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 엿새 만에 또 미사일 발사, 평화 위협 행동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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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북한 엿새 만에 또 미사일 발사, 평화 위협 행동 중단해야

by 경향글로벌칼럼 2019. 8. 1.

북한이 31일 새벽 원산 갈마 일대에서 또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지난 25일 호도반도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두 발을 쏜 지 엿새 만이다. 이날 미사일은 약 30㎞ 고도로 250㎞가량을 비행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더딘 북·미 간 협상과 다음주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미사일 발사는 대화 분위기에 역행하는 평화 위협 행위다.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 규탄한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그 자체로 큰 위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도발 행위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그 주기가 짧아지고 종류도 다양해졌다는 점에 위험성이 있다. 지난주에는 석달 만에 미사일을 발사하더니 이번에는 1주일도 채 안돼 쏘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종류가 다른 미사일을 실험발사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과 한국의 F-35A 스텔스기 도입이 대화 분위기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또 자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사일 실험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미 연합훈련은 규모를 대폭 축소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시한다. F-35A는 9·19 군사합의 이전에 도입이 확정된 것이다. 거꾸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야말로 탄도미사일의 실험을 금지한 유엔 결의안 위반의 소지가 다분하다.


다행히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 신경 쓰고 있다. 북한 매체는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3발을 동시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소개하며 “작전수역은 동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잠수함과 미사일이 미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개의치 않는다며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다. 지난주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가 비무장지대에서 북측 당국자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북측이 곧 실무협상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북·미 실무협상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북한이 모험적 행동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한·미가 마냥 인내를 발휘할 수는 없다. 북한은 지금껏 미사일과 핵 실험을 중단한 것 이외에는 특별히 보여준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은 자기파멸적 행동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북한의 핵무기에 대비하기 위해 한·미·일 3국이 전술핵을 공유하자는 발상이 나오는 판이다. 과거 벼랑 끝 전술을 펼쳐 상대방을 압박하듯 북한이 함부로 미사일을 쏴댈 때가 아니다. 북한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사일 발사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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