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북 당국자 접촉, 형식과 의제에 유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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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남북 당국자 접촉, 형식과 의제에 유연해야 한다

by 경향글로벌칼럼 2015. 11. 20.

북한이 어제 남측이 제안한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 호응함에 따라 곧 남북이 만날 것으로 보인다. 남측의 예비접촉 제안에 세 차례나 불응하던 북한이 오는 26일 만나자고 전통문을 보내왔고, 남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 후 남북관계가 서먹해진 차에 대화의 장이 마련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실무접촉은 당국회담의 의제와 수석대표의 격, 개최 장소와 시기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벌써 회담의 미래를 걱정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남측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북측은 금강산관광 재개 및 5·24 조치 해제를 우선시해 의제 조율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남측은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북측에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을 내보낼 조짐도 있다고 한다. 2013년 6월 회담처럼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다투다 회담이 깨질까 우려된다.


2013남북당국회담 극적 타결- 다른 곳을 바라보지만_경향DB


당국회담은 남북의 통일정책 최고 담당자들이 만나는 자리로, 향후 남북 간의 허다한 현안을 여기에서 다뤄야 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수석대표의 격이나 의제를 놓고 대ㅂ립한다면 남북관계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초청에 적극적인 것을 보면 북측도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 이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 이달 초 중국과 대만이 정상회담에서 보인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과 격식에 매이지 않는 자세를 남북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은 대화의 지속성을 바란다면 일시에 원하는 것을 얻어내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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