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첨단무기 경쟁 부추길 북한의 SLBM 발사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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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첨단무기 경쟁 부추길 북한의 SLBM 발사실험

by 경향글로벌칼럼 2015. 5. 10.
북한이 그제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발사의 막바지 단계인 ‘사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체에 ‘북극성 1’이라고 쓴 탄도미사일이 수중에서 솟구쳐 오르는 사진을 공개했다.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는 탐지와 방어가 어렵고, 유사한 잠수함 개발과 탄도탄 방어체계로만 대응이 가능하다. 따라서 잠수함 탄도미사일 전력화는 남측의 첨단무기 개발·도입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 SLBM 발사는 체제 안전 보장과 군사 전력 강화가 아니라 역내 군사적 긴장과 무기의 파괴력만 한 단계 더 높일 것이다. 이번 시험이 남북 민간단체가 6·15 기념행사 서울 개최에 합의하는 등 모처럼 남북 간 교류 재개 분위기가 형성된 속에서 불거진 것도 매우 유감스럽다.

잠수함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통상 2개 과정을 밟는다. 고압가스를 이용해 미사일을 수면으로 올려보내는 것이 1단계이며 이어 장약과 자체 엔진을 가동해 날아가는 게 2단계다. 이번 시험은 1단계지만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잠수함에서 쏘아올리는 기술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여기에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배수량 3000t급의 잠수함까지 갖추게 되면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를 전력화하게 된다. 나아가 북한이 핵탄두를 잠수함 탄도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1t 이하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면 ‘핵보유국’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북한이 이번 시험을 공개한 것은 미국까지 겨냥한 듯하다.

북한은 9일 전략잠수함의 탄도탄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속에 개발완성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발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_ 연합뉴스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 전력화는 무엇보다 한국군의 미사일 대응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어 문제다.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와 킬 체인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탐지와 방어만 가능할 뿐 수중 발사 미사일에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군이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전력증강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한 셈이다.

북한의 사출시험 직후 당장 국내에서 핵잠수함 개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상대하려면 비슷한 전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것을 원했는가. 북한은 대답할 책임이 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군사력 증강으로 이룰 수 없다. 북한이 지난 8, 9일 서해상 무력도발 위협을 하고 9일 동해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군사적 긴장 고조만 불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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