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윤희일의 특파원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5 Page)
본문 바로가기

=====지난 칼럼=====/윤희일의 특파원 칼럼47

아베 정권의 오키나와 ‘이지메’ 일본 오키나와(沖繩)의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오키나와국제대학은 미군이 주둔해 있는 후텐마(普天間)기지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 대학 건물 옥상에 올라가면 드넓은 후텐마기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레이 등 각종 군용 항공기가 활주로를 통해 이착륙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이 대학 구내 한쪽에는 끔찍한 사고 현장이 하나 보존돼 있다. 2004년 8월13일 훈련 중이던 미군의 대형 수송헬기가 추락해 승무원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이 사고는 태평양전쟁 막판 미군이 일본 본토 공격을 위해 건설한 공항 등 후텐마기지가 주민들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1995년 미군의 초등학교 여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 등 갖가지 폭.. 2015. 1. 21.
[윤희일의 특파원칼럼]연말 일본 TV서 사라진 한류스타 “가족들과 보면서 조용히 지내려고 해요.” 일본인들의 연말 풍경은 비슷비슷하다. 연말을 어떻게 보내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한다. 매년 12월31일 밤, TV가 있는 가정 중 절반이 채널을 NHK에 맞춰놓고 오랜 세월 ‘국민프로그램’의 자리를 차지해온 을 본다. 오후 7시15분에 시작돼 오후 11시45분까지 계속되는 이 프로그램은 가수 등 연예인들이 남녀로 팀을 이루어 노래대결을 펼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앞에 ‘국민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이 붙는 데는 다른 그 어떤 방송도 넘볼 수 없는 높은 시청률도 한몫을 한다. 1963년 12월31일 방송된 의 평균시청률은 81.4%였다. 일본에서 시청률 조사가 처음 실시된 1962년 이후 지금까지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5개 민방의 거센 도전 속에 의 .. 2014. 12. 31.
[윤희일의 특파원칼럼]일본 총선 ‘아베노믹스’ 심판할까 2007년 일본의 지상파 방송인 니혼TV는 10부작 드라마 을 방송해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 시노하라 료코(篠原凉子)가 주연한 이 드라마는 ‘파견사원’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의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으며 평균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주인공은 정리해고를 당한 뒤 파견사원의 삶을 살아가면서 오로지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이른바 ‘정규직들’과 싸워나간다. 주인공은 드라마 안에서 펼쳐진 한 승부에서 고의로 팀장 등에게 져준다. 그는 “자존심보다 파견사원이라는 신분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존심과 체면을 중시하는 정규직 사원과의 공존이 필요하기 때문에 져줬다”라는 독설을 날려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의 이런 행동과 대사는 이른바 ‘비정규직’의 급증에 따른 사회적 갈등으.. 2014. 12. 3.
[윤희일의 특파원칼럼]일본 정계의 ‘묻지마 세습’ “총리를 지낸 사람의 딸이니까 당연히 그만한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고요. 그의 아버지를 믿듯이 그를 믿은 거죠.” 오부치 게이조 일본 전 총리(사망)의 딸인 오부치 유코 전 경제산업상이 지난달 20일 정치자금 의혹으로 물러난 뒤 그의 지역구인 군마 지역의 한 인사는 지난 선거에서 오부치에게 표를 던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부치의 사직 이후 그의 자리를 이어받은 미야자와 요이치 신임 경제산업상이 다시 각종 정치자금 의혹에 휩싸인 뒤 한 히로시마 출신 인사는 기자에게 “미야자와 가문의 사람이니까 믿고 찍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미야자와 경제산업상은 큰아버지인 미야자와 기이치 전 총리에게 히로시마 지역의 정치적 기반을 이어받았다. 요즘 오부치와.. 2014. 11. 12.
‘역사지우기’ 총공세에 나선 일본 지난 8월 아사히신문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사 중 일부가 오보였다고 인정하면서 역사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어떤 신문은 이것을 ‘역사전(歷史戰)’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 신문의 표현대로 이것이 전쟁이라면, 이번 전쟁은 일본 쪽의 공격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 위안부 논쟁에서 수비에 치중하던 일본이 이번에는 공격으로 돌아선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른바 ‘요시다 증언’을 바탕으로 쓴 위안부 관련 기사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관련 기사를 취소했다. 이 기사의 취소와 후쿠시마(福島)원전 관련 일부 기사의 오보사태가 겹치면서 아사히신문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요즘 일본의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아사히는 ‘신문’이 아니라 일본을 팔아먹은 ‘매국노’나 ‘국적(國敵)’이 돼 있다. 지하철을 타.. 2014. 10. 22.
오키나와 ‘독립론’ 오키나와(沖繩)는 1972년 5월15일 이전까지 일본 땅이 아니었다. 당시 오키나와는 미국 땅이었다. 지난달 오키나와에서 만난 지바(千葉) 출신 여성은 1973년 오키나와 남성과 결혼하기 전 데이트를 하기 위해 오키나와를 오고갈 때 여권을 가지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일본과 미국이 이곳을 지배하기 이전, 오키나와는 ‘류큐(琉球) 왕국’(1429~1879년)이었다. 자신들만의 언어와 문화, 그리고 풍습을 갖고 있는 엄연한 독립국가였던 것이다. 최근 이 오키나와에서 ‘독립’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물은 스코틀랜드의 주민투표가 진행될 당시, 오키나와 주민들 중 상당수는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 오키나와 주민은 “진심으로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2014. 10. 1.
일본의 정경유착 부활 일본의 대표적인 재계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신임 회장은 취임식을 하루 앞둔 지난 6월2일 일본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단체가 정치헌금 알선을 재개할지를 연내에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통 ‘게이단렌(經團連)’이라는 줄임말로 더 유명한 이 단체는 한국의 전경련과 성격이나 위치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 게이단렌은 1950년대 중반부터 정치헌금의 총액을 정한 뒤 각 기업의 자본금, 매출 규모 등에 따라 금액을 할당하는 등 자민당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형성해 왔다. 게이단렌의 정치헌금 알선은 비(非)자민당 정권이 들어선 1993년 폐지됐다가 2004년 재개된 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2010년 다시 없어졌다. 게이단렌 회장의 발언이 있고 난 다음날 일본의 정부·여당에.. 2014. 9. 12.
‘대사관’이 문을 닫는 이유 일본 도쿄(東京)의 ‘대사관’이 문을 닫는다. ‘대사관’은 도쿄 신주쿠(新宿)구 신오쿠보(新大久保)의 코리아타운에 있는 한식당 이름이다. 대사관은 한때 한류의 상징이었다. 이 식당은 한류 붐이 본격화되기 전인 2002년 문을 열었다. 월드컵이 열린 그해, 대사관은 도쿄에 사는 한인들의 응원장소로 유명세를 탔다. 2003년 TV드라마 가 일본에서 인기를 끈 것을 계기로 이른바 ‘일본발 한류’가 폭발하면서 코리아타운은 일본인들로 넘쳐났다. 그 중심에 한식당 ‘대사관’이 있었다. ‘대사관’은 그 이름처럼 민간외교의 무대가 됐다. 수많은 일본인들이 여기서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한국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여기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일본의 위성방송은 물론 지상파방송들까지 이런저런 한류드라마를.. 2014. 8. 13.
‘일본 정치’는 정직하지 않다 일본인을 ‘정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일본인들이 길에서 다른 사람의 돈이나 물건을 줍는 경우 대부분은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일본인들의 정직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오래전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 유명 개그맨이 일본인들이 심야시간, 아무도 보지 않는 상황에서도 교통신호를 철저히 지키는 모습을 우리나라에 소개해 큰 반향을 부른 적도 있다. 물론, 실제로 일본에서 살아보면 대로를 무단횡단하거나 신호를 아무렇지도 않게 위반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현실이지만, 정직하고 양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정직한 일본인론(論)’은 어디.. 2014.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