것으로, 과거 세 차례 무산된 것을 아베 정권이 다시 추진하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 2017. 5. 25.
‘한반도 위기설’에 웃는 아베 지난 주말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바다를 따라 조성된 야마시타(山下) 공원을 걷다보니 히카와마루(氷川丸)가 보였다. 1930년 건조돼 1960년까지 시애틀 항로를 오간 1만2000t급 호화 화물여객선이다. 나들이객들이 히카와마루를 배경으로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10살 남짓한 일본 남자아이가 아빠에게 묻는다. “칼빈슨은 어디 있어?” ‘골든위크(황금연휴)’ 막바지에 아이의 입에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얘기가 나올 줄은 예상 못했다. 하긴 지난 한 달여간 일본 정치권과 보수 언론들이 야단법석을 떤 걸 감안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아이의 뇌리에 ‘칼빈슨’이라는 이름을 새겨넣었을 정도로 칼빈슨호의 동향을 시시각각 전했으니 말이다. 한반도 위기론을 둘러싼 일.. 2017. 5. 10.
잇단 ‘후쿠시마 망언’…정치인들의 민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오전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전날 저녁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행사에서 이마무라가 2011년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을 두고 “도호쿠여서 다행”이라고 말했다가 비판이 쇄도하자 서둘러 수습한 것이다. 부흥청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후 도호쿠의 재건을 위해 설치됐다. 이곳의 수장이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망언을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부흥상으로서 피해자의 신뢰를 잃는, 지극히 부적절한 언동”이라며 사과했다. 그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후쿠시마를 지역구로 둔 요시노 마사요시(吉野正芳) 중의원 의원을 부흥상에 임명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도호쿠를 바라보는 정치인들의 .. 2017. 4. 27.
동일본지진 피해자들의 고통을 배신하는 정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오전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이 전날 저녁 2011년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을 두고 “도호쿠에서, 저쪽이었기 때문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가 비판이 쇄도하자 서둘러 조치를 취한 것이다. 잇따르는 각료들의 설화가 정권에 타격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가 발생한 도호쿠지방을 바라보는 속내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진 도호쿠여서 다행”... 아베, 부흥상 경질에 사과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이마무라 부흥상이 낸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은 아베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피해지의 .. 2017.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