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총선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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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총선 '후폭풍'

by 경향글로벌칼럼 2010. 11. 9.

1. 버마(미얀) 총선이 지난 7일 실시됐습니다. 결과가 나왔나요.


20년만에 치러진 지난 7일 총선에서 군사정권의 하수인 격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의석의 8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테인 세인 총리가 이끄는 통합단결발전당 측은 개표가 70% 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총선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야당은 일단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군정이 선거 과정에서 총체적인 부정을 저질렀고 투표와 개표 모든 절차가 조작됐다고 반발했습니다. 야당들은 군정의 탄압 때문에 사실상 여러 지역구에 후보를 충분히 내지도 못한 것이 사실이었죠.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 등은 이번 총선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면서 군정을 비판. 반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버마가 국가 안정과 민주화를 위해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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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총선은 총선이고... 국경에서는 정부군과 반군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면서요.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경지대 소수민족 반군과 정부군이 산발적으로 충돌하면서 태국으로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분쟁이 일어난 곳은 예전부터 분리독립 운동을 펼쳐온 소수민족인 버마 동부 카렌 족 지역입니다. 

지난 7일 총선 당일부터 9일까지 태국과 국경을 맞댄 북부 미야와디에서 반군 1000여명과 정부군 간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는군요.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 과정에서 약 2만명의 버마 난민이 태국 국경을 넘었다고 방콕포스트가 9일 전했습니다.





3. 총선에 때맞춰 유혈사태가 일어난 이유는?


이번 총선 결과 친군부 정당이 집권당이 될 것이 확실합니다. 차기 정권에서 소수민족들의 권리는 더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카렌족 소요사태는, 총선 이후에 정부의 탄압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버마 인구의 40%가 주류 버마족이 아닌 소수민족입니다. 이들은 과거 수십년 동안 자치권을 요구하며 군부와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특히 근래 개발이 진행되면서, 경제적인 이권 문제로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버마 군부가 최근 천연자원이 풍부한 소수민족 거주지에서 경제개발에 나서면서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죠.


4. 댐 건설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데요.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4월 북부의 소수민족 카친족 거주지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중국기업이 자금을 댄 댐 건설 공사현장에서 일어난 것이었는데, 카친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됐습니다. 


카친족 주민들은 댐이 건설될 경우 지진대에 속한 지역이어서 재난 위험이 커질 것이라 말합니다. 버마 정부는 2017년까지 이라와디강 유역에 모두 7개의 댐을 건설할 계획이고 거기에 중국 자본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소수민족 1만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겁니다. 


군부 독재정권, 소수민족의 반발, 댐 건설과 환경파괴, 그리고 중국. 이런 것들이 다 이어져 있는 것이죠.


5. 중국은 계속 군정을 밀어주고 있나요.


버마에 최근 외국기업의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요원하지만, 총선 이후에 외국 자본의 버마 유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손은 역시 중국입니다. 중국은 버마의 댐건설과 기름·가스 산업개발 등에 올해만 80억달러(약 8조9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인도와 태국, 한국 등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올해 버마 내 외국인투자는 총 160억달러로, 2007년에 10억달러도 안됐던 것에 비하면 그 규모가 대폭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버마에 투자하는 나라들에 대해 유엔과 미국, 유럽은 ‘군정을 지원해주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6. 총선에서 군정 측이 승리했다지면 어쨌든 정부가 형식적으로라도 바뀌면 개방이 이뤄지지 않을까요.


그런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어쨌건 돈이 들어가고 개발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죠.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니트(EIU)는 “총선 이후에 중국기업을 주도로 외국 기업들의 에너지, 석유산업 개발 투자가 늘어나면서 버마의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EIU는 “정부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의 이익은 군사정권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버마 반정부 인터넷 신문 이라와디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기업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이익은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구정은 기자 http://ttalgi21.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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